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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진화하는 아이유에 대한 기대

by 박평 2011. 11. 28.
사실 대한민국 가요계는 '아이돌'과 '그 외'로 나눠진지 오래다. 아이돌 집단의 굳건한 세력과 힘에 '그 외'가 자신의 설자리를 찾기 힘들었던 시절도 있을 정도이다. 다행히 지금은 다양한 매체의 발달과 '나는 가수다' 혹은 '슈퍼스타K'와 같은 프로그램들 덕분에 가요계는 공존의 길을 가고 있다.

이런 가요계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돌 집단에서 '아이유'는 가장 '탈아이돌'의 길을 걷고 있는 아이돌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아이돌의 대부분은 '엔터테이너'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꼭 예능프로그램에 나오지 않더라도 그들의 새 앨범이나 곡에 대해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노래 그 자체이기 보다는 어떤 무대, 어떤 안무, 어떤 컨셉, 어떤 후크등에 대한 것인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아이돌이나 혹은 현상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사실 가수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엔터테이너'의 성격을 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단지 가수면서 '노래'에 신경을 안쓰는 일부의 태도만 욕을 먹으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아이돌 집단에서도 유독 그들의 '엔터테이너'적인 모습보다는 음악이나 노래 자체가 기대되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이들이 아이돌 안에서 가장 진화된 집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가수'라는 자신의 본분에 아주 깊은 발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러한 진화를 가장 많이 보이고 있는 이가 바로 '아이유'이다.

사실 그녀도 '영웅호걸'이라는 예능이 없었다면 이렇게 강력하게 커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예능에서의 선방이 '좋은날'이라는 좋은곡과 시너지를 일으켰고, 그것이 아이유 돌풍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엔터테이너'로서의 능력이 그녀의 가수로서의 인기를 급상승 시켰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나만 몰랐던 이야기'라는 윤상의 곡을 들고 나오자 사람들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미 성공한 '좋은날'같은 곡으로 한번 더 인기몰이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적 역량이 풍부한 노래를 들고 나왔고 다시 한번 히트시켰다. 

바로 이지점에서 사람들은 엔터테이너로서의 아이유가 아닌 가수로서의 아이유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올 2집의 수록곡들의 면면을 보면서 다시 한번 대중의 기대는 커져가고 있다. 

일단 '나만 몰랐던 이야기'의 윤상이 다시 한 번 참여 했고, '편지, 동경소녀'등을 작곡한 김광진이 참여 했다. 게다가 피쳐링 까지 해 주었다. 거기에 '윤종신, 김현철, 이적'이라는 90년대 이후 대한민국의 음악계를 거의 구축한 트로이카가 다 참여 했고, 식스센스, 좋은날 등을 히트시킨 '이민수, 김이나'콤비가 다시 한 번 뭉쳤다. '음악요정' 정재형의 곡도 있고, 게다가 아이유의 자작곡도 한 곡 들어가 있으며 아이유가 그렇게 좋아라 했던 '코린 베일리 레'의 음악도 들어있다. 그 외에도 명성이 자자한 Ra.D. 정석원, G.고릴라의 곡들로 트랙이 채워져 있다. 

이쯤 되면 기대를 안하기 힘들다.

예전에 아이돌들은 그들의 음악적 세계가 있었고, 명반들을 제작해 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그랬고, 듀스가 그랬다. 그러나 현재의 아이돌 중에서 순수하게 음악적인 부분으로만 기대되는 앨범 그리고 명반이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주는 건 현재 아이유가 유일하다.  

사실 아이유가 '나는 가수다'에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사람들은 급이 안된다며 아이유의 참여를 반대했다. 이는 물론 충분히 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가끔 예술에서는 경력을 뛰어넘은 '새로운 세대'에서만 나올 수 있는 '걸작'이라는 것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위에 말한 '서태지와 아이들'같은 팀이 그러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아이돌 중에서 정말 음악적 완성도가 깊은 앨범 한장 내놓는 일도 이제는 일어날 법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대중이 아이유에 거는 기대는 크다. 아이돌 이면서 아이돌이라는 경계를 허물고 그저 가수로서 좋은 앨범, 좋은 노래를 들려줬음 하는 기대, 바로 그 지점에 지금 아이유는 서있다.

그녀의 앨범이 과연 명반으로 남을 만한 좋은 작품이 될지 아니면 그저 조금은 괜찮은 앨범이 될지는 앨범이 발매해봐야 하겠지만, 아이돌 중에서 이렇게 많은 뮤지션들의 적극적 지원을 받은 인물이 아이유 말고 누가 있었는지 생각해 보면 분명 상당한 수준의 웰메이드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리고 비록 이번 앨범이 명반이 되지 못하더라도 뮤지션으로서 진화해 나갈 아이유가 언젠가는 명반 한장쯤은 던져줄 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살작 해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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