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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I got a boy, 단순한 병맛 노래인가?

by 박평 2013. 1. 1.


2013년 1월 1일 부터 이렇게 큰 고난이 찾아 올 줄은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새해벽두부터 우리의 여신 김태희를 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야 했던 많은 남자들과 이 고난을 함께 나누려 한다. 김태희가 '커먼요 레인'과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군인이 저러면 반칙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우리에게는 소녀시대가 있지 않냐?'는 마음이 떠오른 것이 사실이다. 오후 5시가 되면 김태희는 가도 소녀시대가 와서 우리들에게 위로를 던져 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었다.


노래가 공개되고, 뮤직비디오가 공개 되었다. 하... 그냥 예전처럼 나와서 '오.. 오.. 오...빤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오! 오! 오! 오! 오빠를 사랑해~'정도 해주길 바랬던 건 욕심이었을까? 저번에는 '소년들 다 튀어나와 멋진 남자 좀 돼!'라고 막 요구하던 소녀들이 이번에는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되는 '말 안 통하는 소녀'가 되어서 나타나 버렸다. 이말 했다가 저말 했다가, 노래가 한곡이 아닌 것 같이 이상한 느낌이다. 시드니 셀던의 '텔 미 유어 드림'에 나오는 다중인격 여자가 떠오른다. 2013년 2차 멘붕의 시작이다. 그러나 새해 첫날 부터 좌절할 수만은 없는 법. 도대체 이 노래의 정체가 뭔지 계속 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소녀들이 건네는 노래를 무시하고 싶지 않은 이 마음... 스스로도 가련하다.


몇 번을 반복해 듣고서야 겨우 감을 잡았다. 이 노래는 노래 2개가 합쳐진 스타일로 이루어져 있다. 2가지 노래 중 첫번 째는 락적인 사운드가 있는 '오! 오오에 오!'하는 노래이고 두번 째는 일렉트릭의 전자음이 인상적인 'I got a boy'가 나오는 노래이다. 이 2개의 노래가 교차방식으로 섞여 있다.


처음 도입부 이후 노래는 '오! 오오에 오!'하는 첫 노래로 시작이 된다. 그리고 나서 'Ayo stop!'이라고 말하며 새로운 노래의 시작을 알린다. 'I got a boy'의 첫 부분이 이어진다. 이 부분이 끝나면 다시 '오! 오오에 오!'가 이어진다. 그리고 나서 다시 'I got a boy'다. 이제 두 부분이 결합 된다. '오! 오오에 오!'와 'I got a boy'가 결합되어 한 부분을 만드는 것이다. 이걸 어떻게 구분하는가? '오! 오오에 오!'의 가사가 들릴 때, 'I got a boy'노래에 사용되는 전자음이 섞인다. 이 부분이 끝나면, 다시 '오! 오오에 오!'노래의 락적인 사운드가 시작되며 이 노래의 절정이 된다. 그리고 다시 'I got a boy'의 절정이 이어진다. 마무리는 두 노래가 합쳐진다. 'I got a boy 멋진'과 '오! 오오에 오!'가 섞이면서 노래는 끝난다. 


이렇게 얘기하면 감이 안 올것이다. 이 노래 상당히 복잡한 노래다. 가만보니 딱 여자 같다. 이걸 가사 별로 정리해서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 도입 시작

Ayo! GG! Yeah Yeah 시작해 볼까? 

어-머! 얘 좀 봐라 얘, 무슨 일이 있었길래 머릴 잘랐대? 응?

어-머! 또 얘 좀 보라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타일이 바뀌었어

왜 그랬대? 궁금해 죽겠네 왜 그랬대? 말해 봐봐 좀


-- 곡 전환 안내

Ha Ha! Let me introduce myself! Here comes trouble! 따라 해!


-- '오! 오오에 오!' 전개 파트 시작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너 잘났어 정말!

지가 뭔데? 웃겨. 너무 콧대 센 거 아니? 나보고 평범하단다 얘

어~~그 남자 완전 맘에 들었나 봐!

말도 안돼! 말도 안돼!

너무 예뻐지고 섹시해 졌어 그 남자 때문이지? 물어볼 뻔 했다니까? 너 바꾼 화장품이 뭔지

사실 나, 처음 봤어 상처 입은 야수 같은 깊은 눈

얘기만 해도 어질 했다니까? 

너 잘났어 정말! 잘났어 정말!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너 잘났다 정말!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너 잘났어 정말! 


-- 곡 전환 안내

Ayo! Stop! Let me put it down another way.


-- 이제 부터 'I got a boy' 전개 파트 시작안내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handsome boy 내 맘 다 가져간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awesome boy 완전 반했나 봐

아 내 왕자님! 언제 이 몸을 구하러 와 주실 텐가요?

