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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또 하나의 예능소재 발굴한 <무한도전>탐정특집

by 박평 2014. 2. 8.




현재 대한민국에서 방송되고 있는 많은 예능의 원류라고 평가받고 있는 작품이 무한도전이다. 무한도전에 나왔던 다양한 아이템들이 변형되고 개선되어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이 되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한도전> 탐정특집은 또 하나의 예능 소재를 발견해 냈다.


최근 <더 지니어스>의 인기에서 보듯이 대중들은 머리를 쓰는, 그리고 반전이 있는 어려운 예능에 대한 갈망을 지니고 있다. 적극적으로 몸을 사용하거나(런닝맨, 우리 동네 예체능), 도시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거나(정글의 법칙, 1박 2일, 청춘불패), 다양한 도전을 시도하고(진짜 사나이, 남자의 자격), 가족애를 강조하는(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등 다양한 리얼버라이어티들이 대중의 인기를 받아왔지만, 최근에 가장 뜨거운 반응을 만들어 낸 것은 역시 <더 지니어스>와 같은 적극적으로 머리를 사용하고, 방송이 끝난 후에도 다양한 뒷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는 예능이었다. 


<무한도전>이 시도한 탐정특집은 바로 이 같은 대중의 기호에 정확하게 맞아떨어진다. 추리한다는 것은 수많은 대중이 보는 내내 집중해야 하고, 머리를 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렵긴 하지만 재밌고, 신선하다. 방송이 끝난 후에는 방송에서 언급되지 못한 다양한 단서들에 대해 시청자들이 의견을 교환하고 이야기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더 지니어스>가 인기 있는 이유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게다가 <더 지니어스>가 일종의 보드 게임을 현실화시킨 것에 비해 탐정은 실제 일어날 수 있는 혹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추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 더 자극적이고, 더 넓은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소재이다. 집중도가 높다.


<무한도전>에서는 탐정특집을 구성하면서 실제 일어났던 범죄 환경을 구성해놓고, 출연진들이 어떤 상황인지를 맞추는 코너를 마련했다. 쓰러져 있는 여자의 자세, 담배꽁초의 숫자, 찻잔의 위치 등 단서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추리해 나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스릴 넘쳤고, 시청자 또한 몰입해서 같이 단서를 찾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만약 용의자를 몇 명 제시하고 이런 단서들을 조합해서 실제 범인을 맞추는 식으로 진행됐다면, 그때 만들어질 재미는 <더 지니어스> 못지 않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추리에 필요한 소재가 다양한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범죄 기록들을 살피면 실제 있었던 유명한 사건이나 혹은 놀라운 사건들이 많다. 이러한 사건들을 소재로 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 분명하다. 이런 방식으로 범인을 추리해내는 추리게임은 꽤 흥미로운 작품이 될 것이다.


<무한도전>이 제시한 또 하나의 소재가 <무한도전> 안에서 어떻게 방송으로 만들어질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본격적인 내용이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에 잠깐 삽입된 코너만으로도 하나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질만한 특별한 소재를 선보인 것은 분명하다. 


<무한도전>이라는 방송에서 가장 무모한 것은 매번 방송의 컨셉을 바꾼다는 것이다. 매번 컨셉을 바꾸면서 일정한 수준의 퀄리티를 만들어 내는 것은 제작진과 출연진 전부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그런 일을 계속 해오고 있다. 그런 끊임없는 새로운 시도 속에서 또 하나의 좋은 방송소재를 <무한도전>이 만들어 냈고, 이는 곧 여전히 <무한도전>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미친 짓을 열심히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상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내고자 애쓰는 제작진과 그 다양한 아이템을 지니고 일정한 수준의 재미를 계속 만들어 내는 출연진들이 경외롭게 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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