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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베껴진 나가수와 베끼는 프로그램들.

by 박평 2011. 6. 6.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이다. 아니 엄밀하게 말하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열풍이라고 보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슈퍼스타K2'가 만들어낸 이 흐름은 '위대한 탄생'을 거쳐 '나는 가수다'로 진보하였고, '나는 가수다'는 다시 '불후의 명곡2'라는 아류작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갈래가 나눠줘서 '오페라 스타', '신입사원'등의 잔가지를 만들게 되었다. 바야흐로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 너무나 똑같은 프로그램들

그러나 이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열풍뒤에는 약간은 씁슬한 사실이 있다. 이 프로그램들이 프로그램의 독창성을 전혀 지니고 못하지 있다는 점이다.

슈퍼스타K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아메리칸 아이돌'을 기반으로한 프로그램이다.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와는 다른 멘토제를 들고 나왔지만 이 멘토제는 영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X-factor'의 요소이기도 하다. 

오페라스타는 영국의 '팝스타 투 오페라'를, 아직 방송전인 댄싱 위드 더 스타 또한 영국의 동명 프로그램의 컨셉을 그대로 사와서 만들어지고 있다. '코리아 갓 탤런트' 또한 영국 브리튼 갓 탤런트'의 판권을 사와 제작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등 또한 외국의 방송을 가져온 작품들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을 한국으로 국한 시켜서 한국 방송계를 지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위에 언급된 프로그램 대부분은 한국 뿐만아니라 또 다른 외국에서도 제작되어 방송이 되고 있다. 하나의 잘 만든 프로그램의 포멧이 전 세계로 수출되는 현재의 제작 풍토는 외국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국내 유입을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자체 컨텐츠를 가져야.

그러나 외국산 TV 프로그램의 과다 유입은 바꿔 말하면 한국의 컨텐츠 제작 능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외국의 유명한 프로그램의 포멧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에 비해 한국 예능의 판권을 구매해 간 경우는 잘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방송사는 자기만의 조금 더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 애쓰고 노력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먹힐만한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따올 생각만을 하는 것 같은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는 프로그램의 일부 연출마저 똑같은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대형 버스에 프로그램의 로고를 큼지막하가 도배해 놓고 버스 2~3대가 달려가는 것을 공중에서 찍는 연출은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심지어는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다. 이런 획일적인 연출은 프로그램 마다의 독창성을 느낄 수 없게 해주며 그저 똑같은 방송들을 계속 보는 것과 같은 지루함을 시청자에게 주게 된다. 이런 행태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

그런점에서 나는 가수다는 계속 적으로 사랑을 주고 관심을 가져야 할 컨텐츠로 보인다. 일단 기존의 아주 뛰어난 가수들이 무대에서 서바이벌을 한다는 포멧 자체가 새롭고 독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나라나 대한민국 처럼 '아이돌'강세 '팝스타'강세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볼 때, 진정으로 노래를 잘하는 연륜있는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확실히 메리트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boyz 2 men 이나 바바라 스트라이샌드, 4 blonde, 부활했다는 평을 받긴 하지만 예전같지 않은 휘트니 휴스턴 같은 가수들이 나와서 '나는 가수다'를 찍는다면, 생각만해도 소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가수다는 굉장히 독창적인 컨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세계시장에 판권을 판매할 수 있을 만한 프로그램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계속 관심을 가져주고 조금 더 명확한 컨셉을 잡을 수 있도록 차분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자리만 잡힌다면 확실히 팔릴 것이다.


- 불후의 명곡2

나는 가수다의 독창적 컨셉은 바로 '불후의 명곡2'라는 아류를 낳았다. 개인적으로는 불후의 명곡2 또한 굉장히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돌이 실력이 떨어진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아이돌이 가지고 있는 가수로서의 재능을 보여준다는 것 만으로 시청자들을 귀와 눈이 즐거워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연출이다. 불후의 명곡2는 '나는 가수다'에서 약간의 형식만 바꿨을 뿐, 연출의 흐름은 '나는 가수다'와 너무나 흡사하다. 시청자들에게 표절방송이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이니 비슷한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고 본다.

나는 가수다의 독창적 포멧을 우리가 지키고 가꿔야할 컨텐츠라고 봤을 때, 불후의 명곡2의 연출 방향은 확실히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조금 더 독창적이고, 조금 더 색다른 전달법을 사용했다면 충분히 나는 가수다 만큼의 호평을 얻을 수 도 있는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가수다는 포멧을 지키고 다듬어 나가야 하고 불후의 명곡2는 색다른 연출을 고민해 봐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재미를 이끌어 내 줄 수 있어야 한다.


- 독창적 컨텐츠에 대한 욕망 

롤러코스터라는 방송이 시작됐을 때, 사람들은 열광했다. 이유는 단 하나다. 새로웠기 때문이다. 시청자는 새로운 형식에 열광한다. 그리고 독창성에 반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뻔하다. 더 큰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아직도 내 인생에 가장 강렬했던 키스는 첫키스였고, 가장 뜨거웠던 사랑고백은 처음으로 입밖으로 '사랑해'라고 말 했을 때이다. 프로그램 또한 마찬가지이다. 기존의 인기있는 포멧을 베끼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그리고 완전히 독창적인 컨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지금 방송 제작진들이 해야할 고민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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