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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한류의 시작,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by 박평 2011. 4. 9.

미국에서 신경숙의 책 엄마를 부탁해가 호평받고 있다. 여러 신문기사에서 이미 밝혀진 것처럼 미 최대의 서적판매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판매순위 40위 권에 도달했으며 반스앤노블스(서적체인)에서도 베스트셀러 8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도의 호응이라면 아마도 앞으로 순위는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서적의 경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 까지는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신경숙의 소설이 미국에서  환영받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예로 부터 한국의 문학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힘과 아름다움에 비해서 많이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마침내 신경숙이라는 작가를 통해서 미국 시장에 한국의 소설이 가진 재미와 힘을 분명히 전달해 주는 것이 가능해 졌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호평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 작품이 대중적인 지지를 받는 첫번째 작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어렸을때를 회상해 보면 '무라카미 하루키'를 필두로 한 일본 소설들이 소개됐을때, 정말 한도 끝도 없이 많은 일본 작가들의 책이 서점에 쌓여 있었다. 일본 소설이 먹힌다는 것을 안 출판사들이 여러 작품들을 소개했던 것이다. 물론 일부는 그 번역 수준이라는 것이 한심한 수준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좋은 작가들의 작품은 꾸준히 인정받게 되었다.

나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작가가 표현한 것처럼 '첫눈'이기를 빈다. 첫눈은 곧 계속 눈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처럼 뒤이어서 다양한 한국의 소설들이 미국에 소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순전히 그녀의 책이 얼마나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느냐에 달려 있다. 따라서 그녀의 소설의 판매가 늘고 아마존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보면 그녀가 분명히 첫눈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류 열풍은 가요계로 시작이 되었다. HOT, 안재욱, 베이비복스, 클론 같은 그룹들이 아시아권의 나라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고, 그로인해 한류는 시작되었다. 이 한류가 일시적인 거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재진행형인 것을 보면 한류는 확실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아시아 전반에 닥친 일종의 문화흐름과도 같은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요계를 필두로 하여 얼마후에 영화가 한류의 바통을 이어받게 되지만 실제 영화는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그러면서 한류 위기론이 불거졌었는데, 그것을 한방에 날려준 장르가 드라마였다. 

겨울연가의 말도 안되는 히트와 주몽, 대장금과 같은 작품들의 성공으로 인해 다시금 한류의 열풍은 거세졌고, 드라마와 함께 이름을 알린 대중가수들(비가 대표적이다)로 인해서 한류는 한 장르에 국한 된 것이 아닌 복합적 대중문화가 만들어낸 것이 되었다. 그런점에서 한류는 지속가능한 그리고 계속 성장할 것이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문화가 아시아 문화의 흐름을 이끌고 나가는 형국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중문화가 치고 나가는 형국에서 순수문화들이 아직 큰 힘을 못내고 있다는 것은 아쉽다. 대중문화도 중요하지만 순수문화들이 가지고 있는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보통 문화강국이라 함은 대중문화와 순수문화의 조합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순수 문화라는 새로운 용어가 낯설 수도 있어나 순수문화는 '미술, 음악, 무용, 순수문학'과 같은 매우 기초적인 문화를 말한다. (일부에서는 대중문화의 반대말 격으로 '고급문화'라 표현하기도 하는데, 정확한 용어가 없음으로 여기서는 그냥 순수 문화라 통칭하자.) 

대중문화는 물론 한류의 주축이다. 그러나 나는 순수문화 또한 또 하나의 한류를 일으켜 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이 지니고 있는 예술성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수많은 문학들이 그렇고, 미술작품들도 그렇다. 한국 무용도 마찬가지다. 나는 최근에 한국무용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 것이 주는 충격은 엄청났다. 이렇듯 한국이 대중문화 그리고 순수문화까지 한류의폭을 넓혀간다면, 한국의 문화가 한류라는 이름으로 세계 문화에 한 흐름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점에서 순수문화와 대중문화의 정확하게 중간지점에 위치한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단순히 소설 하나의 성공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 작품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벌써 비판의 소리도 흘러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 감정은 분명히 미국인들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이 한류의 폭을 넓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는다.

그녀의 책이 발간 된 것에 그리고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것에 박수를 보내며, 아마존 닷컴의 몇몇 의견들을 소개해본다.

 This story is about complex emotions and interactions between family members. It was striking how differently each member of the family handled the disappearance. It was powerful and fragile at the same time.

-> 이야기는 가족구성원들 사이의 복잡한 감정과 상호작용에 관한 이야기이다. 가족들이 엄마의 실종에 얼마나 다르게 반응하는지는 참으로 놀랍다. 이 작품은 힘이 넘치며 동시에 섬세하다.



 
I loved every minute that I was able to steal away and read Kyung-soak Shin's poetic prose, and I'd recommend this book to anyone who is a mother, who knows a mother, or who has a mother. 

-> 나는 신경숙의 시적인 문장을 읽으며 보내버린 모든 시간을 사랑했다. 그리고 나는 엄마인 사람, 엄마를 아는 사람, 엄마를 지닌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It is a little hard to follow in places and the shifts in person and tense may have lost something in translation, but the prose is addictive. 

-> 장소를 따라가기가 그리고 인물의 변화를 따라가기가 약간 어려웠다(소설안에서 가족들의 시점이 돌아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리고 번역 과정에서 몇몇 문장이 없어진 것 같다. 하지만 문장은 중독성이 있었다.

 
The characters are real, dialogue is real, and writing is simple and telling.

-> 캐릭터도 실제고, 독백도 실제고, 글은 단순하고 전달성이 좋다.


 
But other aspects bothered me--especially the second person point of view which was distracting and confusing. I also did not understand what happened to the mother . . . 

-> 하지만 다른 면들이 나를 짜증나게 했다. 특히 두번째 인물의 시점은 혼란스러웠다. 또한 엄마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 가장 부정적인 평인데 그래도 별 3개)
 



(이 기사는 www.heraldtimes.co.kr 에도 송고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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