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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12

크리스말로윈으로 세상을 깐다. 문화대통령 서태지 아마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이라는 조금 민망한 호칭은 과장됐거나 허세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는 서태지를 문화대통령이라고 부르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이 호칭을 얻게 된 것은 단지 그가 스타여서, 그가 인기가 많아서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서태지가 아닌 더 인기가 많았던 다른 가수에게 이 호칭이 주어져야 했을 것이다. 음악이 최고로 훌륭해서도 아니었다. 그의 음악은 시대를 선도했고,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여러 장의 앨범을 올려놓을 정도로 뛰어난 것이었지만, 서태지의 음악이 최고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지가 문화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것은 그가, 음악을 넘어 패션과 문화, 그리고 사회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사회에.. 2014. 10. 16.
서태지의 소격동, 그가 추억하고 있는 것과 기억하고 있는 것 서태지가 세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던져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비판했고, 을 통해서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가 사라졌음을 외쳤다. 을 통해 인터넷의 폐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런 서태지의 모습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가 과거를 추억한 이 노래를 통해서 현시대를 강하게 비판해주기를 바라고 기대했던 것은. 하지만 그의 말대로, 그는 단지 과거를 추억할 뿐이었다. 그의 어린 시절, 그가 살던 동네, 그리고 그가 기억하던 순수했던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소격동'이라는 노래 안에 가득 차 있다. '등 밑 처마 고드름과 참새 소리 예쁜 이 마을에 살 거에요.'와 같은 가사를 통해 그는 그 시절의 아름다운 시기를 추억한다. 하지만 그에겐 단지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닌 것 .. 2014. 10. 10.
아이유 소격동 뮤직비디오 공개, 서태지는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었나. 아티스트가 자신의 음악으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를 일일이 따져가며 문화생활을 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머리 아픈 일이다. 구태여 그럴 필요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문화라는 것은 느껴지는 대로 즐겨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태지의 프로젝트는 그 자신이 '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배경을 설명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가 그리고자 했던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무엇일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공개된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의 가장 중심은 사라진 여자아이다. 이 여자아이는 상처를 입고, 어울리는 친구가 없다. 그런 그녀가 한 소년에게 마음을 연다. 그리고 그 소녀는 불빛이 없을 때 만나자고 소년에게 쪽지를 .. 2014. 10. 6.
서태지와 아이유가 함께한 소격동, 그 안에 숨은 오묘한 느낌 서태지와 아이유와 함께 작업한 소격동이 공개됐다. 이미 출시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만큼 발매 이후에도 각종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서태지와 아이유의 이름값을 해냈다. 소격동은 몽환적인 느낌이 노래 전반을 감싸고 있다. 전자음들을 사용해 만들어내는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멜로디 라인들이 노래를 가득 채우고 있다. 너에게, 영원, 모아이의 느낌까지, 서정적이면서 동시에 섬세했던 그 시절을 보낸 사람이 느껴볼 수 있는 구성이다. 전자음으로 이런 감성을 만들어 내는 서태지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게 한다. 이런 곡 위에 올려진 아이유의 노래는 마치 하나의 사운드가 된 것처럼 곡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그녀의 청초하고 청량한 목소리는 그 시기의 순수함을 완벽히 그려내고 있다. 서태지가 만들어 낸.. 2014. 10. 2.
서태지의 소격동 프로젝트, 어째서 아이유인가? 서태지가 그리는 1980년대의 소격동은 어떤 그림일까? 이에 대한 기대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 서태지라는 가수가 지닌 상징성과 그가 만들어왔던 음악적 성취들을 생각하면, 서태지가 그리는 그 혼란했던 시절과 그 안의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평이하지 않을 것이다. 음악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무척 뛰어난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여자 버전을 아이유가 한다는 것은 그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이유가 지니고 있는 음원파워라든지, 인기를 생각해 보면 현재 모든 여자 아이돌 중에서 아이유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서태지와 함께하는 아이유에 대한 관심, 아이유와 함께하는 서태지에 대한 관심, 어느 것이든지 간에 클 수밖에 없다. 과거의 최고와 현재의 최고의 만남이기 때문에도, 혼자 놀.. 2014. 9. 30.
