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미션임파서블4, 성룡이 된 탐크루즈를 만나다.

by 박평 2011. 12. 18.



사실 미션임파서블의 백미는 1편에 있다. 모든 이들이 아직도 미션 임파서블의 모든 시리즈 중에서 1편을 최고로 꼽는 이유는 1편에서 특수비밀요원 이단헌트가 보여준 뒤통수 치는 반전 때문이었다. 얼굴마스크와 목소리 변조를 이용한 반전은 '첩보'영화가 줄 수 있는 최상의 재미를 주었으며, 예의 그 유명한 떼제베 폭발신까지 더해져 액션과 스릴이 넘치는 첩보물의 교과서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2편 부터 미션임파서블은 그 분위기를 바꾼다. 첩보물의 느낌 보다는 한편의 액션영화가 되는 길을 택한 것이다. 그것은 오우삼감독의 영향이 크다. 영웅본색, 페이스오프 등을 연출한 액션영화의 거장 답게 탐크루즈가 연기한 이단헌트를 액션왕으로 바꾸어 버렸다. 사실 너무 액션에만 치중하는 바람에 이야기 구조가 너무 단순해 졌고, 덕분에 미션임파서블2는 시리즈 중에서 가장 혹평을 받고 있는 에피소드 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1편 같이 스토리와 액션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기발한 대본은 쉽게 나오기 힘들다. 그리고 2편에서 보여줬던 액션강화를 통한 재미 또한 버릴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3편에서 탐크루즈는 JJ에이브람스와 손을 잡는다. 이 감독, 완전 이상한 감독이다. 앨리어스나 LOST같은 인기 TV시리즈의 연출자인데, 이 감독의 특징은 언제나 영화 안에 '진중함'을 집어 넣는 다는 것이다. 별거 아닌 것도 심각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막 때려 부시고 터트리는 블록버스터에도 무언가 메시지를 담는 것 같은 이상한 진중함. 덕분에 미션임파서블3 는 미션임파서블의 임무와 사랑하는 여자를 갈등의 구조로 엮으며, 이단의 캐릭터를 액션영웅에서 미국적인 가치 충만한 '사랑그득한 액션영웅'으로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팀 작업을 꾸리는 방식을 통해 액션을 확장시키고 강력한 적을 배치함으로서 임무를 진정으로 '임파서블(불가능한)'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뒤통수를 칠만한 반전이 없어도(물론 충격은 덜해도 있긴 하다.) 더 강한 긴장을 느끼게 한 것은 그의 연출이 한 몫했다. 

그렇다면 4편은 어떤가. 사실 4편에도 JJ에이브람스의 영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원안을 제시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작업은 더욱 중요하게 강조 되고, 마지막 장면을 통해 전편과의 유대감도 잊지 않는 재주를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감독 브래드 버드는 JJ에이브람스의 원안에서 취할 것만 취하고 나머지는 자신의 색으로 가득 채우기로 한 것 같다.

브래드 버드는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라는 애니메이션의 감독이었다. 애니메이션의 감독에게 실사영화의 연출을 맡긴다? 영화를 제작한 탐크루즈의 결단력이 대단하다고 여겨지는 시점이다. 하지만 탐크루즈는 아마 애니메이션적 상상력이 충분히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헐리우드 제작기술에 대한 믿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4편이 미션임파서블안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 연기의 궁극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이제 50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탐크루즈와 감독은 탐크루즈를 아예 성룡화 시키기로 결심한다. 사실 가장 만화 같은 액션영화의 중심에 언제나 있는 것이 성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의 액션은 스턴트적이면서 맨몸 액션의 성격이 강하다. (물론 빠질 수 없는 차량 액션신은 추가 보너스이다.) 그리고 그런 탐크루즈의 매력을 완전히 보여주기 위해서 영화는 철저하게 탐크루즈에게만 집중하기로 결정한다. 어떻게? '적'을 없애 버리는 방법으로.

이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건 '적'이다. 적이 강할 수록 긴장감은 배가 된다. 그런데 미션임파서블4의 적은 별 감흥이 없다. 딱히 어려운 상대인 것 같지도 않다. 만약 적을 강력하게 만들어 주려면 매우 공을 들여서 캐릭터를 구축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탐형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시간이 부족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적을 강하게 만들어 주려면 시간이 걸리고, 그러면 탐형을 자랑할 시간이 줄고, 그러니 타협점은 적을 대충 만드는 것이었다. 대신 그로 인해 떨어진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미션 자체가 매우 힘들만한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적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처한 '상황'자체가 힘들어서 이번 작전은 미션임파서블이 되는 것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탐 크루즈를 더 전면에 내세울 수 있다.

탐크루즈는 그런 감독의 기대에 걸맞게 정말 대단한, 입이 떡벌어지는 액션을 보여준다. 성룡식의 맨몸 액션, 스턴트 액션, 차량 액션등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을 다 보여주겠다는 50대 연기자의 투혼은 그걸 보는 남자에게도 '저 남자 지독하게 섹시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사실 이 영화는 미션임파서블3가 보여준 영화의 지향점을 그대로 따라나가고 있다. 풍성해진 이단헌트의 캐릭터, 군데군데 숨어있는 자잘한 개그코드,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게 강력한 액션장면들은 모두 다 과거의 유산이다. 즉, 액션화로 방향을 튼 2편 이래로 3편으로 완벽한 방향을 정하고 4편으로 그 방향의 궁극을 보여줬다고 하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미션 임파서블 팬이라면 안 볼 수 없다. 

사실 더 궁금한 것은 이미 액션의 궁극을 보여준 그가 이후에 얼마나 더 멋진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이다. 이번 작품을 보면 아직 10년은 더 액션을 강조하는 스타일로 시리즈가 이어져도 상관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적으로 힘들어 질 때가 오면 미션임파서블은 다시 1편과 같은 스타일, 즉 반전이 극대화 되고 액션과 지적쾌락이 동시에 만족되는 스타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미션임파서블은 007제임스본드 이래로 최고의 첩보 시리즈 물임에는 명백하다. 아무리 제이슨 본이 뛰어나도 왠지 미션임파서블의 이단헌트가 보여주는 그 자신감과 매력과 섹시함은 따라잡기 힘들 것 같다. 사실 탐크루즈 자체가 이단헌트이고 그는 놀랄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시리즈가 다음엔 또 어떤 변화를 가지고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적어도 2년에 한편 꼴로는 나와줬음 좋겠다는 것은 그냥 욕심일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