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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이준기 - 영화계는 준기를 좋아해. (2006년 글)

by 박평 2009. 3. 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입대를 핑계로 페이퍼를 잠시 중단한지 벌서 100일이 넘어갔네요. 저는 현재 100일 휴가를 나왔답니다. 4박 5일 일정인데, 아시다시피 4.5초 더군요. -_-;;;

일전에 어떤분이 휴가 때마다 하나씩 발행해도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셔서 이렇게 영화보고 냉큼 올립니다. (유흥을 포기하고 ㅠ.ㅠ ㅎㅎ) 즐겁게 봐주세요~


내 멋대로 배우보기 사상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한 편은 바로 '강동원'편이다. 솔직히 깜짝 놀랐는데, 무려 5000명 넘는 분들이 그 글을 읽어 주셨다. 그 것은 내가 글을 잘 써서도 아니고, '강동원'이라는 스타의 인기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펼쳐진 헤프닝 정도로 기억한다.

 

서두에 강동원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근래에 한국 영화계에 나타난 꽃미남형 배우중에서 가장 강력한 포스를 휘두르고 있는 이가 바로 강동원이기 때문이다. 오똣한 콧날에 크면서 촉촉한 눈에, 작은 얼굴은 꽃미남이 가져야 할 대표적인 요건들을 충족시키고 있다.

 

배우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물론 연기이다. 하지만 얼굴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다 강동원, 장동건처럼 잘 생길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생긴 배우들은 분명 꼭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의 얼굴이라는 것은 선천적으로 받은 큰 무기임에 틀림없다.

 

군대에서 훈련을 받는 1달동안 외부생활과 격리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깥 소식을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운전병이 되어서 후반기 교육을 받는 한달동안 그나마 TV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왕의남자가 신드룸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면서 땅을 치고 가슴아파했다. 찍는다는 이야기가 나올때 부터 기대하던 작품이었으니까.

 

그때까지만 해도 이준기에 대한 나의 관심은 왕의 남자 포스터에서 보이던 그 아름다운 모습에서 느낀 호감 정도였다. 그 이상은 아니었고 딱 거기까지 였다. 그당시 나는 네이버 등을 통해서 이준기라는 배우에 대해서 프로필을 확인하고 사진을 보았고 그냥 이런 배우가 있구나 하는 수준에서 관심을 멈췄다. 실제 그의 예전 사진과, 포스터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모습 사이에는 약간의 간극이 있었다. 결국 그에 대한 관심은 시작부터 끝까지 오직 '외모'에 일관되어 있었다.


그러던 군생활도중,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광고를 통해, 그리고 여러 보도를 통해서 지금 '이준기'때문에 밖이 난리가 났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래 '꽃미남'. 새로운 '꽃미남'형 배우의 등장이었다.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에서 첫 등장 할때, 그 우산씬에서 내 주위에 여성들은 돌비 서라운드로 비명을 질러댔었다. 그만큼 강동원의 이미지라는 것은 참으로 뛰어난 것이었는데, 이준기 또한 그에 못지 않는 것 같았다. 광고나 혹은 그외 방송에서 가끔 나오는 이준기를 볼때면, 정말 '꽃미남'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났으니까.

 

휴가를 나와서 이 엄청난 작품을(솔직히 태극기의 기록을 이렇게 빨리 깨줄 영화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어떻게든 보려고 발악하다가, 3일째인 오늘 겨우 보게 됐다. 보고 난 후의 감흥은 '정진영, 감우성'에 더 다가갔지만, 역시 '이준기'가 대세니까 이준기에 대해서 살펴 봐야지 했다. 게다가 나는 신인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왕의 남자에서 이준기는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에서 나왔던 것보다는 덜 매력적인 이미지로 나온다. 그러니까 그 꽃미남의 이미지가 강동원 보다는 적게 묻어 나온다는 것이다. 그냥 단순 CF에서는 둘이 용호상박이지만 영화안에서의 여자를 자지러지게 할만한 이미지는 강동원의 그것이 더 쌨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준기가 밀리는 것이 아니다. 이준기는 강동원보다는 좀더 나은 연기로 극안에서 활약을 펼쳤다. 나는 이것이 이준기가 연기를 더 잘해서라기 보다는 같이 공연한 배우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이준기는 정진영과 감우성 곁에서 공연을 했고, 강동원은 조한선과 이청아 사이에서 연기를 했다.

