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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에일리 노출사진 공개, 에일리가 잘못한 일이 무언가?

by 박평 2013. 11. 11.



올케이팝에서 에일리로 보이는 인물의 누드사진을 공개했다. 그리고 디스패치가 에일리의 누드사진을 판매하고자 했던 전 남자친구와 나눴던 대화의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사진 속 인물은 에일리가 맞을 가능성이 극히 높아졌고, 전 남자친구가 금전적인 이익을 위해 이 사진을 판매하려는 의도가 있었단 것이 밝혀졌다. 새로운 사실이 공개 되지 않는다면, 이 일은 '에일리의 누드사진'이 전 남자 친구에 의해 '판매'된 것으로 정리가 가능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욕할 수 있는 것은 '에일리'의 전 남자친구다. 사랑했던 상대에게 보냈던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을 자신의 이득을 위해 판매한다는 것은 '디스패치'가 밝힌 것처럼 법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이며, 동시에 윤리적으로도 매우 좋지 않은 행위이다. 그 정도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한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이 그나마 참 잘한 일이라면 잘한 일이라고 어설픈 위로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일을 가지고 갑자기 '에일리'에 대한 이상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에일리 끝났네.' '에일리 망했네.' '에일리 자숙해야...', ' 에일리 문제 있네..'등등 


엄밀히 말해서, 이 일에서 '에일리'는 피해자이다. 그녀가 잘못한 것은 없으며, 그래서 그녀가 자숙할 일도, 사과할 일도, 망할 일도 없다. 지금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위로와 응원일 뿐, 피해자인 그녀를 마치 가해자인 것처럼, 문제를 일으킨 사람인 것처럼 판단하려 하는 일부의 반응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우리는 과거에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을 겪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피해자가 방송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해야 했던 그 시절의 미숙함에 대한 반성을 해왔다.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 아니라, 옳지 않은 방법으로 폭로되어 버린 한 사람의 개인적인 생활을, 일종의 놀잇거리으로 만들었던 우리가 모두 함께 잘 못한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조금 더 성숙해 졌다.


그래서 이번 일 또한 그 성숙함 아래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일부는 어째서 그런 내용을 남자친구에게 보냈느냐며, 누드사진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보낸 것 자체를 문제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 판단일 뿐이며, 개인적인 사랑의 방식일 수도 있다. 연인들은 연인들 나름의 사랑 방식을 지니고 사랑해 나갈 뿐이고, 그 방식 중에 자신의 누드를 찍어 보내는 것이 있을 수도 있을 뿐이다. 이런 너무나 개인적인 것까지 표준화시킬 필요, 정형화시킬 필요, 없다. 게다가 그녀는 남자친구에게 사진을 보낸 것이지, 퍼트리라고 사진을 보낸 것이 아니다. 여기서 잘못은 누가 봐도 전 여자친구의 사진을 공개한 남자에게 있는 것이다. 


(추가합니다 - 에이리의 공식입장이 발표되어 그에 대한 내용을 오마이뉴스 기사에 추가 된 내용으로 첨부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랬다. 오마이스타 기사 '에일리, 누드사진 유출에 "속옷모델 제의 사기 당했다"' 기사에 따르면, 에일리의 소속사 YMC엔터테인먼트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사진은 에일리가 미국에 거주할 당시 유명 속옷 모델 캐스팅 제의를 받고, 카메라테스트용이라는 명목으로 촬영된 것"이라면서 "테스트 촬영 후 제의한 측과 연락이 끊겼고, 경찰에 신고해 사기단의 소행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에일리는 남자친구였던 A씨에게 이 내용을 털어놓고 상의하는 과정에서 사진이 전달되었다고 소속사 측은 밝혔다. 


그러므로 누드사진이 대중들에게 공개된 것이 애초에 네가 처신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은 불편하다. 이 같은 인식은 곧,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네가 옷을 야하게 입고 다녔으니 그 피해 속에는 너의 지분도 들어 있다는 아주 1차원적인 생각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에일리는 잘못 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마치 그녀가 그녀의 인생에서 너무 큰 실수를 했고, 잘못했다는 식의 반응은 불편하다. 이 일은 그녀에게는 물론 상처로 남을 수 있으나, 그냥 헤프닝이어야 한다. 물론 처벌할 수 있다면 피해자로서 당당하게 처벌을 요청해도 좋다.


한 가지 부탁은 에일리가 제발 당당함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피해자가 마치 가해자가 된 것처럼 행동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런 대중의 인식 또한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에일리는 계속 당당하게 노래하면 된다. 팬들의 응원과 위로를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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