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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학사 역사교과서, 발행포기가 아니라 검정취소가 필요하다.

by 박평 2013. 9. 12.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우리가 너무나 많이 들었던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이다. 사실 하루 하루 정신 없는 삶을 살다보면, 예전에 배웠던 역사적인 내용들이 혼동되기도 하고, 때로는 잊어 버릴수도 있다. 대한민국이 광복한 해는 몇 년도인지, 6.25는 언제 끝났는지 그 숫자가 섞이는 경우도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민족에게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저 말의 속뜻은 역사적인 사실 하나하나를 기억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를 생각하고, 제대로 된 역사를 알려고 하는 노력, 그것이 없어지면 안된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교학사의 역사교과서에 쌓여있는 그 수많은 왜곡들은 이런 점에서 해롭다. 제대로 된 역사를 알겠다는 그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역사에 대해 알려고 할 때, 혹은 알아야 할 때, 우리가 가장 의존해야 하는 마땅한 것이 교과서이다. 교과서는 마땅히 나라가 인정한, 대한민국 국민들이 공통적으로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교과서라는 말 자체는 그렇기 때문에 신뢰를 지니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런 교과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알게 되는 역사가 잘못된 역사라면? 그것은 역사를 잊는 것 이상의 해로움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란은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 한국교과서가 일본 식민지배를 찬양 했다는 기사도 각종 신문을 통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것은 역사를 잊은 걸 넘어 역사의 왜곡이며, 역사를 알고자 하는 민족의 바람을 무참히 파괴하는 행위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교학사측에서 한국사 교과서 발행포기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 되었다. 만약 논란이 계속 커지면 교학사에서 발행포기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학사의 교과서 발행포기는 사실 왜곡 교과서임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서는 안된다. 발행이 되지 않더라도 검정을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가, 국가가 인정한 '교과서'라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핵심은 '검정취소'이다. 이문제는 절대 발행 포기만으로 해결 될 문제는 아니다.


사실 이번 왜곡 교과서 논란은 정치적인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니다. 너무 많은 사실 왜곡이 들어가 있는, 그리고 심지어는 그릇된 역사관까지 지니고 있는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고, 이를 통해 이 그릇된 교과서가 한국이 인증한 교과서가 된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를 취소해서 바로 잡아야 한다. 교학사가 발행 안 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8종을 재검토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것도 핵심은 아니다. 재검토가 아니다. 일단 검정을 취소하고 다시 제대로 된 책을 만들어 가지고 오면 그때 검정 통과를 시키면 된다. 잘못된 교과서가 '검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크나큰 역사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오류 많은 책 검정 취소하고 검정 잘못한 것에 대해 책임지면 된다. 책임회피를 위해 자꾸 상황을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다. 


현재 밝혀진 수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교학사의 왜곡 교과서에 대한 이야기는 마치 정치적인 이슈, 좌와 우의 대립과 같은 것으로 흘러가는 듯 보인다. 어쩌면 교묘하게 이 논란이 그런 방식으로 흘러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핵심은 교과서로서의 가치가 없는 책이 교과서 검정을 통과했다는 딱 그 사실 하나다. 검정 취소가 아니고서는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어영부영, 은근슬쩍, 본질을 피해 대충 마무리 지어버리려 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 왜곡된 역사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역사 자체를 왜곡시킬 수 있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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