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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개그콘서트의 힘! 사회풍자가 답이다.

by 박평 2011. 10. 12.

개그콘서트의 인기 열풍이 뜨겁다. 버릴 코너가 하나도 없이 다들 재밌다고 난리다. 봉숭아 학당이라는 가장 중요한 코너가 사라졌음에도 개그콘서트는 말그대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어째서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는 개그콘서트가 단순히 웃기려고 애쓰기 이전에 웃음이 갖춰야할 모든 요소를 아주 적절하게 배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웃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슬픔(페이소스)'은 생활의 발견이 주로 전해주고, '몸개그(슬랩스틱)'는 극과극이 역할을 해준다. 스탠딩스타일의 '말개그'는 황현희의 불편한 진실과 비상대책 위원회 등이 담당 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풍자'는 애정남이나 사마귀 유치원이 든든하게 받쳐준다. 여기에 '콘서트'가 갖는 특징이 추가 된다. '슈퍼스타KBS'는 신나는 한판을 벌이고, 몸개그의 중심이자 무대의 중심을 보여주는 '달인'은 서커스한판을 벌인다. 

얼핏보면 그냥 구성되어져 있는 코너들이 실은 아주 적재적소에 그리고 아주 적절하게 분배 되어 있다. 이것은 코메디에 대한 아주 깊은 이해가 아니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즉, 개그콘서트의 중심에는 코미디에 대한 철학과 실질적인 연구, 공부가 들어있는 것이다. 그러니 개그콘서트가 재미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장점에 더하여 요즘 개그콘서트가 보여주는 신랄한 사회풍자는 더욱더 웃음의 농도를 짙게 만들어 준다. 사마귀유치원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 한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직업을 설명하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직업군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전래동화를 통해 외모지상주의를 아주 즐겁게 역설한다. 애정남은 사회적 합의가 어그러지고 있는 현재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애매한 것을 정해준다는 애정남을 보고 우리가 속 시원한 것은, 그동안 우리사회에 존재하고 있던 암묵적 합의가 실질적으로 사람마다 너무 다르게 인식되어 왔다는 것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비상대책위원회은 사회 지도층의 어리석음을 대놓고 풍자하고, 서울메이트는 갈라져 있는 서울과 지방사이의 괴리를 다루고 있다. 이런 코너들은 직간접적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를 말하고 있고, 그것에서 국민은 쾌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개그 콘서트의 이같은 사회풍자는 결국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가려운 부분을 직접적으로 긁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같은 풍자가 우리를 더 크게 웃음짓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우리 사회안에 풍자할 거리가 그만큼 많고 그 크기가 깊다는 사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다지 재미는 없었던, 지금은 사라져버린 동혁이 형의 일갈이 그렇게 속 시원했던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이었다.

이같은 개그 콘서트의 인기열풍은 '나는 꼼수다' 열풍과도 극명하게 닿아있다. '나는 꼼수다'는 흡싸 조선시대 저잣거리의 광대놀음을 보는 것 처럼 까선 안될 분을 '결코 그럴 분이 아니라고'하면서 풍자해낸다. 물론 풍자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본 필자뿐이다. 그분은 결코 그럴 분은 아니니까. 이런 저잣거리의 광대놀음은 다시 개그콘서트의 무대와 연결된다. 즉, 지금은 깔거 많고 풍자할 거 많은 시대이다.

그런 점에서 개그콘서트의 신랄한 사회풍자 정신이 고맙고 반갑다. 그런거라도 있어야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박장대소할 일이 많아 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어쩌면 지금 우리가 가장 고마워해야 하는 대상은 찡그러진 얼굴에 그래도 웃음 하나 가득히 안겨주는 개그맨들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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