하얀 꿈처럼 날 품에 안아 올려 날아가 주시겠죠?

나, 깜짝! 멘붕이야! 그 사람은 내 민 낯이 궁금하대. 완전 맘에 들어 못 이긴 척 보여줘도 괜찮을까?

오우! 절대로 안되지! 그치? 그치? 

우리, 지킬 건 지키자! 맞지! 맞지!

그의 맘을 모두 가질 때까지 이건 절대로 잊어버리지 말라고!


-- '오! 오오에 오!' 전개 2 시작.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밤을 새도 모자라 다 다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우리 최고 관심사 다 다


-- 'I got a boy'전개 2 시작.

내 말 들어봐 그 아이 너네 알지? 좀 어리지만 속은 꽉 찼어

어떨 땐 오빠처럼 듬직하지만, 애교를 부릴 땐 너무 예뻐 죽겠어


-- '오! 오오에 오!'와 'I got a boy' 결합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너 미쳤어, 미쳤어

오 오오 예 오. 오오 예 오 너 미쳤어, 미쳤어


-- '오! 오오에 오!'절정 부분 시작.

난 정말 화가 나 죽겠어 내 남잔 날 여자로 안보는 걸 

막연할 땐 어떡하면 내가 좋겠니? 질투라도 나게 해볼까? 속상해! 어떡해! 나?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 곡 전환 안내

Don't stop! Let’s bring it back to 140


-- 'I got a boy'절정 부분 시작.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handsome boy 내 맘 다 가져간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awesome boy 완전 반했나 봐

언제나 내 곁엔 내편이 돼주고 귀 기울여주는 너---- 너----

난 이대로 지금 행복해 잘 될 거니까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handsome boy 내 맘 다 가져간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awesome boy 완전 반했나 봐


-- '오! 오오에 오!'와 'I got a boy'함께 마무리.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handsome boy 내 맘 다 가져간

I got a boy 멋진! I got a boy 착한! I got a boy awesome boy 완전 반했나 봐

I got a boy 멋진!


참고로 말하지만, 난 소녀시대 덕후가 아니다. 그냥 이 노래가 하도 요상해서 계속 들으면서 살펴 본 것 뿐이다. 분석을 해놓고 나니 이 노래가 산만한 이유가 보인다. 보통 노래가 '도입 - 전개 - 절정 - 마무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면 이 노래는 이상한 도입 하나 넣어놓고 '전개 - 전개 - 절정 - 절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서사'가 없고 혼란할 수 밖에 없다. 하나의 노래 안에서 분위기가 바뀌는 GD의 '크레용'이 인기를 끌었고, 기존 문법에서 벗어난 노래들이 요즘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렇게 노래 2곡을 교차시켜버리는 '교차식 노래'는 내 지식이 짧은 건지는 몰라도 대중음악에서 들어본 적이 거의없다. 단지 노래 2곡을 합쳐서 만든 노래 중에 분명히 떠오르는 한곡이 있다. 바로 샤이니의 '셜록'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셜록은 'clue'와 'note'라는 두 곡을 합쳐서 만든 노래다. 개인적으로 'I Got a Boy'는 이 셜록의 발전판으로 보인다. 즉, 소녀시대의 'I Got a Boy'는 이런 SM스타일 노래의 최신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도대체 이 노래를 어떻게 평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노래에 '후크'가 중요해 지고, 짧은 시간 안에 귀를 끌 수 있는 멜로디등이 중요해진 것을 생각해 볼 때, 노래 2곡의 전개와 절정을 믹스 해놓은 이같은 방식이 대중에게 통할 가능성이 높은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I Got a Boy'의 매우 정교한 믹스는 SM이 그냥 이 노래를 만든 것이 아니라 확실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보여지며 그렇기에 충분한 상업적 고려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이 노래는 혼란스러워도 중독성이 심할 가능성이 높다. 그 증거로 이미 머릿속에 'I got a boy 멋진!'이라는 부분이나 '오! 오오에 오!'라는 부분이 맴돌고 있다는 사람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SM은 90년대 초반에 퍼포먼스를 강조했다가 대중의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것을 SM만의 고유한 스타일로 인정하고 있는 중이다. 이 노래를 과연 난잡한 노래, 병맛 노래로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또다른 스타일의 시작이라고 말해야 할까? 참으로 어렵다. 한가지 확실한건 SM은 분명히 자신만의 트렌드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2013년 새해 첫날, 김태희가 우리를 떠났고, 소녀시대는 낯선 여자가 되어서 돌아왔다.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자고 말한지 24시간도 되기 전에 혼란한 하루가 되어 버렸다. 확실히 다른 사람의 여자가 된 김태희는 멀리 떠나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어색하고 낯설어도 일단 소녀시대와 친해져야만 할 것 같다. 참 즐거운 새해 첫 날이 아닐 수 없다.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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