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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폭발, 정말 미추어 버리겠네!

by 박평 2012. 1. 29.

무한도전 '하하VS홍철'의 대결이 의외의 결과를 나타내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지고 있다. 노홍철에 비해 열세가 확실할 것으로 보였던 하하가 무려 4승 1패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단 2경기만 더 이기면 나머지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하하는 '노홍철'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다. 

사실 대결종목의 구성을 살펴 봤을 때, 하하는 불리했다. 노홍철이 선택한 '캔 뚜껑 따기', '동전줍기'와 같은  경기는 하하의 열악한 신체구조상 거의 확실한 열세가 예상되었고, '간지럼 참기' 또한 노홍철이 워낙 강한 종목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하하가 불리할 것으로 보였다. 그에 반해 '하하'가 선택한 종목은 '자유투'를 제외하고는 '알까기'는 그 날의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갈릴 수 있는 경기이고, '닭싸움'은 오히려 노홍철이 우세할 것으로 예측된 경기였기 때문에 하하가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하는 보기좋게 불리함을 극복하고 노홍철을 코너로 몰아넣었다.

보통 잘 나가던 예능인들이 군대를 가게 되면, 다시 나와서 프로그램에 적응하기가 힘들다. 가장 큰 이유는 그 동안 시청자의 안목이나 유행, 추세가 변했기 때문일 것이다. 통제된 공간 안에 있다가 다시 그런 것에 적응하려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 것 말고도 한가지 큰 이유가 더 있다. 바로 떠나간 빈자리는 누군가에 의해서 채워지고 그렇게 기존 맴버들과 새로운 맴버가 한팀이 되어 2년 동안 서로의 관계를 공고히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맴버가 다시 복귀 했을 때에는 남아있는 맴버들과 신규 맴버들에 의해서 이미 정립되어 있는 관계에 끼어드는 것이 힘들 수 밖에 없다. 이미 각자의 역할, 관계, 그리고 캐릭터가 명확한 상태에서 새롭게 들어가 기존의 관계나 캐릭터를 깨트리지 않으면서 섞이는 것이 녹록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귀한 많은 예능인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겉돌게 되고 이는 시청자들의 실망과 비난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동료들의 뒷받침과 개인의 뚝심이다. 공고한 관계에 끼어 들어가 다시 얽히려면 시간을 보내면서 새로운 관계를 서서히 구축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그 동안 버티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가장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딱히 특별한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하는 그렇게 했다. 예능의 신으로 복귀한 그는 분명 이전의 하하와는 달랐다. 그래서 한동안 하하를 위로하는 것이 무한도전의 소소한 재미의 한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맴버들은 넘어서 심지어는 김태호PD까지 하하에게 힘내라고 위로를 던졌다. 그때마다 하하는 하지 말라고 소리를 쳤지만, 그 시기에 하하는 자신의 기량을 완전히 뽐내고 있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가 다시 부활의 날개를 내비친 건 '프로레슬링'에서다. 이미 수개월동안 연습한 맴버들 사이에서, 새로 합류하게 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심판'이었고, 그는 정말 놀라운 수준으로 심판의 역할을 수행 해냈다. 정형돈과 유재석의 멋진 콤비 플레이에 그의 노력이 살짝 가려졌지만, 프로레슬링을 좋아했던 일부 시청자들은 그의 완벽한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그렇게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했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터졌다. 열세로 비춰졌던 하하가 노홍철을 코너를 몰아넣고 엄청난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그가 캔을 더 빨리 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가 김종국에게 배운 슈퍼 울트라 토네이도 플라잉 니킥으로 노홍철을 물리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거기에서 시청자들은 노력을 봤다.

'아, 정말 노력했구나!'

비록 그렇게 비춰지지 않았을지 몰라도, 하하는 꾸준히 노력하며 한방을 갈고 닦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미 그런 능력은 가지고 있었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났던 예능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천천히 자기가 맡은 바를 해오며 최고의 기회를 기다렸고, 그 기회가 왔을 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냈다.

그렇게 하하가 부활했다. 당당하게 무한도전의 메인으로 노홍철과 함께 끝없는 긴장감과 통쾌함 그리고 재미와 노력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안겨주었다. 박명수는 싫어하겠지만 이렇게 일부의 맴버가 주축이 되어 진행되는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 가지고 있는 고유 포멧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 임에 분명하다. 박명수의 기습공격이나 정총무가 쏜다 처럼 말이다. '하하vs홍철'은 바로 그 포멧의 연장선에 위치한다. 그것을 하하가 노홍철과 함께 해냈다. 그것도 엄청난 재미와 긴장감과 함께 말이다. 

연예인은 한번 물이 오르면 계속해서 큰 재미를 안겨주는 경향이 있다. 이제 시청자들은 정형돈이 어떤 것을 해도 웃을 준비가 되어 있고, 정형돈도 뭘해도 웃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는 다양한 것을 시도할 것이고 시청자들은 기꺼이 웃을 것이다. 정형돈이 물이 올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하도 이번 방송을 계기로 물이 오를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정형돈과 같은 대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하는 원래부터 그럴 저력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이었다. 

하하의 부활, 이것이 얼마나 큰 재미를 안겨 줄지 크게 기대된다. 아마 한동안 그 덕분에 많은 이들이 '미추어 버릴'지도 모른다. 아마 그의 부활은 무한도전 맴버들의 컨디션이 최고이고 그래서 무한도전의 맴버들에게 조금 더 기대려 한다던 김태호PD에게는 아주 큰 희소식일 것이다. 그렇게 부활한 하하가, 또 어떤 재미를 안겨다 줄지 기대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하가 다시 대세가 될 것인가? 비록 노홍철은 '미추어 버라겠지'만, 하하의 부활은 무한도전의 재미를 분명히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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