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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1박2일의 대박, 그러나 패떴이 갈길은 아니다.

by 박평 2009. 5. 11.

1박2일의 집으로 편이 엄청난 감동과 재미를 함께 안겨주면서 호평을 이끌어 냈습니다. 저도 봤지만 참 가슴 한켠이 찡해지는 것이 너무나 재밌으면서 감동적이어서 미소가 절로 나오는 아주 좋은 방송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방송 이후 많은 분들이 '시골일손돕기'라는 컨셉을 가지고 있는 패떴과 비교를 하면서 1박2일이 패떴의 아이템으로 패떴이상의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며 패떳의 굴육에 대해서 얘기를 해 주시고 계십니다. 어떤 뿐들은 패떴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1박2일이 제시해 주었다는 말씀도 하십니다.

그러나 1박2일이 보여준 '집으로'편은 패떴이 절대로 따라해서는 안될 아주 위험한 아이템입니다.


1. 강호동이 없다.


1박2일 집으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말씀드리면 첫번째도 강호동 두번째도 강호동입니다. 대 국민 친화력은 유재석보다도 강호동입니다. 유재석이 많은 분들의 큰 사랑을 받는 것은 물론입니다만 강호동은 시름판의 천하장사로서 그리고 한때 국민 아들, 국민 사윗감으로서 특히 시골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단지 그가 있다는 이유 만으로 분위기를 무르익게 됩니다.

또 한가지는 유재석씨가 위대한 진행자인 이유는 같이 있는 모든 이들의 리액션을 완벽하게 해낸 다는 것에 있습니다. 같이 진행하는 이들이 무언가를 던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고, 그들이 던진 것을 완벽하게 리액션 해낸다. 그리고 여러명의 중간에서 그것들을 잘 받아서 다른 이에게 넘기고 다시 받는다. 바로 이것이 유재석이 가진 말도안되는 진행능력입니다.

그에 반해서 강호동은 자기가 던지고 남에게 리액션을 시키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리액션하기에 가장 좋은 것들을 마구 던져주어 상대가 리액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죠. 그래서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보면 언제나 강호동의 장악력이 매우 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야심만만2 가 못뜨는 이유는 강호동의 장악력을 발휘할 껀덕지가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일반인, 특히 방송을 너무나 낯설어할 시골 어르신들에게 유재석과 같은 진행스타일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유재석이 가진 능력이라면 그래도 왠만한 진행자 이상을 뽑아내겠지요.)

따라서 시골어르신이라 하면 강호동과 같은 진행자가 오히려 훨씬 유리하게 됩니다.



2. 맴버의 문제


단순 진행자만을 놓고 보자면 유재석씨고 강호동씨보다 조금 밀리긴 하겠지만 분명히 꽤 잘해낼 것이 분명합니다. 누가 뭐래도 그는 대한민국 No.1 진행자인데다가 자기의 약점이 있는 경우 그것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내서 수정하는 모습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큰 문제는 진행자보다는 역시 맴버 구성에 있습니다. 1박2일의 맴버들은 지금껏 오랜시간 일반인들과 만나왔습니다. 몇년동안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일반인들과 어떻게 하면 어우러질 수 있는 가를 고민해 온 것이 이 맴버들입니다. 게다가 따로 떨어졌을 때도 한 몫을 하게 키워졌습니다.

만약 6명의 맴버가 한 집에 가서 생활했다면 무슨일이 발생했겠습니까? 맴버들에 묻혀서 시골어르신들은 거의 부각되지 않았거나 혹은 어르신들의 한마디에 리액션이 너무 많아져서 난잡해 지기 일 수 였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 1박2일은 보통 팀을 짜게 됩니다. 그편이 재미도 있고 나올것도 많다는 것을 제작진이 안거죠.

원래 집단MC체제는 그렇게 했을때 다양한 리액션을 통해 재미가 만들어 진다는 것에 있었습니다만, 1박2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혼자서도'충분한 이야기거리와 리액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따라서 집으로 편도 그렇게 나누게 된것이죠.


패밀리가 떴다는 제가 예전부터 주장한 것 처럼 '리얼버라이어티 시트콤'입니다. 캐릭터를 잡고 그 캐릭터들이 만들어 내는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보이겠다는 것이죠. 따라서 이 맴버들은 언제나 함께 어우러져야 맛이 납니다. 서로 대응되는 관계들이 사라지면 그 힘이 금방 사라지게 되죠. 게다가 이들은 따로의 개념이 약하다 보니 만약 맴버들을 분리시켰을때 그것이 제대로 굴러갈지는 의문이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패떴은 관계가 생명이라는 거죠. 그 관계를 끊는 순간 패떴의 재미는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1박2일이 보여준 컨셉은 복불복의 다른 버전으로 보였던 Yes or No의 무한도전이 그랬던 것처럼, 비록 설정을 빌려온 것 같아도 온전히 '1박2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패떴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시트콤 형태를 유지한채 미션을 변경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의 최고 인기 시트콤이었던 '프렌즈'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던 '조이'가 시트콤으로 독립한다고 했을 때, 그렇게 망할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시트콤은 관계유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맴버를 변경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고 관계를 깨는 것도 상당히 위험합니다.

따라서 대안은 현재 시골일손돕기 라는 명목적인 미션에서 조금은 작품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미션으로 교체를 하는 겁니다. 단 절대로 협동하지 않으면 안되는 형태를 띄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패밀리'라면 함께 해야 하니까요. 이런식의 가벼운 변화를 주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변경해 가는 것 만이 아마도 패떴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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