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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성공적인 솔로 앨범, 개리의 <MR.GAE>

by 박평 2014. 1. 15.




'따로 또 같이.' 대한민국 대중음악계를 관통하고 있는 이제 흔하디 흔해져 버린 활동 공식이다. 팀으로 나와 솔로 활동을 하고, 또는 다른 뮤지션과 또 다른 팀을 구성해서 음악을 선보이는 현재의 추세는 '따로 또 같이'를 넘어 'Mix & Match'까지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능있는 음악인의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방식은 대중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클래지콰이'의 호란과 '이바디'의 호란을 모두 접할 수 있는 것은 확실히 축복이니까.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있다. 팀에서 나와 솔로 활동을 해도, 혹은 다른 이들과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성하더라도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경우, 대중은 그저 뻔한 모습의 반복만을 보게 된다. 이런 경우 뮤지션이 빠르게 소모되는 부작용도 생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힙합 듀오 '리쌍'의 개리가 솔로 앨범을 들고 나왔다. 데뷔 16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솔로 앨범은, '따로 또 같이' 활동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성공적인 솔로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개리의 첫 솔로 앨범이 리쌍의 앨범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나 오랫동안 활동해왔던 리쌍의 개리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그만큼 개리라는 뮤지션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대중에게 선보이려 노력했다는 말과 똑같다. MR.GAE의 개리는 확실히 리쌍의 개리와는 달랐다. 자신의 솔로 앨범이 가치를 찾는 순간이다.


언제나 뛰어났던 개리의 랩메이킹은 그 가사를 더욱 직설적으로 표현했고, 개리가 아니라면 쉽게 사용하지 못했을 단어들을 쏟아냈다. '작지만 귀여운 너의 가슴이 난 좋아'(조금 이따 샤워해), '얼마 전에 똥 싸다 갑자기 슬펐어.'(술 취한 밤의 노래), '다른 놈 생기면 그 새낀 반 죽어'(XX몰라) 같은 가사들은 개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대중에게 그대로 꽂아 넣는다. 직설적이고, 직접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사들이 불편하지 않은 것은 그와 함께 존재하는 시적 표현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내 머리에 흰 눈이 덮이면은 이 모든 건 다시 봄이 되겠지.'(술 취한 밤의 노래), '어릴 적 나 살던 곳 둘이 같이 손잡고 한강 바람 사람 꽃 비둘기 노을 은빛 물결 그 모든 것들과 하나 되자.'(XX몰라), '삶의 난관 나의 방황 선과 악 그 모든 것이 다 두렵지 않아. 너와 내가 함께 있는 이 순간 오로지 평화.'(조금 이따 샤워해) 이런 가사들은 개리의 직설적인 가사들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가사가 지니고 있는 감성을 풍성하게 만들어 냈다. 그의 실력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솔로 활동의 핵심은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개리의 MR.GAE는 기존 리쌍의 개리와는 살짝 다른 그러면서도 그 특유의 실력은 그대로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차트 1위를 차지한 실질적인 성공을 차치하고서라도 그의 솔로 활동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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