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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공익성 <무한도전> 선택 2014!

by 박평 2014. 5. 18.




한 때, 공익성이 예능의 주요한 소재인 경우가 있었다. 사람들은 예능 속에 담긴 공익성에 열광했고, 그 열풍은 한국의 예능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경규가 간다-양심냉장고>로 인해 본격적인 공익 예능의 시대가 열렸고, 그 열풍은 이후 <!(느낌표)>까지 이어졌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공익성이라는 예능의 소재가 사라져 버린 것은, 예능이 공익성이라는 하나의 요소에 잡아먹혀 버렸기 때문이다. 예능은 기본적으로 웃음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공익성이 강조된 예능은 웃음보다도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급급했고,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익성이 예능을 풍성하게 해주는 하나의 소재에서, 예능을 잡아먹고 오히려 예능을 공익성을 위한 소재로 만들어 버린 순간, 시청자들은 등을 돌렸다. 예능을 통해서 시청자는 웃음을 얻고 싶었던 것이지, 교훈을 얻고 싶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공익예능의 시대는 끝났다.


<무한도전 - 선택 2014>의 대단함은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어느 누가 보더라도 '선택 2014'는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공익성을 지닌 프로젝트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란 사회를 구성하는 아주 기본적인 요소이며, 따라서 매우 공익적인 주제임이 분명하다. <무한도전>은 이 주제를 다루면서 '재미'라는 예능의 기본을 잃지 않는다. 과거 공익예능의 전성기 때보다 '웃음'의 강도는 강해졌지만, 공익적인 메시지 또한 더욱 강렬하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무한도전>은 공익성을 내세우면서 시청자들에게 교훈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스스로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방식으로 웃음 속의 공익성을 전달하고 있다. 후보들의 담합과 뒷거래, 그리고 배신과 지지철회, 심지어는 억지로 짜내는 눈물즙까지 <무한도전>은 코미디의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풍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웃음의 강도는 키우고 공익성도 높였다. 출연자들의 연기와 제작진의 연출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한도전>의 또 다른 대단한 점은, 공익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궁극인 국민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느낌표) -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서 방송된 책이 베스트셀러 1위가 되고, <이경규가 간다>를 본 시청자들이 정지선을 잘 지키지 시작했던 것처럼, 공익 예능의 궁극은 예능이 보여준 공익성으로 세상에 직접적인 변화와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다.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이 직접 투표장을 찾아 투표하고, 자발적으로 후보의 지지자가 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등, 시청자들의 실제 참여를 엄청나게 유도하고 있다. 


이처럼 <무한도전 - 선택 2014>는 예능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공익성을 보여주면서, 예능이 지닐 수 있는 사회적 영향력과 재미를 모두 증명해 낸 에피소드이다. 지금만 가지고도 <무한도전>의 새로운 도전은 엄청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으며, 만약 실제로 펼쳐지는 6.4 지방선거에서 투표율이 올라간다면, <무한도전>의 이 간접적 투표독려 캠페인이 이에 일정 부분 공헌했다고 판단해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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