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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심장이 뛴다 폐지, 예능이 아니라 교양으로 다시 시작하면 어떨까?

by 박평 2014. 5. 29.



SBS <열린 TV 시청자 세상>에서 <심장이 뛴다>에 대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인터뷰 한 내용 중에 <심장이 뛴다>가 지닌 태생적 약점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심장이 뛴다>는 예능 적으로 <진짜 사나이>처럼 재미있을 수가 없다. 이유는 <심장이 뛴다>는 소방대원을 체험해야 하는데, 소방대원이 활동하는 수많은 사례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대중은 예능프로그램에서 '고독사'하는 사람의 모습 '자살'하려는 사람의 모습, 행패를 부리는 취객의 모습을 봐야만 한다. 웃음과 즐거움을 그 존재 목적으로 하는 예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모습이다. <심장이 뛴다>는 분명 태생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나는 <심장의 뛴다>의 '모세의 기적'프로젝트에 대해 극찬한 적이 있다. 방송이 공익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심장이 뛴다>가 지니고 있는 태생적 그늘을 줄였기 때문이었다. <심장이 뛴다>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미 우울한, 슬픈, 안타까운, 화나는 사건들은 벌어졌으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성질나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세의 기적'프로젝트는 안 좋은 일을 사전에 방지하자는 희망을 담은 프로젝트였다. 밝았고, 활동적이었으며, 실제로 희망적인 사례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심장이 뛴다>가 지닌 타고난 그늘을 '모세의 기적'프로젝트가 상당히 상쇄해 줄 수 있었다.


<심장이 뛴다>는 분명히 좋은 프로그램이다. 공익성이 강조 됐으며,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시는 소방공무원들에 대한 존중과 존경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 방송을 계속 유지해나가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예능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즐거움과 웃음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방송을 계속 이어간다 해도 큰 인기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심장이 뛴다>는 예능이 아닌 교양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이미 SBS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던 프로그램을 예능화 시킨 적이 있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 예능으로 시작한 이 작품을 교양화 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 게다가 <심장이 뛴다>가 교양프로그램이 될 경우 시청률에 대해 조금은 관대한 잣대로 평가받을 수 있다. 


<심장이 뛴다> 폐지 소식이 들리자 많은 분이 이 프로그램의 폐지를 반대했다. 이런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사라지는 것이 아쉽기 때문이며, 동시에 많은 대중이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방송은 시청률로 평가받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에 상관없이 방송될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도 있을 것이다. <심장이 뛴다>가 어떤 방법으로든 계속 방송되어, 사회의 그늘을 비추고, 그 그늘에서 자신을 희생하고 계신 수많은 소방공무원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게끔 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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