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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과한 네티즌의 마녀재판과 담담했던 김새론의 대응

by 박평 2014. 2. 3.

사진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사진에 와인 잔이 함께 찍혔고, 담배가 함께 찍혔다. 사진 속에는 김새론을 비롯한 여러 아이가 있었다. 이 사진으로 김새론은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 여기에 카더라 통신이 더해진다. 김새론은 어느덧 노는 아이가 되어 있었다. 


우리는 사진으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네티즌은 이 정보를 가공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그 이야기는 일종의 의혹일 수도 있고, 추정일 수도 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그 의혹과 추정이 인터넷이라는 공간 안에서는 유독 빠르게 진실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뻔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경우는 과거에도 흔했다. 사람들은 추정을 바탕으로 기정사실을 만들어 내는 것에 능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기정사실은 그것이 진실이 아닌 것이 드러난 후에도 일부 사람들에게는 진실로 각인됐다. 그래서 대중은 연예인 그 자체가 아닌 자신이 만들어 낸 연예인의 이미지만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때로 이 같은 일이 연예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혐의 처리를 받은 강호동은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탈세 연예인으로 각인되어 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은 좋은 일보다는 안 좋은 일에 이 같은 추정의 성급한 진실화를 하는 경향이 많고, 이는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새론양이 이번 사건에 한 대응은 바람직했다. 그녀는 논란이 있던 바로 그 순간에 글을 써서 논란을 키우지도 않았고, 짧게 감정만을 표현해서 네티즌들의 화를 돋우지도 않았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 담담하게 마음을 담아 장문의 글을 남겼을 뿐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무게감과 더불어 자신의 태도에 대한 반성, 그리고 마치 자신을 아는 것처럼 호도하여 그릇된 정보를 생산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 그리고 이 모든 사태에 대한 관조적 판단이 모두 들어있었다. 작은 정보를 가지고 오만가지 추정을 해낸 사람들과 모든 사태를 다 겪은 후에 나온 그녀의 이 차분한 대응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 차이에서 성급한 추정의 진실화를 외쳤던 사람들은 아마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대중은 연예인에 대해 도가 넘칠 정도의 관심을 보일 수 있고, 다양한 의혹을 제시할 수 있다. 그것은 때론 대중의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대중에게도 비약할 권리는 없다.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확인된 것처럼 과장하는 그런 태도에 대해 이 어린 배우가 담담하게 일침을 놓은 것이다. 


대중과 연예인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다. 서로 사랑하고 증오한다. 이 오묘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왜곡이 일어나는 것은 일상적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수위 조절이 필요한 것도 분명하다. 약간의 흠이라도 보일 것 같으면 득달같이 달려드는 과격한 일부 네티즌의 모습은 과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논란은 오직 논란 외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조금씩 더 자중하고 팩트를 파악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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