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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클래스를 보여준 무한도전 추격전, 또 하나의 레전드 탄생

by 박평 2013. 9. 22.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현재 리얼버라이어티를 표방한 예능프로그램의 거의 대부분의 원류가 무한도전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무한도전에 대해서는 할 이야기가 참 많다. 오히려 할 이야기가 많아 스스로 최대한 자재하는 편일 정도이다.


과거에 쓴 글들을 보면, 무한도전의 위기에 대해서 쓴 글들이 보인다. 무한도전은 계속 위기라는 이야기를 들어왔고, 최근에도 일부에서 그런 이야기들이 나왔다. 무한도전처럼 위기론이 끊임없이 나오는 프로그램도 없을 것이다. 시청률이 조금 떨어지면 위기론, 에피소드 하나가 조금 덜 재밌으면 바로 또 위기론이 터져 나온다. 심지어는 위기론를 소재로 한 특집까지 했을 정도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런 위기론은 언제나 상상을 초월한 재미를 통해 극복됐다. 하나의 포멧이 반복되지 않는 무한도전의 특성은 큰 재미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록 역으로 너무 재미 없는 에피소드가 탄생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나 반전의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방송 된 '100빡빡이의 습격'편은 누가 봐도 레전드로 뽑기에 충분한 긴장감과 재미를 안겨준 작품이었다. 끝도 없이 일어나는 반전, 그리고 대본과 소통의 부재 하에서 서로 속고 오해하고 다시 속이는 누가 봐도 박진감 넘치는 진행은 무한도전이 어째서 무한도전인지 잘 알려준 작품이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100빡빡이의 습격'편이 훌륭했던 지점은 출연진과 제작진들 사이의 역량이 거의 100%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출연진들은 어느 누구 할 것 없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해냈다. 특히 '룰을 이해 한' 박명수가 보여준 기지는 역시 박명수라는 찬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고, 정준하와 하하가 짝을 이룬 미미시스터즈 또한 최고의 캐릭터 코미디를 보여주었다. 다시 만난 정형사, 유반장의 호흡도 일품이었고, 길과 노홍철의 주종 관계도 기가 막히게 잘 어우러 졌다. 등장한 모든 출연진들이 소규모의 연합을 통해 더욱 캐릭터를 극대화 시키고 다시 충돌하는 형태는 무한도전이 자랑하는 캐릭터 사용의 극대화를 보여주었다.


제작진 또한 매우 세부적인 설정들을 통해 재미를 극대화 시켜냈다. 일단 '100빡빡이'를 통해 추격전에 재미를 추가하고,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냈다. 열쇠 기술자 빡구(윤성호)와 보스 구준엽의 등장을 통해 '100빡빡이'소재를 더욱 명확하게 만들었고, '빡빡이 지옥'같은 경우는 8bit 그래픽과 사운드를 조합시켜서 시청자들에게 진짜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추가적으로 제공했다. 이와 같은 연출의 세심함은 에피소드의 퀼리티를 향상시키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추격전이 허망하게 끝나지 않도록 여러가지 단계를 만들어 놓은 것은 제작진이 추격전이라는 컨셉에 대해서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 증거라고 볼 수 있다. 큰 논란이 됐었던 좀비특집에서 배운 교훈을 잊지 않은 듯이 '100빡빡이의 습격'편은 몇 가지 단계로 게임을 분할 시켰고, 이를 통해 긴장감이 계속 이어질 수 있고, 추격전이 단순하게 끝나 버리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첫 단계는 100빡빡이로부터 돈가방을 찾아내는 미션, 두 번째 단계는 맴버들이 지닌 돈가방중에서 돈이 들어 있는 진짜 2개를 찾아내 서로 뺐고 뺐는 미션, 세 번째는 타겟을 2명으로 좁히고, 진짜 돈가방과 가짜 돈가방을 찾아내거나 남한테 넘겨야 하는 미션이었다. 이렇게 3단계로 게임이 나눠졌기 때문에, 이 추격전은 다채로울 수 있었고, 출연진 모두가 다양한 지점에서 서로 활약할 수 있었다. 제작진의 이 세밀한 준비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재마를 버리지 않으면서도 가장 '리얼'하게 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었다. 


결과적으로 무한도전 '100빡빡이의 습격'편은 에피소드 자체로도 속칭 레전드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지만,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역량이 여전히 최정상에 올라와 있으며, 더불어 제작진의 능력 또한 최정상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시켜 줬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과 제작진의 기량이 국가 대표급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에피소드 마다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무한도전은 꾸준히 일정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이며, 10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해서 방송되고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 물론 그동안에 위기론은 꾸준히 있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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