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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승리 - 과연 배우 이승현이 될 수 있을까?

by 박평 2009. 4. 10.

우리집에 왜 왔니? 를 보고 왔습니다. 강혜정씨 그리고 박휘순씨와 함께 주연으로서 인사를 드렸던 이승현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임창정씨 이후로 매우 오랜만에 하는 내멋대로 배우보기 입니다. 저는 역시 신인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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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시작하는 순간, 저는 '제작'에서 'YG 엔터테인먼트'의 이름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이승현=YG의 공식이 성립됐습니다. 물론 그는 오디션을 봤다고 하였지만 제작에 YG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한 그가 꽂아 졌을 가능성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우리는 그가 제작사의 힘으로 인해서 꽂아진 것인지 아니면 정말 오디션에 의한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비록 오디션으로 인해 캐스팅 되었더라도 제작사의 입김이 아예 없진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건 제작사의 입김이 들어갔다 아니다는 아닙니다. 제작사의 입김이 들어갔어도 연기를 잘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고, 연기를 개판쳐서 전체적인 작품의 퀄리티를 떨어트렸다면 제작사의 입김이 전혀 없었더라도 문제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는 제작사네 어쩌네 하는 얘기는 더이상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최고의 아이돌중의 하나인 '승리'가 이승현으로서 연기자로서 연기를 제대로 했는가? 혹은 그렇지 않았는가? 입니다.



- 연기는... 못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의 연기는 그다지 잘한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습니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도대체 니 느낌이 뭔데 그러냐? 개인의 느낌일뿐이지 않느냐고 말하실 수 있습니다. 맞습니다. 개인의 한 느낌일 뿐입니다. 대신 영화를 무척 좋아하고 사랑하며 그 누구보다 배우 분석을 많이 해 왔던 개인의 한 느낌입니다. (그동안 해온 내멋대로 배우보기를 읽어보시길...)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쪼'입니다. 말에 쪼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그의 연기가 지니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말의 쪼라는 것은 예를 들어서 대사를 칠때 말의 끝을 '다아~'이런식으로 늘여서 말을 하거나 하는 것과 같이 말할때 나오는 이상한 습관입니다. 이 쪼는 연기를 하는데 있어서 가장 피해야 하는 것중 하나인데 그 이유는 연기를 너무나 연기같이 만드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쪼'를 가지고 대사를 치는 순간 연기가 연기인것이 확연히 들어나죠.

이 쪼는 연기를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오는 버릇중에 하나입니다.

따라서 이 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대사를 들으면 대사가 듣기에 거북합니다.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면 '우리집에 왜 왔니?'를 보시면 됩니다. 이 작품에서 박휘순, 강혜정은 정말 후덜덜한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기 때문에 그 둘의 대사와 이승현군의 대사를 비교 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준차이가 확 느껴지실 겁니다. 실제로 이승현 군의 연기는 이승현군의 아역을 연기한 이다윗군 보다도 못했습니다.



- 근데... 이 당돌함은?

그런데 제가 한가지 이승현군을 주의깊게 본것은 이상하리만큼 당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승현군이 이 영화안에서 제대로 등장하는 씬은 한두장면인데, 그 부분에서 강혜정한테 주눅들지 않으려 하고 박휘순에게 주눅들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느낌이 납니다. 어차피 연기력에서는 한참 차이가 나니 그래도 수준차이가 나지만 주눅들지 않으려고 지르는 모습에서 당돌함을 느꼈습니다.

이승현은 극중에서 강혜정과 대화를 맞추게 되는데, 그 부분에서 강혜정의 완벽한 연기는 이승현의 대사를 자꾸 튀어 보이게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대사가 어색하고 대사가 어색하다 보니 연기가 전체적으로 죽는 느낌이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정 그리고 어떻게든 버티려고 하는 그의 느낌은 연기를 완전히 맥빠지는 것으로 만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버티려는 근성이 연기에 약간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과거 조인성을 기억하다.

제가 아는 연기자 중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 연기자가 한명 더 있었습니다. 바로 조인성입니다. 조인성은 지금 누가 뭐래도 연기를 괜찮게 한다고 여기겠지만 예전 논스톱2 때만 해도 그렇게 연기를 잘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배우가 대단해 지겠다라고 여긴것은 '전도연'과 같이 출연한 '별을쏘다'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전도연이라는 대 배우 앞에서 놀아 제낍니다. 분명히 연기는 수준차이가 나는데 어떻게든 수준을 맞추려고 발악하고 노는 그의 모습을 보고 조인성은 분명히 잘되겠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배우가 얼면 그건 끝난겁니다.

그런데 이승현이라는 배우는 분명 박휘순, 강혜정하고 연기하면서 그리고 자기가 한참 못 미친다는 거 알면서도 안 얼고 버텼습니다. 그리고 발악했습니다. 이걸로 저는 그의 가능성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는 앞으로 좋은 배우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중요한 건 감독

문제는 조인성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연기를 잡아주고 다듬어줄 감독을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하가 조인성을 다듬었듯이 변영주가 윤계상을 빚었듯이 이승현이라는 배우를 잘 다듬어주고 이끌어줄 감독을 만나야 합니다. 그것이 안되면 그는 좋은 배우가 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연기에 대한 욕심이 계속 있다면 그는 좋은 감독을 찾아 다니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좋은 감독을 찾아서 오디션을 보고 좋은 감독의 작품에 캐스팅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꽤 좋은 연기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화면에 비친 그의 얼굴은 분명히 '미남'형의 신이내린 얼굴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어둡고 생각보다 다양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진하지 않기 때문에 연기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가능성은 사그라지게 될 것입니다.

결국 그가 잘 되느나 혹은 잘 되지 못하느냐는 어떤 '감독'을 만나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이번 작품은 그가 가지고 있는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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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언제나 신인을 좋아합니다. 날것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게 즐겁습니다. 문근영, 윤진서, 강혜정, 조인성등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이승현군이 제게 과연 그런 재미를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내 멋대로 배우보기] - 조인성 - 원석 드디어 다듬어지다. (2006년 글)
[내 멋대로 배우보기] - 강혜정 - 철저한 아웃사이더, 그리고 남자들의 판타지 (2005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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