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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서태지여 다시한번!

by 박평 2009. 5. 12.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가 누구냐고 묻는 다면 '조용필, 한대수, 산울림, 들국화, 이승철 등등'의 이름들이 거론될 것입니다. 어쩌면 젊은 층은 '빅뱅'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질문을 바꿔서 대한민국을 가장 많이 바꿔놓은 가수가 누구냐고 묻겠습니다. 그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태지'의 이름을 말할 것만 같습니다.


한때 그는 문화대통령이었습니다. 팬들의 말도 안되는 엄청난 지지를 받았고 팬문화를 바꾸었으며 대한민국의 음악의 흐름을 바꾸었습니다. 거기다가 그가 시발점이 되어서 사전심의제도가 폐지되는 제도적 변화도 가져왔습니다. 가수들의 음반취입방법을 바꾸어놨고, 소비되는 방식을 바꾸어 놨습니다.

MBC 라디오에서 제작한 창사특집 '한국 대중음악, 시대를 걷다'에서는 '조용필'과 함께 '서태지'를 아얘 하나의 챕터로 분류해서 다루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서태지는 최고였던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그는 지금도 가장 많은 앨범을 팔아치우는 최고의 가수중에 한명임에는 분명합니다. 여전히 CF에 나와서 소비가 되고 여전히 방송에 나왔다 하면 화재가 되는 이 시대의 아이콘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서태지와 함께 유년시절을 보냈던 저에게 지금의 서태지는 왠지 아쉽습니다.


난알아요, 환상속의 그대를 비롯한 1집 전곡은 달달 외워가며, 2집 하여가를 들으며 정신줄 놓았다가, 발해를 꿈꾸며 교실 이데아를 외치고 다시 컴백홈을 하기 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에서 제가 느낀것은 지금의 빅뱅 이상의 열풍이었습니다. 뜨겁고 뜨거운, 나라 전체가 소용돌이 치는 그런 파괴력이었죠.

물론 지금의 원더걸스, 소녀시대, 빅뱅등도 이런 인기를 얻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왠지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은 개인적인 느낌일 뿐일까요?

그가 'ROCK'이라는 장르를 선택하면서 그의 음악은 여전히 많이 팔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이지는 못해왔습니다. 예전만큼의 광풍도 가져오지 못하였죠. 분명 음악도 스토리도 진화하고 있지만 예전 서태지와 아이들때 같이 대한민국을 들썩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서태지의 음악 '모아이, 휴먼드림, 줄리엣'등을 들으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점점 더 대중적이 되어 가고 있다.'


물론 이 말은 서태지가 대중적인 타협점을 찾아내고 자신의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개념은 아닙니다. 그가 추구하는 음악은 분명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그 길에 대중과의 접점을 이루는 부분이 서서히 늘어간다는 개념입니다. 그게 어떻게 이뤄지는 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워낙 대중가요에 깊이 빠져 있기 때문에 그런 감이 드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듭니다.

실제로 다양한 음악매체를 통해 이번 서태지의 노래들이 조금 더 대중적인 색깔을 띤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전문가들의 귀에도 그렇게 들렸다면 제 얘기가 저 혼자만의 보편적이지 않은 느낌은 아닐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에 한물간 가수였던 '쉐어'가 'believe'라는 노래 한방으로 다시 엄청난 돌풍을 불러 일으켰던 것, 혹은 산타나가 'smooth'라는 곡으로 미국을 뒤 흔들었던 것을 저는 기억합니다. 혹은 영화쪽에서 토요일밤의 열기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가 오랜 침체기를 겪고 다시 펄프픽션 한방으로 엄청난 재기에 성공했던 존트라볼타를 기억하기도 합니다.



서태지는 현재 분명히 죽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많은 앨범 판매량과 상업적인 가치가 충분하고 팬층도 두껍습니다. 그래도 예전의 서태지를 생각하면 저는 지금의 모습이 살짝 아쉽습니다. 서태지가 만들었던 광풍속에 저도 빨려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그득하니까요.

이번 노래를 통해서 저는 어쩌면 서태지와 대중이 ''할 수 있는 그 날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그 파괴력은 지금의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수준의 것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것도 광적으로 그를 응원하고 그에게 달려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예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보였던 또 한번의 광풍이 분명히 가능하다고 여기게 만들어 줬던 이번 발표곡들이 소중한 것은 다 그런 이유일 것 같습니다.

어쨌든 제 유년시절을 가득 채워주었던 그의 음악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왕창 흔들어 놓기를 기대합니다.

나만 꿈꾸는 거 아니겠죠? 그리고 허황된 생각도 아니겠죠?

서태지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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