서태지 소격동 프로젝트가 기대되는 이유 서태지가 소격동 프로젝트로 돌아온다. 아이유와 함께 1980년대 소격동에서 일어난 슬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테마는 서태지의 기존 행보를 봤을 때 매우 파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서태지는 최근작 8집 ATOMOS에서 'Moai'와 'Human Dream'등의 노래를 통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다. 그의 노랫말은 자아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과 걱정과 감성들을 담고 있었고, 따라서 일부 청자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공감하기 힘든 가사였다. 그 안의 상징성과 이야기를 추측해 보는 건 분명 즐거운 일이지만, 노래가 직접적으로 전달해주는 이야기에 공감하기 힘들다는 것은 분명 그의 음악이 지닌 약점이기도 했다. 물론 서태지가 이런 노래만 불러온 것은 아니다. 그의 데뷔작 '난 알아요'부터 그는 보편적인 감성도 함께.. 2014. 9. 30.
스타가 없어도, 연출과 각본, 배우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94> 2012년 최고의 드라마 중의 하나는 누가 뭐래도 이었다. 서인국, 정은지라는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신인(?)들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고, 그 외에 등장하는 조연들도 '은지원', '호야' 정도를 제외하면 큰 대중적인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배우도 없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2012년 최고의 드라마 중의 하나가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스타는 없었지만, 에는 뛰어난 연출과 각본과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응칠신드룸을 만든 장본인들은 아마도 이러한 공식을 정확하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는 과 마찬가지로 스타성이 떨어지는 배우들로 드라마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의 후속작인 만큼 차기작의 흥행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제작진은 '스타'를 투입하고 .. 2013. 10. 21.
20년전 약속 지킨 서태지, 그가 문화대통령인 이유. 20년전에 한 약속을 지킨 적이 있습니까? 저는 어렸을 때, 아는 누나와의 통화에서 내가 30살이 되었을 때 나도 미혼이고 누나도 미혼이면 누나와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만... 서른살이 되었을 때 지키지 못했습니다. 한 10 여년전 약속도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더군요. 그게 아니라면 20년전에 한 약속을 기억은 하고 있습니까? 20년전에 무슨 약속을 했는지 전혀 기억도 나지 않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입니다. 그게 당연한 거니까요. - 20년전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서태지. 그런데 20년전에 팬들과의 약속을 지킨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서태지'입니다. 그는 20년전 했던 인터뷰에서 '20년 뒤에 팬들을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커피를 산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습니.. 2012. 11. 30.
서태지 아카이브, 사생팬이 아니라 공생팬을 보여주다. 서태지 아카이브가 문을 열었다. 서태지에 대한 모든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이는 서태지 팬들이 주축이 되어 2010년에 정식으로 소속사에 저작권 승인을 받고 자료를 모아 만든 일종의 서태지 기록관으로서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직접 비용을 마련해서 만든 일종의 헌정 공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서태지 아카이브는 단순한 헌정공간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역사로서의 한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의미에 대해서 한번 이야기 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컨텐츠'의 생산을 할 수 있는 인물이 극히 한정되어 있었다. '자료'가 제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중 문화계에 대해서 글을 쓰려면 글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자료들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그 자료들을 정확하게 머리속에 넣고 꺼내서 사용.. 2012. 3. 30.
데뷔 20주년, 문화대통령 서태지의 유산 20년 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첫 앨범이 발매 되었을 때, 서태지와 아이들이 대한민국을 얼마나 크게 뒤흔들지를 예측한 사람은 아마 없었을지도 모른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곧 새로운 세상의 등장과 같았고, 우리가 컴퓨터 혁명, 인터넷 혁명 등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던 것 처럼, 서태지의 등장이 어떤 변화를 만들고, 어떤 것을 남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가 만든 변화, 혹은 그가 가져온 변화, 아니면 그가 남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그럴 가치가 있는 인물로 20년의 세월을 지내왔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가 남긴 유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1. 본격적인 아이돌 시대의 개막. 그 .. 2012.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