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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슈퍼스타K5, 어째서 대중들에게 외면 받았나?

by 박평 2013. 11. 16.




모든 프로그램이 대중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 재미가 감동, 웃음, 눈물, 경이, 공감 등 어떤 감정을 나타내든지 간에, 재미가 없는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한다. 그래서 방송 시간대나 방송사의 인지도 등, 시청률을 가르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의 재미는 방송의 절대적인 가치다.


<슈퍼스타K5>가 대중에게 외면당한 이유는 그저 단순하다.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 초반 <슈퍼스타K5>는 확실히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고, 반응도 괜찮았다. 아무리 욕하면서 봐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는 '슈스케'라는 대중의 믿음 혹은 신뢰도 있었다. 그렇기에 시간이 흐를수록 열기가 식고, 관심에서 멀어진 방송이 된 것은 '재미'라는 절대적인 요소가 결여 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대중들이 '슈스케'에서 원하는 재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무대'이다.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훌륭한, 혹은 새로운 무대들이 있다면, 시청자들은 '개인사에 집중된'편집도, '60초'를 기다려야 하는 편집도 욕을 할지언정 채널을 돌리진 않았다. <슈퍼스타K5>에서는 바로 그 '무대'가 없었다.


시즌 1에서는 '심장이 없어'와 같은 감동적인 무대가 있었고,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 시즌 2에서는 '신데렐라',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Man in the mirror', '하늘을 달리다', '본능적으로'와 같은 훌륭한 무대가 있었다. 시즌 2에서 김지수와 장재인이 공연한 '신데렐라'는 지금까지도 회자 될 만큼 대단한 무대였다. 시즌 3에서는 울랄라세션이라는 괴물의 모든 무대가 최고였고, '버스커 버스커'의 무대 또한 심사위원은 별로라 봐도 시청자는 열광할 수밖에 없었던 무대였다. 시즌 4에서는 정준영과 로이킴의 '먼지가 되어'라는 무대가 있었다. 


가만히 보면 알겠지만, <슈퍼스타K>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시즌 3, 4 때는 기억에 남는 무대가 훨씬 더 많았다. 이는 핵심은 무대라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전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던 인물들이 자기만의 실력만을 바탕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가서 마침내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허각'이 우승했을 때, 우리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진 '공정성' 즉, 빽이 없고, 외모가 별로고, 잘나지 않아도 오직 노래 하나만으로, 자신이 가진 한가지 능력만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그 희망에 환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슈퍼스타K5>에서는 그런 감동이 사라져버렸다. 제대로 된 무대를 만들지 못하고, 노래라는 자신의 무기로 감동을 만들어 내지도 못했는데, 너무나 많은 혜택을 받게 된 것이다. 이제 대중은 이것을 공정하고, 진실한 축제라기보다는 그저 자기들만의 축제로 느끼기 시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슈퍼스타K>가 원래 가지고 있던 장점들이 모두 희석되어 버린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제대로 된 무대'를 내놓지 못했을 때, 그것은 단지 프로그램의 재미를 없앨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지니고 있는 가치와 진정성도 훼손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해도 <슈퍼스타K>는 대한민국 최고의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시즌 5가 처참하게 실패함으로써 시즌이 이어질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혹여나 다음 시즌이 만들어진다면 그때 <슈퍼스타K>가 부활하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다. 기가 막힌 무대를 만들어 내는 것. 물론 이를 위해서는 그럴 수 있을 만한 재목을 골라낼 수 있어야 하고, 그들을 정말 철저히 훈련시켜야 하며, 그들에게 무대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 등, 꽤 많은 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힘들다 하더라도 그것이 아니면 답이 없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생명줄은 100% '무대'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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