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뿌리깊은 나무, 한글날을 공휴일로 해야 하는 이유.

by 박평 2011. 11. 30.

뿌리깊은 나무가 화제다. 서울의 달 이후 근 15년만에 한석규씨가 브라운관에 복귀한 작품이기도 하고, 추노에서 '대길'이 역할을 통해 사극액션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던 '장혁'이 다시 사극으로 돌아온 작품이기도 한데다가, 신세경이라는 청춘스타까지 등장한 작품이니 화제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제 중반을 넘어간 뿌리깊은 나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아마 강채윤의 무술이 나온 장면이나, 송중기가 '왕을 참칭하지 말라'고 반기를 들었던 장면, '무사 무휼!'을 외쳤던 장면, '지랄하고 자빠졌네'라고 말하는 장면등을 꼽을 것이다. 그러나 이 외에도 '뿌리깊은 나무'의 명장면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꼽기는 참으로 어렵다. 그러나 단 한 장면, 모든이가 동의할 수 있을 만한 가장 인상적으로 가장 강렬했던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광평'과 '채윤'이 한글에 대해서 얘기 할때이다.

'28자다'

이 한마디에 놀란 채윤의 표정, '처언... 28자?'라고 자신이 들은 바를 믿지 못해 되묻는 목소리의 떨림, 몸이 아픈 상황에도 당당하고 자신있게 '그냥 28자'라고 말하는 '광평'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힘. 누가 뭐래도 '뿌리깊은 나무'의 핵심 장면이자 가장 최고의 장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연기자들 모두 환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제작진 또한 기가 막힌 연출을 보여주고 있고, 그것이 이 작품의 성공비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근본은 결국 '한글'이다. 우리는 '한글'의 위대함에 소름 돋고 있는 것이다. 그냥 공기처럼 아무렇지 않게 사용했던 한글이 그 당시의 시대와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우리를 어떻게 만들어 나갔는가가 이 드라마 안에 담겨 있다. 물론 드라마이기 때문에 사실과는 거리가 있고, 작품의 재미를 위해 왜곡된 부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한글'은 위대하고 우리는 그 '한글'을 당연하게 사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사람들이 한글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라 여겨진다. 사실상 '주시경'선생이 누군지도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에 '한글'을 다시 돌아 보게 할 수 있는건 이런 대중문화밖에는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결국 영화라는 대중문화를 통해서 사회적 관심을 끌 수 밖에 없었던 '도가니' 처럼 말이다.

그러나 분명히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한글'에 대한 관심은 또 서서히 줄어갈 것이다. 우리는 한글을 그저 당연하게만 여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한글날'을 공휴일로 다시 지정해야 한다. 사실 노동시간이 하루 줄어드는 것보다 한글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이 한번 더 있는 것이 국가적으로 이득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한글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높을 수록 좋다. 한글을 채택했던 '찌아찌아족'이 지원부실로 인해 한글 공급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있는 것도 한글에 대한 관심 부족에 어느정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뿌리깊은 나무는 비록 가상의 이야기지만, 한글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귀한 것인지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에게 있어서 한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한글날의 공휴일 지정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기원해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