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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출연자도 울고, 팬도 울게 만든 무한도전

by 박평 2013. 10. 26.



정형돈이 눈물을 흘렸다. 자신들의 진심이 담긴 단체 곡을 듣고서는 그것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았는지 눈물을 펑펑 흘리고 말았다. 녹음실을 나와서는 앉아 있던 정준하에게 안기며 다시 눈물을 흘렸다. 그는 황소와 줄다리기를 했던 첫 방송부터 봅슬레이, 레슬링이 다 생각난다며 우리 정말 고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유희열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1회 때부터 무한도전을 빼놓지 않고 봤다고 말하며, 그는 노래를 만들면서, 팬인데도 되게 고맙다고 말을 했다. 자신의 앨범이 아닌데도 진심이 들어간다며 무한도전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형돈이 우리가 정말 고생했다고 말했을 때, 사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어차피 너희 돈 번 거잖아.'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형돈의 눈물이 가짜이거나 단순한 칭얼거림이 아닌 진심으로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비록 일이지만 진심으로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을 해왔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무모한 도전 때부터 말도 안 되는 도전을 최선을 다해 수행해왔다. 그리고 그 진심은 무한도전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오바이트를 하고 레슬링장으로 들어갔던 정형돈의 모습, 아프면서도 모든 맴버들의 기술을 다 받아 주어야 했던 그의 위로 온몸을 날려 뛰어내렸던 고소공포증 유재석. 그리고 뜨거웠던 그들의 포옹은 진짜였다. 바로 그런 진심이 무한도전을 지금까지 이끈 힘일 것이다.


무한도전을 꾸준히 봐온 팬이라면, 그 진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런 진심 때문에 이 프로그램을 사랑하게 되고 이 프로그램의 팬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동과 웃음을 통해 힘들었던 많은 일을 견디고 이겨낸 경험 한두 번쯤은 했었을 것이다.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한도전은 그렇게 팬 옆에 있었고, 그렇기에 팬에게 무한도전이란 지금까지 계속 있어줘서 고마운, 그리고 오랫동안 옆에 있으면서도 진심을 잃지 않아 준 고마운 방송일 것이다. 유희열이 느낀 고마움은 아마 그런 것일 거다.


물론 광팬이 많은 만큼 무한도전의 안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함께 했던 무한도전과 그의 팬들은 조금은 오버하는 듯한 이런 감정들을 나눌 충분한 권리가 있다.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무한도전은 방송이 시청자를 사랑한 만큼 시청자도 방송을 사랑했던, 서로 그렇게 애정을 쏟아 부었던 관계였다. 그래서 팬이 아닌 이들이 보기에 조금 낯 뜨거운 감정 나누기는 아주 긴 시간 서로가 서로를 크게 아꼈던 사이에 용인될 수 있는 특별한 그들만의 사랑법일 뿐이다.


시간은 기억을 남기고 기억은 추억이 된다. 그 추억이 무한도전에만 혹은 팬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언제든지 서로의 지나간 일들을 함께 추억할 수 있다는 것은 프로그램 하나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일지도 모른다. 무한도전은 그런 프로그램이 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시청자들과 함께 추억하며, 추억을 만들어 가며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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