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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의 명품 연기! 오열은 끔찍했다.

by 박평 2011. 2. 10.

박신양의 연기에 대해서 말할 필요가 있을까? 아마 쓸데없을 짓일지도 모를 정도로 그의 연기는 이미 훌륭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싸인이라는 법의학을 다룬 바로 이 드라마에서도 그의 연기력은 꽃을 피우고 있다.


- 박신양 안면연기의 대가


우리나라에서 안면연기를 하는 배우를 뽑으라면 거의 유일하게 뽑히는 것이 박신양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인들은 말을 할때, 즉, 소리를 낼때 안면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입안의 혀로 발음을 내기 때문에 입모양은 크지 않으며 소리 또한 평평하게 발현된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한국말을 '스타카토'같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박신양은 굉장히 새롭다. 일반 대사를 칠때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연기를 할때 아주 과도하게 얼굴을 사용한다.


즉, 대사를 칠때 기본적으로 다른 배우에 의해 입이 많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가 하는 모든 대사는 다른 배우의 것에 비해 강렬하며 인상깊다. 그리고 연기를 잘하는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잘하지만)

이는 외국 헐리웃 영화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혹시 헐리웃 영화를 보면서 '이배우 연기 진짜 못한다!'라고 느껴본 적이 있는가? 아마 드물 것이다. 이건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미국애들이 말을 할때 안면을 무지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잘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혹시 영어 잘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입을 과도할 정도로 벌려서 읽는 연습을 해보길... 10년 강사의 확실한 추천입니다.) 

따라서 박신양의 연기는 국내파 배우의 것이라기 보다는 외국배우의 그것과 같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그 안에 숨어있는 한국적인 감성은 박신양이라는 배우를 그저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에서 넘어가 보는 관객을 극 안으로 빨아 들이는 그런 배우로 만들어 놓게 된다.

박신양 연기의 단점은 물론 있다. 가장 큰 단점은 '과장'되어 보인다는 점이다. 쩐의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고, '싸인'에서도 마찬가지지만 너무 '오버'한다라는 평은 항상 있어왔다. 그도 그럴것이 남들과 똑같은 톤과 똑같은 세기로 연기를 한다 하더라도 안면의 변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더욱 커보이고 과장되어 보일 수 밖에 없다. 이건 박신양의 연기가 가진 한계(?)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계(?)라는 표현보다는 강점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박신양의 상대역 또한 중요하다. 박신양 특유의 강하고 과장되어 있는 연기를 상대가 제대로 받아 주지 못하면 극은 무너지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신양에게 있어서 역대 최악의 파트너는 '전지현'이다. 


전지현과의 악연에 대한 글은 과거에 박신양이라는 배우를 분석하면서 쓴 글이 있어서 살짝 첨부한다. 읽어보면 재밌을지도 모른다. 

이번 싸인에서 그의 상대역인 '전광렬'은 박신양과는 약간 다른 성향을 지녔지만 최고의 연기력을 가진 배우이며(그의 연기에서는 라벤더 향이 난다), 김아중 또한 아주 제대로 캐릭터를 잡는 바람에 박신양과 좋은 조합이 되었다. 만약 그녀가 강하게 지르는 캐릭터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안에서 박신양을 제대로 받아 주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엄지원 또한 강한 캐릭터로서 박신양과 대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싸인은 시청자들에게 다른 드라마 보다는 더욱 강한 몰입도를 줄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어젯밤 자기가 평생을 존경해왔던 정병도원장의 자살을 목도하면서 울부짖는 '이 줄 끊어야 되는데!'라고 울부짖는 장면은 그의 연기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잘 말해준다. 과장된 입모양과 상반신만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의 몸 표현은 그가 러시아에서 말이 아닌 몸으로 하는 연기를 배워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실제로 예전 어떤 기사에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러시아에서 말이 잘 안되어서 눈빛 표정 몸 연기에 더욱 몰입해 공부했다는 비슷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이건 확실한 내용은 아니니 그냥 그러려니 해주시길...)

물론 박신양의 가장 큰 매력은 특별한 특징이 없는 아주 평범한 대사를 칠때 나온다. 안면을 잘 보시면 그가 평범한 대사를 얼마나 강하게 감칠맛나게 연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그의 강한 연기가 더욱 많겠지만.

싸인은 명품 드라마이다. 잘 만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활개치는 박신양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이다. 그는 한국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안면 연기의 대가이며, 그의 안면이 활개치는 그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의 연기에 two thumbs up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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