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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아이유 리메이크 앨범<꽃갈피>, 보컬리스트의 향기를 풍기다.

by 박평 2014. 5. 16.


아이유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 당연히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이유가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신인 시절, 그녀가 기타를 연주하면 커버한 곡들로 많은 네티즌에게 화제를 일으켰던 적이 있다. 그때는 이렇게 음악을 잘하는 가수가 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댓글이 달리곤 했었다. 또한, 아이유의 가장 대표적인 히트곡인 <좋은날>에서 그녀가 보여준 삼단 고음은 노래 잘하는 아이유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아이유에게는 기본적으로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뒤이어 나온 그녀의 앨범들은 특히 가장 최근작 '모던타임즈'같은 경우에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를 넘어서 '음악성'을 갖춘 가수라는 평이 붙을만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앨범 전체의 퀄리티가 좋은 것을 넘어 자작곡들도 훌륭했다. 이제 아이유는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이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에 올라왔다. 아이유가 지닌 뮤지션의 이미지는 '금요일에 만나요'를 성공시키며 더욱 강해졌다. 특히, 이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한 것으로 모자라 곡 전체의 디렉팅, 피처링 디렉팅까지 아이유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역량까지 뽐내는 중이다.


정리하자면 아이유는 현재 여자 솔로로서는 거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인기와 실력, 그 어느 부분에서도 놓치는 부분이 없다고 보일 정도이다. 이제 아이유는 스타라기보다는 인기 최고인 뮤지션으로 불리는 것이 더 당연하게 느껴진다. 아이유는 그만큼 컸다.


아이유가 발매한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가 놀라운 것은 이렇게 다방면으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준 뮤지션 아이유가 작정하고 '보컬리스트'로 돌아왔다는 것에 있다. 그녀는 섬세하게 곡마다 스타일을 조금씩 바꾸며 자신의 보컬이 지닌 다양한 색과 맛을 한껏 곡 안에 뿌려 넣고 있다. 작사가도, 작곡가도 아니고 그저 한 명의 보컬리스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다시 각인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리메이크 앨범 자체는 심심할 수 있다. 리메이크라고 하면 뭔가 새롭고 특별한 것을 기대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곡들은 예전에 그 향수를 오롯이 담았고, 많은 악기나 화려한 사운드로 무장하는 것을 과감히 포기했다. 큰 변화라고 하면 '꿍따리 샤바라'정도 일 텐데, 사실 김창환 씨가 이 곡을 처음 작곡할 때는 '아이유'가 해석한 방식으로 작곡되었기 때문에, 이조차도 큰 변화라고 보기 힘들다. 대신 아이유는 보컬을 다양하게 바꾸면서 곡에 맞는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여기에서 오는 쾌감, 분명히 있다. 그리고 대단히 크다. 


아이유의 보컬 톤은 곡마다 변한다.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톤과 '너의 의미'의 톤, '꿍따리 샤바라'의 톤이 다르고, 한 곡 안에서도 호흡도 계속 변한다. 아이유가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 알고 있던 그 사실이, 다양한 활동으로 인해 살짝 관심에서 벗어나 있던 그 사실이 이 앨범을 통해 다시 부각된다. 그것도 전보다 훨씬 더 발전한 실력으로.


따라서 이번 <꽃갈피> 앨범은 아이유의 '보컬'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보여주는 중간 보고서와 같은 앨범이며, 동시에 이 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라는 최고의 악기를 얼마나 잘 다듬어 왔는지를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아이유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자신의 실력도, 인기도, 결과물도 모두 아이유의 발전을 보여준다. 아직 어린 이 가수가 30대가 되고 40대가 됐을 때, 우리의 기억에 영원히 남아 있는 '이미자'씨나 '심수봉'씨 같은 가수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쩌면 매우 타당한 예측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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