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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의리의리한 김보성, 그는 어떻게 다시 대세가 되었나?

by 박평 2014. 5. 26.


김보성이 난리다. 의리 의리한 그는 종횡무진 활약하며, 일약 인터넷 스타가 되었고, CF 스타로 발돋움 하고 있다. 김보성이 만들어낸 일종의 신드룸이다. 연예계에서 이런 갑작스러운 인기는 흔한 일이다. 사진 한 장으로, 작품 하나로 스타가 되고 큰 사랑을 받게 된 연예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김보성은 이런 경우와는 살짝 다른 사례로 보인다.


갑자기 인기를 얻었던 스타들과 김보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김보성의 '의리' 이미지가 이미 소비됐던 것이라는 점이다.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는 경우, 대중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그것에 매력을 느끼면서 인기를 끄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김보성의 의리는 이미 닳고 닳은 오래된 것이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방송에 나와 의리를 외쳤다. 그의 의리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또한, 김보성이 새롭게 발견된 스타도 아니라는 점도 특별하다. 아예 인기가 없거나, 혹은 기억에서 잊힌 연예인들이 다시 발견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만나 한 번에 이미지를 회복하거나, 아주 인기 있는 예능에 출연해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발견된 적이 없어 신선해야 한다. 김보성의 경우는 이 모든 사례에 맡지 않는다. 이번 열풍은 좋은 작품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며, 또한 김보성은 전부터 인기 있는 예능에 출연해 똑같이 의리를 외쳤지만, 열풍을 만들어 내진 못 했다. 과거 '시'를 쓰면서 예능을 통해 사랑받은 적도 있는 중고 예능인이라는 점에서도 김보성 신드룸은 새롭다.


그렇다면, 김보성이 다시 한 번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한 시작점은 인터넷에 올라온 패러디 사진이다. 물론 이 패러디 사진이 올라오기 전, <코미디 빅리그>에서 '이국주'가 김보성을 패러디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이미 싹은 돋기 시작했다. 그러나 '의리'를 패러디한 한 장의 사진이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면서,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게 됐고, 다양한 의리 패러디가 생산됐다. 네티즌은 속칭 '의리 드립'이라는 것의 소비자이자 적극적 생산자가 됐고, 마침내 '의리 열풍'이 꽃을 피운 것이다. 


연예인이 방송에서 다른 연예인의 캐릭터를 따라 하는 것은 예전부터 흔히 있었던 일이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한 연예인의 특징을 부각하는 경우가 많고, 이국주 또한 이런 방식으로 김보성의 의리를 대중에게 패러디할 가치가 있는 요소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이에 네티즌이 화답해 패러디를 생산함으로써 '의리'는 열풍이 될 수 있었다. 결국, 네티즌이 적극적으로 생산하고 동시에 소비하는 방식으로 그를 띄운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가 후덕해진 모습도 한 몫 거들었다. 젊은 시절 의리를 외치던 그의 모습은 '마초'를 느끼기에 충분했고, 그 당시 '마초'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많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그의 의리는 일부에게는 상당히 불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후덕'해진 이미지를 지니고 있고, '의리' 또한 '마초'를 떠올리기보다는 재미와 웃음을 떠올릴 수 있도록 변했기 때문에, 그의 의리는 모든 대중에게 쉽고 편안하게 어필할 수 있었다.


김보성의 이번 인기는 결국, 어떤 연예인도 패러디의 한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한 번의 패러디가 한 연예인에게 다시 한 번 전성기를 안겨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콘텐츠의 능동적인 생산자이자 능동적 소비자인 네티즌의 힘이 증명됐다. 앞으로 이런 식의 반짝스타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이며, 역시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네티즌의 생산과 확산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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