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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동혁이 형의 일갈, 속시원한 카타르시스

by 박평 2010. 2. 1.


동형이형의 캐릭터가 나온지 이제 3주 정도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기상청을 깠고, 다음에는 언론의 광고행태를 까더니 마침내 정부의 제도를 까기 시작했다. 동형이형의 캐릭터는 제대로 까고 있다.

호통개그가 퍼진지는 이미 오래됐다. 지상렬, 박명수를 필두로 하여 호통개그는 그 시원시원함으로 많은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특히 박명수는 호통개그의 중심점에 있으며, 많은 웃음을 안겨주었다.

처음 동형이형의 캐릭터는 단순한 호통개그를 이용한 '소리지르기'에 머무를 가능성이 있었다. 첫회 기상청을 실랄하게 비판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봤을 때, 나는 기상청을 대놓고 욕하는 것이 조금 안타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기상청의 오보로 인하여 나 스스로도 기상청을 믿지 않고 있고, 기상청을 조롱하는 말을 하기도 했었지만, 기상청이 예측을 하기 싫어서 안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보다도 기상을 잘 예측하고 싶은 것이 기상청일테고, 노력하는건데 안되는 거라면 대놓고 욕하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개그를 보면서 속시원해 하면서도 조금은 기상청 분들이 안스러운 점도 공존했다.

그러던 동혁이형이 다음으로 '언론'이라는 곳을 상대로 일갈을 외치기 시작했다. 언론이라는 곳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이다. 그런곳의 비합리적인 광고행태를 꼬집는 모습에 카타르시스와 함께 걱정이 밀려왔다.

'과연 언론기관을 까도 될까?'

그러던 동혁이형이 한발자국 더 진화했다. 아예 '정부 정책'을 까기 시작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 내용 또한 '정부 엿먹어라'를 정확하게 구현하고 있다. 학교가 신용불량자를 양성하는 곳이냐는 말, 취업 안되면 안갚아도 되느냐? 는 일갈도 훌륭했다. 게다가 추노꾼을 통해 우리를 잡으려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결국 대학생들은 '노비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미를 던졌다. 마지막으로 쓸데없이 이상한 짓 하지말고 '등록금 자체를 깍으라'는 일갈로 대한민국 사람들이 원하고 있던 그것을 속 시원하게 까발렸다.

그렇다. '취업후 상환제도'의 문제점이라 지적된 부분들이 일목요연하게 안에 들어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까는게 아닌 '공부하고 까는', 그러니까 충분히 고민하고 연구한 비판의 한 부분이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신랄했냐면 중간중간 비춰진 방청객의 모습에서 웃음을 찾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자기의 이야기 같고 그만큼 쓴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시원했다.

코메디의 요소중에 '풍자'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나 황금광시대와 같은 작품이 고전으로 추앙받는 이유가 다 여기에 있다. 신랄하게 현 시대를 비판하면서 카타를 시스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또하나의 진정한 코메디다.

그런면에서 동혁이형은 과거 네로25시나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과 같은 사회비판 개그를 다시 제대로 구현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런 사회비판적 개그가 KBS에서 점점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 더욱 아이러니 하다.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나 '동혁이형'과 같은 사회비판적 개그는 세상이 어렵고 힘들때, 그리고 그만큼 풍자거리가 많을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결국 동혁이형의 일갈에서 우리가 얻는 카타르시스는 역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의 개그가 어서빨리 재미없어지길 바란다. 그것은 곧 세상이 조금은 상식적으로 변했다는 얘기일 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때까지는 그의 일갈이 계속 이어지기를 그리고 앞으로도 신랄하게 세상을 조롱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세상이 어지러우니 시원한 카타르시스라도 느껴야 한주를 살아갈 힘이 생길테니까 말한다.

아무래도 한동안 그의 샤우팅을 손꼽아 기다리게 될 것같다.

Ps) 부디 그가 아무런 피해도 보지 않기를 바라게 되는 것 또한 세상사의 반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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