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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유쾌한 경제방송, 나는 꼽사리다

by 박평 2012. 1. 12.

'나는 꼼수다'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일단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순식간에 대중화 시켜 버렸다. 그 전에도수백만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이 사용자들이 '팟캐스트'라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률은 무척 적었었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의 성공으로 인하여 팟캐스트의 사용자는 급격히 증가했고, 이는 동시에 팟캐스트내에 다양한 방송이 만들어 지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나는 꼽사리다'는 그 흐름 안에 있는 방송 중의 하나이다. '나는 꼼수다'의 김용민교수가 참여하고 있는 점에서 볼 때, '나는 꼼수다'의 이중대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사실 이 방송은 그 자체 만으로 '나는 꼼수다'에 뒤지지 않는 가치를 지닌 방송임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기존에 다뤄지지 않던 '경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는 사실 무척 어려운 학문이다. 이것저것 얽힌 것이 많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용어를 알고 있고, 어느정도의 사전 지식도 있어야 한다. 배우기도 어렵고 제대로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이 경제이다. 그리고 그 덕분에 '경제'는 우리 일상에세 가장 많이 들리면서도 가장 이해가 적은 그런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보니 경제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 정보의 간극, 정보 이해의 간극은 상당히 멀 수 밖에 없었고,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경제인 카르텔'이 형성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알다시피 '카르텔'의 형성은 그 외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 집단안에 속한 사람들끼리의 담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농후 하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하게 예를 들면 세계의 경제 동향에 따라 호황이 올 것 같다면 다른 이들에게는 불황의 정보를 주어 주식을 싼 값에 팔게 하고 그 싼 주식을 사고, 호황이 이어져 주식 가격이 오르고 난뒤 불황이 올 조짐이 보이면 더 큰 호황이 올 것 처럼 분위기를 만들어 자신들이 산 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 넘겨 버리는 일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비싼 주식을 산 카르텔 밖의 사람들은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이는 아주 간단한 예이지만 사실 이것보다 더 복잡하고 고도화된 경제적 꼼수는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물론 나는 '경제 카르텔'을 구축하고 있는 분들이 절대 이럴 분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혹여 국민을 상대로 나쁜 짓을 한다면 이런 것을 일반 시민이 알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고, 심지어 알더라도 이해를 제대로 못하거나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그대로 당하고 마는 경우가 생길 수는 있다는 것이다.

원래라면 이런 것을 줄이기 위해서 학생시절에 국가적으로 경제에 대한 아주 심도깊은 교육을 시켜야 했다.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으니 민주주의 대한 심도 깊은 공부를, 자본주의 국가에 살고 있으니 그에 대한 심도 깊은 공부를 시켜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일인데도 대한민국 교육은 오늘도 영어 단어 하나에 목 매달고 있다. 그러니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고 이 무지가 바로 수 많은 서민들을 등처먹을 수 있는 핵심바탕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가 갑자기 튀어나와 쉬운 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더니 이제는 '나는 꼽사리다'가 나와서 '자본주의', 즉 경제에 대한 공부를 시키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도 최대한 쉬운 말로 말이다.

사실 '나는 꼽사리다'는 처음 몇 번의 방송이 무산 된 적이 있다.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 이다. 그 어려운 경제를 풀려고 하니 기본적으로 재미를 뽑아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구원투수 '김미화'씨가 참여 하였으나 1화를 들어보면 너무 재미를 줘야 한다는 압박에 내용도 별로고 재미도 별로인 방송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 할 수록 마침내 출연진들의 합이 맞으면서 내용도 충실해지고 재미도 충실한 양질의 경제 교육 프로그램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안타까운 점도 많다. 충분히 재미있어졌는데도 아직 출연진들이 그것을 모르고, 그러다 보니 '재미'라는 명제에 빠져 말을 머뭇거리거나 말을 자르는 경우가 있다. 한창 내용에 깊이 빠져 들고 다음 얘기를 기다리고 있는 와중에 이러면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그만큼 출연진들이 경제를 쉽게 풀어 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기 때문이라고 이해는 할 수 있다. 단지 앞으로는 더욱 마음껏 말을 털어 주었으면 한다.

'나는 꼽사리다'는 엄밀히 따지면 '나는 꼼수다'보다도 중요한 방송이다. '나는 꼼수다'가 다루는 핵심 주제는 '정치'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쨌든 적어도 5년에 한번은 대폭 수정할 권리를 국민이 가지고 있다. 그러나 '경제'는 그런 것이 없다. '경제 카르텔'은 평생 그것도 대를 이어 나가는 성질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꼽사리다'와 같이 손쉬운 경제 풀이 방송이 없다면 일반인들은 '경제 카르텔'에 대해서 알 방법조차도 없을 것이고, 이 경제 카르텔이 혹여나 '국민'들에게 나쁜 짓 했을 때 국민들은 스스로가 당하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나쁜 짓에 괴로워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눈치를 못 챈다면 '경제 카르텔'은 이와 같은 짓을 계속 하려 할지도 모른다. 

이런 안 좋은 상황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나는 꼽사리다'는 계속 오래 지속되어야 하는 방송임이 틀림없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경제 카르텔'이 '국민'에게 나쁜 짓을 하려는 의도가 혹여 있거나 생기더라도 마음대로 손쉽게 하기는 힘들 것이다.

'나는 꼽사리다'는 경제를 풀어주는 매우 쉬운 방송이다. 그 방송이 우리 사회를 매우 건전하게 만들어 주는데 일조 할 것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나는 꼼수다'만큼 '나는 꼽사리다'를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들으면 들을 수록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우리 사는 세상에 대한 이해야 말로 세상을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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