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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공부의 신, 주목받는 배우들

by 박평 2010. 2. 3.

공부의 신은 청소년 드라마이다. 비록 심야 시간대이지만 공부의 신을 볼때마다 어린이 드라마의 확장판수준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강사라는 직업으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를 꼭 챙겨봤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초반의 화제에 비해서 드라마의 뒷심이 서서히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 뒷심의 저하는 드라마 자체가 워낙 단편적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즉, 갈등요소가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시작이 학원물 이상이 될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필연적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가면서, 내용상의 밋밋함을 극복시켜주는 배우들의 열연이 점점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밋밋한 내용이 풍성해지고, 시청자들에게 감정의 동화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에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매우 많이 포진되어 있다. 중심 잡아주는 '김수로'와 '배두나'는 누가 말할 필요없이 훌륭한 연기를 선사해주는 좋은 배우들이고, 차기봉 선생 역을 맡은 '변희봉'선생님의 연기는 구태여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연기력은 인정받았던 배우 '고아성'은 이 작품에서 훌륭하게 연기를 하고 있다. 고아성이 연기를 못한다는 내용이 나오기는 하지만 출연진중에서 가장 특징없는 배역을 이만큼 연기한다는 것만 봐도 그녀의 내공을 볼 수 있으며, 특히 상대와 맞춰주는 연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 영악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할 때가 많다. '고아성'의 진짜 연기를 보기 위해서는 화면안에서 그의 몸(손짓 발짓 표정)을 잘 관찰해보고, 상대방과의 합을 따져봐야 한다. 

유승호의 연기 또한 예전부터 어느정도 인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은 처리해야할 문제가 많이 보이긴 하지만.

그러나 이렇게 이미 잘 알려진 좋은 배우들 말고도 극의 중심이 되어주고 때로는 큰 감동과 웃음을 정해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2명의 인물이 있었으니,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이은유 - 국어선생 (코믹과 촌철살인 담당)
배우 임지은 씨는 결코 신인이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임지은씨를 공부의 신을 통해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일종의 중고 신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분은 그 전부터 어느정도 연기력을 인정 받으신 분인데, 이번 공부의 신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 까지 크게 높일수 있었다.

공부의 신에서 등장하는 조연중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이 바로 선생들인데, 이은유 선생의 등장이후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서, 수업외 분량이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는 배역이 바로 이은유이다. 캐릭터와 연기가 적당하게 잘 조화되면서, 극중 가장 큰 코믹을 창출해 내고 있다. 과거 '오윤아'단일 코믹 코드에 '임지은'코믹이 추가 되면서 극이 더욱 풍성하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10화에서 등장한 코믹 부분을 간추려 보면,

1. 국어의 기본은 주제파악인데.


2. 따블로 즐깁니다


3. 화자야! 이놈의 지지배!

까지 무려 3번에 걸쳐서 큰 웃음을 주고있다. 특히 '화자야! 이놈의 지지배!'를 보고 빵 안터졌을 시청자는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임지은 씨는 극중간 중간에 등장하여 상황을 간추려 주거나(아이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등, 촌철살인) 웃음을 줌으로 인해서 작품의 힘을 이끌어준다. 10회의 경우 '지연'의 스토리가 부각되는 중반 이후까지의 기간을 임지은씨의 웃음을 통해서 무난하게 넘긴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앞으로 그녀의 비중은 조금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 작품을 통해 수확된 가장 큰 보물중의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2. 나현정
드라마 초반부터 '나현정'에 대한 기대는 엄청났다. 내가 티아라 팬이기 때문이라거나, 나현정이 '옆태희'라 불릴만큼 예뻐서는 아니었다. 단지 초반부터 '나현정'이라는 캐릭터의 소개가 완전히 생략되었기 때문이었다. 작품 초반 5명의 캐릭터중 나머지 4명의 캐릭터는 모두 캐릭터 설명이 나왔다. 주변상황, 가족상황등이 다 밝혀 졌기 때문에, 관객은 이 캐릭터들에 대한 감정이입이나 혹은 상황이해를 원활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현정은 제외였다. 티아라의 맴버가 나온다는 것 때문에 이슈가 되긴 했으나, 그뿐이었고, 작품 내에서 캐릭터를 구축할 수 있을만한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나는 반드시 극의 후반부에 '나현정'을 위한 스토리가 진행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었다.

초반에 캐릭터 구축을 하지 않아서인지, 나현정에 대한 반응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서방~'이라는 특징적 대사와 생각보다 예쁘게 잡힌 화면덕분에 예쁜 것으로 관심을 받았을 뿐이지만, 연기를 하고 있는 '지연'에 대한 얘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때론 짜증난다는 식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서 현정이가 극의 중심으로 부각되는 9~10화 동안, 그녀는 엄청난 찬사를 받고 있다.

1. 남자주인공에게 버림(?)받는 가련함


2. 서방을 서방이라 말할 수 없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부담 안주려는 배려심


3. 부모에게 버림받았다는 불쌍함


등을 통해서 시청자와 깊게 감정의 동화를 겪었으며, 스모키화장과 복장을 통해서 그녀의 예쁘다는 이미지가 더욱 부각되어 버렸다.


덕분에 10화가 끝나고 나서는 '지연'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옆태희이지만 연기는 김태희 머리꼭대기'에 올라와있다는 배우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전까지의 지연은 '노래못하는 여자 아이돌 그룹의 맴버'일 뿐이었으나 이제는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에게 인정을 받게 된거다. 심지어는 '가수 때려치우고 연기'하라고 주문하는 사람까지 발생할 정도다. 물론 지연의 연기가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다. 그녀가 이렇게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뒤의 한방을 위해 캐릭터 구축을 천천히 지능적으로 해온 제작진의 몫이 크다. 어느 배우라도 비주얼이 부족하지 않는다면 이정도의 감정의 동화는 이끌어 낼 수 있다. 즉, 배우의 능력보다는 제작진의 능력이 '나현정'이라는 캐릭터를 살린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연'은 단연코 돋보인다. 그녀의 몰려있는 '눈'마저 이제는 더 사랑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 당긴것은 '지연'의 적절한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제작진이 만찬을 준비해 놔도 제대로 집어 먹지 못한다면 캐릭터는 죽었을 수 있다. 지연의 적절한 연기력이 분명히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지연이 연기로 성공할 수 있을지에는 아직 의문이 든다. 아직 연기가 단순하기 때문에, 현정같이 확실한 캐릭터가 아니면 제대로 살리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여자 아이들의 맴버로서 지속적으로 받던 욕을 한방에 날릴 정도로, 게다가 벌써부터 김태희 이상간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라면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 무진 한 것으로 보인다.



공부의 신은 스토리가 단순해 질 수 밖에 없는 소재를 잡았다. 공부라는 것이 처음에야 뭔가 새로운게 많은 것이지 하다보면 뻔한데다가, 너무 많은 사건 사고들이 펼쳐질 경우, 도대체 공부는 언제하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이경우 가뜩이나 현실성이 부족한 드라마에서 완전히 현실성을 제거 시킬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점차 단순해지는 내용을 보완할 거리가 필요한데, 다행히 공부의 신은 배우에서 그 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공부의 신은 극 종반부로 향하고 있다. 그 동안 또 어떤 배우들이 자신의 숨겨져 있는 모습을 드러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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