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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차민수를 꺽은 성규, 그가 만든 반전 드라마 <더 지니어스>

by 박평 2013. 5. 11.


세상에는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이 있다. 그렇지만 <더 지니어스>와 비슷한 프로그램은 현재 찾아 보기 힘들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더 지니어스>는 미션을 해결하는 게임 프로그램으로 포장 되어 있지만 그 속에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시험하는 <사회화 게임>이 들어 있다. 서로 속고 속이고 눈치봐야 하는 이런 프로그램을 한국의 정서상 쉽게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더 지니어스>는 지금가지 진행 된 2회까지에서 이미 <사회화과정>을 겪었다. 이 프로그램안에서 출연진들은 큰 2개의 집단을 만들어 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차민수 연합'이고 나머지가 '김구라 연합'이다. 지금까지 진행 된 결과로서 '차민수 연합'은 대규모 연합을 추구하고 '김구라 연합'은 단단한 소규모 연합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민수 연합'은 드러내놓고 세를 과시하며 연합을 끌어 모으려 하고 '김구라연합'은 학실하게 결합 된 김풍, 이상민, 김구라를 주축으로 해서 한 두명의 추가 세력을 비밀리에 끌어 모으려 한다. 두개의 세력은 마치 짠 것 처럼 '빛과 그림자'의 형태로 발전 되었고,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문제는 3화였다. 2화에서 '김구라 연합'의 선점 전략이 성공하므로서 많은 수의 '차민수 연합'은 멘붕에 빠졌다. 그리고 덕분에 3번째 게임이 시작되자 마자 '김구라 연합'은 견제의 대상이 됐고, 단단한 김구라 연합의 한 축이었던 김풍은 차민수 연합으로 건너간다. 대신 '김구라 연합'은 성규를 자기편으로 끌어 들인다. 하지만 '반 김구라 연합'으로 똘똘 뭉치게 된 '차민수 연합'은 대규모의 세력과 차민수의 지략을 바탕으로 간단하게 3번째 게임에서 승리했고, '김구라 연합'에 속했던 이상민, 김구라, 성규 중에서 탈락후보자를 선정하게 된다. 빵을 얻게 되어 탈락후보자가 될 수 없는 '이상민'을 제외하고 김구라와 성규 중에서 '차민수 연합'은 탈락할 가능성이 높은 '성규'를 지목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차민수 연합'의 계획대로 였다. 그렇지만 '성규'가 탈락자를 결정 짓는 데쓰매치를 벌일 또 한명의 후보자로 '차민수'를 선정하면서 게임은 공황상태로 빠진다. 


사실 프로겜블러인 '차민수'는 이같은 상황도 이미 예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인의 뛰어난 역량에 대한 믿음은 '탈락자 후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면제권을 자신에게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고, 결국 탈락자 후보가 되어 버린다.


'성규'가 '차민수'를 탈락자 후보로 정한 것에는 사실 '김구라'의 입김이 컸다. <더 지니어스>내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 '김구라'인데, 김구라는 성규에게 '차민수'를 탈락자 후보로 지명할 것을 종용한다. 이 같은 결정은 '성규'의 생존 보다는 '김구라'의 생존을 위한 제안이었지만 '성규'는 이 같은 제안을 덥석 물어 버린 것이다. 김구라 입장에서는 차민수가 탈락하면 손 안대고 코 푼 격이고, 탈락 안해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상태였다. 성규 입장는 살기 위해서 조금 더 쉬운 상대를 고를 필요성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럼 과연 '성규'는 어째서 더 쉬운 상대가 아닌, '차민수'를 골랐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데쓰매치'이기 때문이다. 성규가 바보라서, 아무 생각이 없어서 이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 2회까지 '데쓰매치'는 세력이 큰 연합이 승리하기 쉬운 '가위바위보'였다. 이 게임에서 이기려면 결국 세력이 크거나 이미 큰 세력을 지닌 연합을 와해 시켜야 하는데, 3회 게임에서 완전히 강력한 팀웍을 보여준 '차민수 연합'이 와해 될 확률은 거의 없었다. 차민수의 지시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규 입장에서 차라리 '차민수'를 데쓰매치로 끌어 들이는 것이 승리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결정이었다. 절대 강자에 대한 두려움을 기반으로 해서 '연합 와해 작전'을 쓸 수 있었고, 탈락하더라도 '임팩트'를 심어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해보면 결국 성규로서는 '차민수'가 최선의 상대였던 것이다. '성규'는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


대단한 것은 '제작진'이다. <더 지니어스>가 2회까지 진행 되면서 출연진들은 이미 <더 지니어스>가 사회화게임이라는 것을 인식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작진'은 3회의 데쓰매치로 '가위바위보'가 아닌 '윷놀이'이를 제시한다. 철저하게 수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즉 '세력'이 아닌 개인 '능력'이 중요한 경기로 게임의 룰을 바꿔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게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윷놀이'게임 또한 '사회화'가 가능한 종목이긴 했다. 탈락자 후보들이 한명씩의 파트너를 선정하도록 한 것은 결국 그 파트너를 매수하란 이야기와도 같다. 그렇다면 이건 다시 '사회화 게임'이 된다. 그렇지만 상대는 '차민수'였다. 그리고 파트너는 차민수와 가장 강력한 연합체계를 구축했던 '홍진호'였다. 이건 매수가 불가능 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차민수 연합'은 절대로 '김구라 연합'과는 '거래'를 할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차민수 연합'은 대규모의 양성화 된 세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차민수'는 지금까지 게임을 정석으로 한 '게임플레이어'였기에, 이제와서 뒤로 연합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차민수 연합'의 강점은 '차민수'가 '연합'이 아닌 '게임실력'으로 미션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는 믿음, 즉 배신하지 않고, 꼼수를 쓰지 않는 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차민수'로서는 뒤거래를 했을 때에 자신에게 발생할 손해도 생각해 봐야 했다. 결국 '윷놀이'는 '개인전'이 되어 버렸다.


여기서 놀라운 점이 있다. 개인전에서 '성규'가 '차민수'를 꺾은 것이다. 희대의 도박사인 '차민수'를 상대로 이겼다는 것은 결국 '성규'의 수싸움이 '차민수'를 이겼다는 것과 같다. 물론 거기에는 운도 들어가 있을 것이고, 얻어 걸린 것도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능력을 걸고 하는 개인전에서 '성규'가 이겼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더 지니어스>는 완전한 혼란이 되어 버렸다. 손 안대고 코푼 김구라 세력은 단단해 지겠지만, '차민수'를 잃은 연합도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성규'는 '차민수'를 떨어 트렸지만, '차민수 연합'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는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냥 실력에 의한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성규'는 제 1 타겟은 되지 않을 상황을 구축했다.


더 중요한 것은 항상 게임의 기본적인 핵심을 간파했던 '차민수'의 부재다. 게임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결국 게임은 '연합'끼리의 수 싸움에서 벗어나 개인과 개인의 눈치 보기와 배신 싸움으로 변질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부터는 더욱더 막장의 개인전이 '연합'의 틀 속에서 이뤄질 것이다. 앞으로 <더 지니어스>가 더욱 재미있어질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더 지니어스> 3화의 주인공은 성규였으며, 그가 화면에 보이는 것처럼 '어리버리한'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그는 '잘 모르겠다.' '이해를 못하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승부사'임에는 분명하다. 자신이 직접 움직이진 않지만, 남들이 제의 하는 것들 중에서 자신이 해야할 것은 절대로 놓치지 않는다. 그가 한동안 지속적으로 <더 지니어스>의 키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런 이유이며, 그를 주목해 봐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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