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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유재석신께서 런닝맨을 살려 내시다.

by 박평 2011. 2. 7.

아마 많은 사람들이 '패밀리가 떴다'를 기억하실 것이다. 2기 말고 1기때, 즉 유재석, 이효리등이 함께 했던 그래서 이효리에게 연애대상을 안겼던 그때의 '패떴'을 떠올리면 당신은 무슨 생각이 나는가? 거의 100% 매우 재밌는, 일요일밤의 강자였던, 시청률 1위였던 패밀리가 떴다를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패밀리가 떴다'가 첫 방송될때, 방송에 대한 평은 형편없었다. 기본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 거의 대부분이 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캐릭터가 잡히기 시작하더니 패밀리가 떴다가 동시간대 최강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그리고 일단 한번 최강자로 군림하자 매우 오래동안 최강자의 자리는 그대로 유지되었다. 

어느새 유재석은 국민대표 MC를 넘어 예능계의 절대자로 군림하게 되었고, 그렇게 되기까지 패밀리가 떴다가 미친 영향은 굉장히 컸다. 그리고 그런 그가 새롭게 '런닝맨'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다들 기억할 것이다. 런닝맨은 표류했고, 기사들은 '유재석 무너지다'와 같이 유재석도 이제 안된다는 식으로 유재석을 공격했다. 아니 공격이라기 보다는 흥미를 위한 당연한 반응이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런 기사에 팬들이 '시작한지도 얼마 안됐다며' 쉴드를 쳐주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런닝맨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해가며 해피선데이를 추격해가고 있다.


- 유재석이 시작

유재석은 항상 그랬다. 예능 버라이어티에서 그는 처음부터 대단한 성공을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다. 무한도전이 그랬고 패밀리가 떴다도 그랬고 런닝맨도 그랬다. 보통 그가 처음 프로그램을 맡으면 그때부터 프로그램은 아주 조금씩의 개정이 들어가면서 결국은 가장 재밌는 완전체 형태를 찾아 내게 된다. 즉, 그는 치열한 고민과 반성을 기본으로 하여 과할정도로 프로그램에 몰두 하고 있다는 것이다. '회의 한번만 더 하자'는 말을 정말 많이 한다는 유재석의 스타일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이다. 그러니 PD들이 유재석과 같이 한다는 것 만으로도 안도를 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유재석은 캐릭터를 잡기에 가장 능한 연예인이다. 자기의 캐릭터 뿐만 아니라 같이 등장하는 동료들의 캐릭터를 잡아 줌으로서 그들이 프로그램에 안착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하하, 김종국'급의 유재석과 오래동안 함께 했던 사람들을 제외하면 버라이어티를 많이 하지 않은 출연자는 프로그램안에서 자리 잡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할지,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할지 가장 복잡한 것이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이다. 카메라가 한대도 아니고, 자기가 무언가를 해야할 시기나 방법이 정해져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상황이 던져지고 그 안에서 최대한 자기 분량을 뽑아내고 재미를 주려면 자기 스스로 프로그램 안에서의 자기 정체성을 뚜렷이 해야 하는데 이것이 무척 힘든일인 것이다. 


유재석은 그것을 대신 잡아 준다. 옆에서 계속 반응 하면서 캐릭터를 잡아주고 그리고 강화해주거나 변경해주는 식으로 가장 최적화된 캐릭터를 잡아준다. 그리고 알다시피 일단 캐릭터가 잡히면 출연자는 그 캐릭터에 자기의 반응을 한정 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 상에서 일관성을 느끼게 하면서 다른 캐릭터들이 쉽게 대하고 반응할 수 있게 해준다. 즉, 버라이어티에서 캐릭터란 자기를 위해서도 그리고 자기와 반응해서 무언가를 만들어 내려 하는 상대에게도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그걸 유재석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런닝맨은 그런 캐릭터가 잡혀감으로서 안정을 찾고 서로에 대한 리액션이 점점 강해 지는 상황인 것이다. 그러므로 런닝맨의 시청률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캐릭터만 잡히면 유재석표 버라이어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재밌어 진다.


- 유재석이 끝

이 캐릭터를 유지 하는 것 또한 유재석의 몫이다. 패밀리가 떴다는 캐릭터의 고정이 한계로 작용했고, 더이상 재미를 줄 수 없게 되었다. 캐릭터의 고정이 너무 강하면 지겨워 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기본 캐릭터 위에서 캐릭터를 꾸준히 변화시키고 게다가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주었기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의 경우에는 새로운 아이템이 없었고, 캐릭터를 꾸준히 변화시키지 못했던 안타까움이 있다. 이런 과제를 유재석이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가 런닝맨의 후반기의 고민이 될 것이 분명하다. 만약 잘 풀어가면 런닝맨은 장수할 것이고,그렇지 못하다면 2~3년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 부활? 죽은적이 없거든요


런닝맨의 시청률 상승을 두고 누군가는 '유재석의 부활'이라 이름 붙이겠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부활하려면 죽었어야 하는데 유재석은 죽은 적이 없다. 단순 시청률로 치더라도 유재석이 죽었다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나는 유재석의 실력 자체가 최 절정기에 있다고 여긴다. 그는 하던대로 하고 있었을 뿐이다. 단지 그것이 이제는 조금 더 유려해져서 남들은 절대로 하지 못하는 그만의 것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물론 그의 최고는 놀러와이다. 놀러와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겠지만 그의 역량은 지금 최고다. 그러니 부활운운 하는 거 참 부끄럽다. 그는 제왕이었고, 여전히 제왕이다. 그는 최고다.


앞으로 런닝맨이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를 보는 것이 기대된다. 과연 해피 선데이의 아성을 무너트릴 정도가 될까? 아님 2인자로서 만족 할 것인가? 프로그램 외적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줄 또 하나의 버라이어티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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