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선미의 탈퇴, JYP 의 아이들은 왜 고민하는가?

by 박평 2010. 1. 23.

원더걸스의 선미가 연예활동을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해 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작년 미국활동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난 뒤였기 때문에 이번 활동중단 소식은 팬들에게는 너무나 급작스러울 수 밖에 없다. 현재 이 기사에 대한 반응들을 살펴보면, 과거 원더걸스의 현아, 재범사태와 더불어서 역시 JYP에는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는 반응과 이런 결정을 한 선미와 결정을 받아들여준 JYP 모두 대단하다라는 반응이 공존하고 있는 것 같다. 도대체 다른 기획사가 아닌 유독 JYP 에서만 이런일이 발생하는 것은 왜일까?



우리는 이 상황을 보고 쉽게 JYP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역시 이면을 잘 따지고 들어가보면 꼭 그렇지만은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현아 같은 경우 버려졌다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는것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기획사 또한 JYP와 연관이 없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JYP 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두분이 나가서 각각 기획사를 열었다고 박진영이 무릎팍 도사에서 말한바 있다. 그리고 현아는 그 중 한 기획사 출신이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기획사간에 관계가 없다고는 하지만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재범에 관한 얘기는 아직 진행중인 사안이라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바로 선미의 상황을 살펴보면, 원더걸스는 이미 미국투어를 경험했고, 그 경험은 단순히 측정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자산이다. 그룹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생기는 팀웤도 무시 할 수가 없고, 미국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역시 경험이 많을 수록 자신의 것을 더 잘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번 선미의 탈퇴를 JYP 쪽에서 요구하거나 혹은 바랬을 리가 결코 없다. 이미 잘 구축되어 있는 팀을 깨봤자 좋을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오히려 이번일은 선미측의 요구일 가능성이 크며, JYP는 어느정도 말리다가 허용하지 않았을 까 싶다.

내가 JYP소속 가수들의 노래중에서 GOD 의 '길'이라는 노래를 들었을 때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GOD라는 당대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낸 앨범의 타이틀의 가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보통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는 아이돌이라면 사회문제를 노래에 담아서 이슈를 일으키거나 혹은 훨씬 더 대중적인 색깔의 곡을 내는 것이 맞는데, GOD의 길은 오히려 누가 봐도 성공한 자기자신들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JYP의 색깔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색깔은 분명히 박진영에게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박진영에 대해서 조금더 생각해봐야만 한다. 그는 비와의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서 무릎팍 도사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계약기간 동안 비는 자신이 맡은 일을 훌륭히 해냈다.'

즉, 계약기간 동안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했기 때문에 서운한 것이 없으며 다른 기획사를 가더라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얘기였다. 더 재밌는 사실은 비가 독립한 후에도, 그리고 전역한 김태우군이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했던 JYP가 아닌 다른 기획사로 가서 성공한 후에도 이들은 잘 어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박진영'이 가지고 있는 비지니스적 마인드가 두드러 진다.

'공과 사는 별개.'

즉, 박진영에게는 일은 일이고 사는 사다. 따라서 그는 속 깊은 친구가 되지 않는한 굉장히 차가운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다. 분명히 친하게 지내는 것 같으면서도 일적으로는 다분히 냉정하다. 한국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하는 동안에도 끈끈하게 엮여져야 하는 그런 개념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분히 미국적인 사고 방식이다. 미국식 문화에서 자랐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JYP 는 YG와 궁극의 대치점에 있는 기획사처럼 보인다. YG의 하향식 보스주의적 모습보다는 수평적 관계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의 얘기는 아니다. 단지 휘성이 YG를 나갈때의 인간적인 서운함이 JYP에서는 아예 없을것이고 가수의 의견은 쉽게 받아들여지는 결정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JYP 쪽이 차갑게 느껴질 것 같아서 조금 꺼려지긴 하지만.

어쨌든 JYP 는 비록 차갑게 보일진 몰라도 소속가수에게 비상식적인 무언가를 요구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JYP 에 특별한 소송이 없는 걸 보면 그렇다. YG 는 문화상 소송 자체가 있기 힘들고, JYP는 굉장히 깔끔하기 때문에 마땅히 소송을 할 껀덕지가 있을 수가 없다. 따라서 줄소송을 당하고 있는 기획사가 있다면 회사 문화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JYP 안에 소속된 연예인들은 지독한 자기 고민을 할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8년간 연습생생활을 하며 다시는 자기같은 장기연습생이 없었으면 한다는 조권의 말만 봐도 그 고민과 고통의 폭이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자기가 결정하고 자기가 책임을 지는 분위기. 공과 사를 명확히 하는 분위기. 이것들이 JYP 를 이해하는 좋은 단서가 될 것 같다.

따라서 선미의 활동중단 발표 시점인 1월 20일도 매우 적절한 시기로 보인다. 박진영은 크리스마스부터 1~2달 정도를 미국 현지 음반시장이 아예 마비되는 시기로 봤고, 그 시기에 국내에서 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즉, 원더걸스의 선미 또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미국 활동이 중단된 시기에 많은 고민을 통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원더걸스라는 팀에대한 예의이자 앞으로 계속 활동을 해나가야 하는 원더걸스에게 피해가 크게 안가는 시점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나는 선미의 결정을 존중한다. 미국 생활이 화려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리고 화려해 진다 하더라도 그에 반해서 잃을 수도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성공을 한다고 해도 선미라는 개인의 삶이 더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많은 분들이 미래의 불투명함과 미래에 잘 안될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오히려 잘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나온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수많은 파파라치 들과 그 수많은 가쉽거리들의 대상이 된다는 상상만으로도 식은땀이 흐를 것이고, 한국에서의 성공과는 완전히 다른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대상이 된다는 것 또한 좋은 일만은 아닐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이같은 결정은 비록 원더걸스라는 팀에는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선미라는 개인에게는 더욱 플러스가 되는 상황이라는 것을 보면 지지해 주고 싶다. 비록 원더걸스로 다시 복귀할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현아처럼 새로운 팀에서 성공을 이끌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길고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JYP 가 선미의 선택을 존중해 준거라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에 새로운 길을 가보겠다고 선택한 선미가 정말 대단하게 보이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Ps)  재범의 복귀는 1년 정도에 맞추는게 좋을 것 같다. 그 전에 6인으로 디지털 싱글 하나정도 낸 후에 복귀하면 딱
      알맞은 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복귀는 당연하다고 본다. 재범 스스로 거부하지 않는 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