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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정형돈의 열애와 우결의 무서움

by 박평 2009. 4. 7.

저는 예전부터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즐겁게 감상을 하였지만 1기의 중반 부터는 더이상 채널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알렉스와 신애의 이별과 재결합 때문이었습니다.


- 가상임에 분명한 상황

우리 모두가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이 가상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이 촬영하는 사람이나 어느정도의 감정이입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또한 이 프로그램입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1기를 촬영했던 거의 대부분의 출연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무섭다고 고백했습니다. 솔비와 서인영이 대표적으로 떠오릅니다. 그둘은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무서운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원래 사람이라는 것이, 그리고 그 감정이라는 것이 참으로 간사해서 주변에서 상황을 자꾸 만들고 몰아가면 감정이 휩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창시절에 주변에서 하도 잘 어울린다고 말을 하는 바램에 딱히 생각에 없던 이성을 좋아하게 된다던가 하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우리 결혼 했어요는 가상 커플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그 커플이 생활해 나가는 것을 보여줍니다. 당연히 프로이기 때문에 연기를 한다고 해도, 사람의 감정은 휩쓸리게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이 프로그램을 보는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이유이고 연기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분명히 어느정도의 감정이입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프로그램은 크게 설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했을 때 인기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설정의 느낌이 너무나 강했던 이휘재, 조여정 커플은 금새 하차했죠.


어쨌든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상'이지만 '가상'스럽지 않는데 있습니다. 즉, 진짜 연인은 아니지만 그래도 촬영할때는 진짜 연인인것처럼 해야되는, 그래야 괜각도 속고 찍는 본인들도 속고, 돌발적인 상황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알렉스와 신애가 제회했을 때, 저는 이 프로그램이 가상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느꼈고, 더이상의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재미가 없었졌다는 말이지요. 가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사라지니 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 정형돈의 열애, 그리고 이별


정형돈씨가 열애를 한다고 합니다. 제 관심사는 과연 우결에서 하차 할 것인지 아닌지 였습니다. 진즉부터 제작진은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은 캐스팅에서 제외한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가상이지만 최대한 현실처럼 하겠다는 제작진의 방침이었겠지요. 그리고 저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정형돈씨의 열애사실에 따라 이 프로그램을 계속 할 것인지 아닌지에 관심을 갖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정형돈씨가 하차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참으로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짜도 아닌 것이, 가상인 것이 게다가 가장 현실성이 적은 커플인 태연, 형돈 커플인데도 불구하고 열애설 때문에 바로 하차를 시킨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얘기는 사람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가상이지만 현실이다라는 느낌을 주게 됩니다. 가상성보다 현실성이 더 강하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현실성에 무게가 더 실리게 되자 우리는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뭐야 결국 만나는 사람 있는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한거야? 완전 장난아니네.'

이 프로그램은 가상입니다.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상관없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가상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열애로 인애 하차를 공식화 하는 순간 적어도 이 작품은 촬영하는 동안만은 연기자들이 진심으로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이 진심을 완적히 속여 버린것만 같은 인식을 심어 줘 버리는 모순이 펼쳐집니다.

결국 신뢰도는 더 떨어지게 됩니다. 결국 이렇게 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긴 어차피 다 짜고 하는 건데 뭐.'

얼마전 라디오 정오의희망곡에 나와서 화요비씨가 촬영이 끝나고 나서 연애를 한거라고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촬영할때 다른 사람하고 연애하면서 한게 아니다, 그건 좀 확실히 해야 될 것 같다는 식으로 말하였습니다. 이 얘기는 즉, 촬영할 때 만큼은 진실되게 한다는 말입니다. '가상'이지만 '리얼'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서 우리결혼했어요는 100% 퓨어 가상이라는 다 짜여진 거라는 이미지가 강해져 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결혼 했어요가 초반만큼의 재미를 보여주거나 초반만큼의 감정이입을 보여줄 가능성은 이제 더욱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결혼 했어요의 가장 큰 장점이 사라지는 것이지요.

이를 통해 제작진은 다시한 번 우리 결혼했어요의 전략을 수정해야만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인기를 얻은 것은 유명스타의 결혼이 절대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한번 떠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유명스타를 결혼시킨것이 아니라 가상안에서 최대한 현실의 느낌을 살린 것입니다.

'아이돌 집착'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돌은 조심합니다. 아이돌은 관리합니다. 이것이 아이돌의 기본적 습성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도록 교육받았고 이미지를 위해서 스스로 그렇게 하려합니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살기 위해서는 아이돌을 버리고 틈이 많은 연예인을 섭외하는 것으로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크라운제이, 서인영이 그렇게 큰 인기인들이 아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제작진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는 분명하다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이 프로그램은 무서운 프로그램입니다. 가상이면서 현실이어야 하는 프로그램이죠. 그렇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하고 세심해야 합니다. 제작진은 이슈를 만드는데 집착하기 보다는 프로그램 자체를 풍성하게 하는데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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