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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의 어떤가요. 논란은 높아진 기대 탓?

by 박평 2013. 1. 10.


박명수의 '어떤가요'로 부터 파생 된 논란에는 상당히 많이 이유들이 함께 한다. 요즘 일어나는 논란을 보면 시작은 '하나'지만 결국 수십 가지의 갈래로 퍼져나가서 결국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문제가 시작 됐는지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전 여자 친구가 화낼 때와 비슷하다.


박명수의 '어떤가요'에 일어난 논란의 촉발은 '수준'이었다. 노래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특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사실 이 '특혜'에 대한 것은 MBC에서 박명수가 연예대상을 가져갔을 때 이미 잉태된 비난의 씨앗이었다. 만약 유재석이 대상을 받고, 박명수가 인기상 정도에 그쳤다면, '어떤가요'의 논란은 지금처럼 거세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 시작된 논란은 결국 힘들고 어렵게 음악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적 이입으로 이어지고, 강북 멋쟁이가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곡의 수준과 순위와의 관계에 대한 논쟁까지 불러 일으켰다. 


이 다양한 논란에 대한 분석이나 해석을 하기도 전에 이미 포기해 버린 것은 아무리 설명해도 안 통했던 전 여자친구가 생각나서는 아니다. '나는 감정을 얘기하는데 너는 논리를 얘기하니?"하며 차갑게 끊었던 그녀의 통화가 갑자기 생각난다. 그렇다고 절대 이 것 때문에 분석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그 보다는 근본적인 내용에 핵심이 있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원인은 사실 두 가지이다. 특혜와 시청자들의 기대심리. 특혜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분들이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나는 기대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보려 한다.


무한도전 가요제의 시작은 '강변북로 가요제'이다. 이 때를 생각해보자. 끔찍하다. 노홍철의 소녀도, 유재석의 삼바의 매력도 그렇다. 사실 이 때 유일하게 기성가수였던 '하하'정도만이 '키 작은 꼬마 이야기'로 꽤 괜찮은 음악을 들려 주었다. 그 이후로 올림픽대로 가요제,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등을 통해 무한도전 맴버들이 만들어 낸 음악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갔을 뿐 시작은 사실 그냥 그랬다. 


다른 도전들도 마찬가지다. 무한도전은 원래 뭐든 실패하는 것이 익숙한 프로그램이었다. 기차랑 달리기 시합해서 지고, 물 퍼내다가 지고, 연탄 운반하다 지고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그것이 당연했던 무한도전이 어느새 개개인의 능력치가 향상되면서 뭐든 성공하는 것 처럼 바뀌었을 뿐이다. 우리는 무한도전이 '도전'하는 데 더 의의를 두는 프로그램에서 '성공'이 더 당연한 프로그램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도전'에 더욱 큰 의미를 둔 '박명수의 어떤가요'에 대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이미 여러번의 무대로 시청자의 눈은 높아져 있는 데다가 무한도전이라면 의례 더 멋진 것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만족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특혜에 대한 이야기가 추가 되어 논란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PD도 '어떤가요 프로젝트' 자체가 '꿈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쓰려했던 것이라 밝힌바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그리고 도전이라는 것에 더욱 화두를 던진 무한도전은 오히려 옛날의 무한도전을 떠올리게 할 수 있는 에피소드 였다고 볼 수도 있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이런 논란을 통해 또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이 논란을 통해 예술에 수준을 부여하고 순위를 매기려 하는 인식에 대한 비판이 다시 한 번 일어났고, 도전 자체에 의의를 두어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 났으며, 특혜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본질적인 반감을 재확인 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어렵게 음악하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도 분명이 생겨났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예능에서 파급 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무한도전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말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더욱 많이 사람들은 고민하고, 인식하고 관심을 갖고 논의할 것이다. 그것이 사회를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가 무한도전에게 정말로 기대해야 되는 것은 화려한 성공보다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한도전은 계속, 논란의 중심이 되어도 계속 나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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