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김제동, 김여진의 정치참여, 잘못한 일인가?

by 박평 2011. 6. 8.

요즘들어 김제동, 김여진등 연예인의 정치참여가 활발해 지고 있다. 일부는 이들의 참여에 찬사를 보내고 일부는 이들의 참여에 대해서 비난을 던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의 정치참여는 매우 지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연예인 스스로도 이미지에 안좋은 타격을 입을 수 있는데다가 자신의 소신을 뚜렷하게 밝힘으로서 생길 다양한 손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손해는 정치권의 외압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것은 대중에게서 받을 수 있는 비난이다.

대한민국은 유난히도 정치 혐오증이 강한 나라이다. 정치에 참여하는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을 보면, '공인이 중립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거나 혹은 '나중에 정치하려고 지금 수쓰는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다. 즉,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딴맘'을 먹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난은 꽤나 설득력이 있어서 '나중에 정치를 할거야'라는 글에 '정치 안 할걸요?', '정치 한다는 보장이 있나요?'라는 대응이 일어나게 한다. 잘 보면 알겠지만 저 대응은 '정치'를 한다면 잘 못 된거라는 인식이 있을 때 생기는 대답이다. 그리고 이후 연예인이 '정치'를 하려고 하면, '역시!'라고 하면서 마치 나쁜 사람인 것 처럼 매도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정치와 연결이 되면 모든 것이 나쁘고 더러운 것처럼 비춰지는 우리네 모습은 그동안의 상황을 지켜봤을 때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이 되고나자 순식간에 이미지가 바뀌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잘못해도 죄를 지어도 멀쩡하게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사는 정치인들도 많이 보아왔다. 민주화 투사들이 자신이 물리치고자 했던 적수와 손을 잡고 미소를 짓고 떵떵 거리며 잘 살고 있는 것도 봐 온것이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에 대한 혐오는 뿌리깊다.

그러다보니 술자리에서 정치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고리타분하며 잘못하면 싸움을 만드는 일이 되었고, 다들 정치권과 연결되길 한편으로는 바라면서 정치라고 하면 치를 떠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지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공인이라고 할 수 있는 연예인이 정치적 행위를 한다고 하면 눈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 참여는 결코 혐오의 대상이거나 잘못 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 모두는 은연중에 정치에 참여하고 있다. 투표를 하고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남기고 하는 모든 행위들이 바로 정치행위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란 생활의 일부이지 뭔가 특별하게 해야 하는 일은 아니다. 그것은 당연한 의무이자 책임이고 연예인도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임에 분명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연예인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명확히 밝히고 고액의 후원금을 내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그들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는다. 그리고 국민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이것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비난하거나 욕을 하지도 않는다. 누군가가 하나님을 믿는다고 비난할 수 없고 부처님을 믿는다고 비난할 수 없듯이 어떤 정당이나 정책을 지지하는지를 가지고 욕할 수 없다. 그것은 개인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극적인 정치참여는 독려되는 것이 맞다. 예를 들어서 '대학무료교육'이라는 정책을 내놓은 정당이 있다고 치자. 이 정책을 보고 그 정당을 지지한 연예인이 있다. 그리고 이 연예인은 공개석상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적극적 정치 참여 활동을 했다. 그래서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런데 그것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이 연예인은 공개적으로 정당에게 항의를 하거나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왜냐면 자신이 그 정당을 뽑았고, 그 정당을 뽑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뽑은 정당이 공약을 이행하지 않을 때 비난하지 않으면 그 비난은 당연히 자신에게 올 것이기 때문이다. 정당이 잘 못하고 있다면 잘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 자신이 그만큼 발벗고 나섰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연예인들의 정치참여는 바람직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물며 단순한 정치 참여를 넘어 직접 정치에 뛰어드는 것도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그 연예인이 뜻하는 바가 있고 그것이 옳다고 여긴다면, 그래서 정치를 통해 국민들이 바라는 것을 잘 이행한다면 정치 참여 자체를 나쁘다고 보면은 안된다. 단지 그렇게 되지 않는 경우를 우리가 많이 봤기 때문에 철저히 감시하고 잘못하면 아주 혼쭐을 내주기만 하면 된다.

대한민국안에 존재하는 정치에 대한 혐오는 그 혐오감을 드러냄으로서 마치 자신은 순결하고 깨끗하며 때묻지 않았다는 느낌을 줄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는 가장 게으르고 세상을 가장 더럽게 만드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연예인 뿐만 아니라 일반대중 또한 정치를 혐오하게 만들고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싫어하게 만들며 정치와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욕함으로서 많은 이들이 정치와 연관되는 것을 꺼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좋아할 것은, 자기 마음대로 해 먹을 수 있게된 우리가 혐오하는 '정치인'뿐이다.

연예인들의 정치참여는 그 자체로 욕할 일은 아니다. 물론 그들이 주장하는 혹은 바라는 바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비판해도 된다. 하지만 참여 그 자체만 가지고 욕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그렇게 싫어하는 정치를 더 싫어하는 놈으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비록 이들의 주장에는 비판을 가하고 반박을 할 지언정 정치참여라는 행위 자체에 돌을 던지는 일은 삼가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보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