 

자꾸 강동원과의 비교가 되는 것 같다. 그만큼 현재 최고의 주가를 가지고 있는 2대 꽃미남이라는 반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안에서의 준기씨를 좀더 파보자.

 

그러니까 영화안에서 그의 연기는 조금 서투른 것 같으면서 극안에 정확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이것은 참으로 희한한 케이스인데, 대사를 칠때 대사의 첫머리가 좀 어색한 것 같은데 끝마무리는 감질맛이 난다는 것이다.

 

보통 연기가 서툰 사람들은 대사의 끝을 제대로 마치지 못해서 설거운 티를 내는데, 이준기는 처음의 어색함을 좋은 마무리로 표현해냈다. 내가 봤을 때, 이것은 이준기라는 배우 자체가 이 역을 소화하기 위해서 아주 부단한 노력을 했고, 그가 천성적인, 감각에 의한 연기 보다는 노력에 의한 연구에 의한 연기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주위에 있는 감우성과, 정진영으로 본다.

 

감우성의 경우에는 드라마적인 연기를 하는 대표적인 배우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물 흐르는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그에 반해 정진영은 연극적인 연기를 하는 대표적인 배우다. 동작이 크고 강약 조절이 명확하다.

 

이 사이에서 이준기는 부단히 선배들의 연기를 보고 공부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정진영과 공연할 때, 그리고 감우성과 공연할 때 자신의 연기 톤을 살짝씩 바꾼다. 물론 이는 대본상에서도 혹은 연출상에서도 어느정도 계산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여간, 이런 덕분에 영화의 두 기둥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공길이는 어느 장면에서도 튀지 않고 매우 다른 성격의 두 기둥을 잘 이어간다. 실제 이 영화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50%이상 기여한다고 본다.

 

게다가 이준기의 꽃미남이라는 것이 강동원의 그것과는 조금 다른데, 강동원이 약간의 서구적인 형태의 꽃미남이라면, 이준기는 굉장히 동양적인 형태의 꽃미남이다. 특히 그 쫙 찢어진 눈은 전형적인 동양스러움의 표본아니던가?

 

CF에서 보는 그의 모습도 분명 매력적이지만, 사극에서의 그의 모습은 한층 더 매력있다. 얼굴과 눈에서 풍기는 동양적인 선이 사극과 매우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그가 왕의 남자가 아닌 다른영화에 출연했었다면 이렇게 까지 큰 신드룸은 없었을 것이다. (이 얘기는 그가 이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이렇게 잘 됐다는 뜻도 된다.)

 

내 입장에서는 너무나 반가운 것이, 그가 가진 외모적인 조건과 내가 감히 예측하고있는 그의 노력을 생각해 봤을 때, 그는 대성할 수 있는 배우라는 것이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왜냐? 동양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단순 잘생긴것 아니라, 이준기는 얼굴에 특성을 지니고 있고, 그것이 매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이 작품에서 같이 공연한 사람들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의 연기에서 다 한몫 하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배운 것 또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게다가 천만을 넘긴 영화에 출연을 했다는 것도 큰 힘이 될 것이고, 그것이 사극이라는 것도 힘이 될것이다. 마지막으로 처음부터 어려운 여성의 역할을 했다는 것도 힘이 될 것이다. (패왕별희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한국 영화계가 계속 성장을 멈추지 않고 달려 나갈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그리고 연기를 가볍게 생각하지 않는 배우들이 속속 나오기 때문일 것이다. 단순히 잘생기고 그런 배우가 아니라, 자신의 외모에서 특색을 지니고 있는, 그리고 연기에서 색깔을 가지고 있는 배우들말이다.

 

아직 이준기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그는 아직 초짜니까. 하지만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 과정은 물론 재밌을 것이고. 그의 다음 영화가 그래서 자꾸 기다려만 진다.

 

어떤 연기로 혹은 어떤 이미지로 또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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