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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신에는 진짜 공부가 있다.

by 박평 2010. 2. 16.

공부의 신이 종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공부의 신에 나온 아이들처럼 공부해서는 절대로 서울대를 갈 수 없다는 기사들도 있고, 정작 공부보다는 그 외 신변잡기에 관한 이야기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진짜 공부보다는 찍기식의 공부법만 가르친다는 문제제기도 있습니다. 과연 공부의 신에는 진짜 공부를 위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을까요? 제 개인적인 의견은 '공부의 신에는 진짜 공부가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8년간 강사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아이들을 접하고 수많은 아이들과 함께 공부해 왔습니다. 사교육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영어강사이면서 강남과 목동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사교육 1번지를 겪었으니, 공부에 관한한 남들보다 꽤 많은 경험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원강사로서 강의를 잘하기 위한 고민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알아야 할 내용들을 쉽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가르쳐야 할 것은 이미 다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전하는지가 강사 혹은 선생님의 개인의 능력이 될 것입니다. 제 자랑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항상 아이들에게 강의를 인정받아 왔기 때문에 감히 말씀 드리지만, 안타깝게도 강사의 가르치는 능력은 아이들에게 큰 성적향상을 주지 못합니다.

아무리 제가 잘 가르쳐도 그것이 절대로 성적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저도 좀 오래 걸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나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강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무너졌으니까요.

그렇다면 아이들의 성적은 언제 향상되는가? 정답은 간단합니다. 아이들이 '공부할 때'입니다.

그러니까 강사가 앞에서 아무리 아이들의 정신을 쏙쏙 빼놓을 정도로 강의를 잘하고 쉽게 알려준다고 해도, 그것을 받아가지고 가서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모든 강의는 말짱 도루묵이 되어 버립니다. 아무 쓸모없는 짓을 한것이 되는 거죠.

그때 부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끔 만드는 일종의 '정신교육'이었습니다. 왜 공부해야하는지, 공부하는게 왜 필요한지를 아이들이 거부감 들지 않게끔, 가장 적절하고 가장 자연스럽게 서서히 주입시켜 주는 교육입니다. 이 것은 짧게는 1달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공부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아이들은 무섭게 변하고, 성적은 놀랍게 향상됩니다. (향상되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동안 어떻게 아이를 유지시키느냐도 중요합니다. 지금 봉구의 상태를 보시면 명확합니다. 봉구는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안올라서 좌절하지요. 그런 좌절을 이겨 나가게끔 유지시켜 주는 것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즉, 공부라는 것은 심리적인 요인이 굉장히 큽니다. 아예 공부를 좋아하는 몇몇의 아이들과 혹은 공부에 재능이 있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특히 공부를 안했던 학생들은 '심리'가 변하지 않으면 절대로 공부를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심리는 아이들이 살아오면서 생긴 여러가지 직 간접적 경험에 의해 생긴 경우가 많습니다. 집안의 분위기나 부모와 형제와의 관계, 사는 환경등이 다 심리를 구성하게 됩니다.

공부의 신을 보면, 각 아이들이 가진 문제점들이 부각이 됩니다. 아이들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강변호사나 한수정선생님의 역할은 그런 아이들에게 공부의 중요성과 공부를 해야할 당위성을 끊임없이 주입하고 스스로 '공부'하게끔 만드는 역할입니다. 실제로 공부를 안하던 아이들이 공부를 하게끔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는 제 스스로도 겪어 왔던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변한 많은 학생들 또한 실제의 경험으로 보아왔습니다. 즉, 단순히 공부하는 법 그리고 공부의 내용을 알려주는 것은 수많은 책들과 수많은 강의로 인해서 쉽게 채울수 있는 부분이고, 이 것은 공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진짜 공부는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당위성의 발견이고, 그를 통해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의 극대화입니다.

그런점에서 보면 공부의 신은 오히려 진짜 공부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공부해야 되는 당위성을 끊임없이 주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어려운 주변 환경들을 정리하고 공부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주는 것에 거의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되어 묘사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진짜입니다.

물론 단순이 이것만으로 서울대를 갈 수 있다는 말은 하기 힘들것 같습니다. 서울대를 가는 것은 하늘이 점지해준다는 말처럼 단 한문제의 실수가 서울대 가는 길을 막을 수도 있고, 약간의 지원실수가 서울대를 더욱 멀어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스로 공부해야 겠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의 도약은 생각보다 간단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만약 천하대 특별반 아이들의 성적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다 '천하대'를 들어간다면 이 드라마는 굉장히 비현실적인 드라마라고 말도 안되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동기부여하는 모습은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성적향상 비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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