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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가요계의 어벤저스, 나는 가수다 무대가 안스러운 이유

by 박평 2012. 5. 4.

'나는 가수다'가 '나는 가수다2'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이미 오프닝 무대가 방송되어 찬사를 받았지만 본격적인 경연은 이제 시작이다. 중간점검이 가졌던 지루함은 2팀 제도로 인하여 줄어들 것이고, 생방송은 방송의 긴장감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는 가수다2'는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보인다. 첫 방송 때의 돌풍은 힘들어도 중박은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진짜 가수들의 노래를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가수다'는 즐거우면서도 안스러운 무대이다. 이 대단한 가수들은 오프닝 무대에서 노래 할 곳에 대한 갈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나이가 마흔이 넘은 가수를 불러준다는 것에 행복함을 느끼고 나온 김건모나 그저 노래가 너무 하고 싶어서 나왔다는 이수영, 대놓고 표현하지 않았지만 오직 웃기는 아저씨들로 보여질 방송에만 나올 수 있었던 백두산등 대한민국의 한시대를 풍미하였거나 자기의 족적을 남긴 가수들이 무대를 찾지 못해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이 무대에 나온 다는 것은 꽤 안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나는 가수다'는 가수에게 너무나 행복한 무대일지도 모른다. 프라임시간대에 이렇게 가수에게 주목해 주는 방송이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가수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고, 청중은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런 무대에 누가 잘하고 누가 못하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급이 되고 안되고도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가수다'가 가져온 가장 큰 병폐인 '가수'들의 순위정하기는 '임재범'이 가요계의 신이고 그 이하는 수준 낮은 가수라는 인식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윤종신이 최고의 가수일 수 있는 것임에도 이런 인식이 무시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인식에 대해서는 사실 이미 정답이 나와있다. 그들 모두가 훌륭한 가수라는 것이다. 모두가 최고의 가수들이며, 가요계에는 영웅들이다. 영화 어벤져스를 보면 아이언맨은 영화의 중심이며, 억만장자에 엄청 예쁜 여자친구도 있고, 능력도 매우 강한반면, 캡틴 아메리카는 열심히 뛰어다니기 바쁘다. 토르랑 아이언맨이 비행기에서 막 뛰어내릴 때, 캡틴 아메리카는 낙하산 찾아 매고 뛰어내려야 하는 불편한 진실이 있는 것이다. 같은 영웅이라고 나온 블랙 위도우는 어떤가. 다들 자기 나름의 무기나 능력을 가지고 싸우는데 블랙위도우는 외계인에게 총을 쏜다. 쌍권총. 그걸로 안되니까 적들의 무기 뺐어서 싸운다. 아련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녀가 있었기에 어벤져스는 승리한다. 그녀가 없었다면 영화는 어벤져스의 패배로 우울하게 막 내렸을지도 모른다. 즉, 힘의 크기, 능력의 차이가 있어도 이들 모두가 어벤져스고 영웅인 것이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한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일부는 조금 더 많은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을 수도 있고, 누구는 조금 더 높은 고음을 낼 수 있을 것이며 누군가는 더 열광적인 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이들은 다 가요계의 영웅이다. 


영웅들이 나와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안스러운, 그러나 가장 화려한 무대가 바로 '나는 가수다'인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나는 가수다2'의 첫 무대가 시작된다. 분명히 누군가는 찬사 받을 것이고, 누군가는 수준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소중한 가수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혼심의 무대에 대한 존중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정도의 여유가 청중과 시청자에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연 '나는 가수다2'의 첫 방송이 어떤 충격을 줄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분명한건 그들이 우리 귀를 확실히 즐겁게 해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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