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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라디오스타 200회, 고품격방송인 이유

by 박평 2011. 8. 25.

라디오스타가 200회 특집을 맞이했다. 어떤 방송이라도 200회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고 축하해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라디오스타'라면 그 의미가 더욱 특별할 수 밖에 없다. 

라디오스타가 생기기 전, 황금어장은 무릎팍도사라는 대박코너를 만들어 내면서 황금어장이 곧 무릎팍도사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그전부터 방송되던 실화극장은 그 방송시간이 점차 줄어들다가 아예 사라져 버렸고, 동시에 방송되던 '무월관' 또한 오래지 않아 곧 사라져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라디오스타'는 윤종신, 신정환, 김구라라는 라인업을 가지고 첫 방송을 시작한다. 참고적으로 이때 당시 윤종신, 신정환, 김구라는 메인급 MC라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던 시기였으며 따라서 '라디오스타'는 불안한 진행자들과 함께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방송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라디오스타'의 클로징멘트가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이 된 것이었다.

2011년 현재, 200회를 맞은 라디오스타는 '무릎팍도사'보다도 더 재밌다는 평을 들을 만큼 황금어장의 주축 방송으로 성장했다. 여전히 '무릎팍도사'에 빌붙는 것을 당연하고 고맙게 여기긴 하지만, 라디오스타는 분명히 황금어장을 대표하는 양대축이 되었다. 어려움 속에서 시작한 라디오스타가 200회가 된 것을 기념하여 왜 라디오스타가 고품격 방송인지에 대한 이유를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1. 논란의, 그러나 최강의 DJ팀

현재 라디오스타는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김희철' 4명의 DJ들이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들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어떤 게스트들이 나오더라도 충분한 재미를 뽑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뽑아낸 재미 덕분에 게스트들은 편하게 마음을 열고, 더불어 빵빵 터지는 웃음을 안겨주게 된다. 

DJ들이 게스트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에게 집중함으로서 게스트는 더욱 쉽게 자신의 부담감을 덜고 편하게 방송을 할 수 있도록 유도되어지는 것이다. 이 DJ들의 환상 호흡이야 말로 라디오 스타가 고품격이 될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지금의 DJ진영이 완성되기 까지는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일단 처음에 잠시 참여했던 신동이 빠지면서 오래동안 부진을 겪었던 김국진을 투입했고, 김국진은 라디오스타 덕에 다시 한번 부활할 수 있었다. 신정환은 교통사고 및 도박파문으로 자리를 비운 적이 있었고, 결국에는 아예 하차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명의 임시DJ들 중에서 마침내 김희철이 막내 DJ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 DJ팀은 처음에는 자신의 역할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아웅다웅했다. 그러나 현재는 나름의 역할을 잡아서 역할에 충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통 김국진이 메인MC식으로 진행을 하고 김구라는 공격을 하고 윤종신은 김국진과 김구라 사이에서 멘트를 줍거나 보조 진행을 하고 김희철은 김구라와 합을 이루거나 말도 안되는 것들을 '막던지는'역할을 잘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서로가 자기 마음대로 진행하는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팀웍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곧 입대한 김희철의 자리를 누가 채울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이 최강의 라인업은 오래동안 화자될 베스트 DJ팀으로 인식될 것이 분명하다.


2. 살리는 방송, 라디오스타

라디오스타가 살려낸 최고의 연예인은 김국진이다. 오랜 부침을 겪던 그가 다시 한번 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데에는 라디오스타의 공이 컸다. DJ들 끼리 서로를 공격하고 집중함으로서 상대적으로 게스트에게 가는 부담을 줄이고 이를 통해 게스트들이 자신의 모습이나 혹은 발언들을 솔직하게 내뱉게 하는 라디오스타의 전략상 이야기거리가 많은 김국진의 등장은 방송 자체의 재미를 극적으로 높여주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김태원을 발굴한 것도 라디오스타였다. 티아라를 데뷔시킨 것도 라디오스타였다. 그 외에도 라디오스타를 거치기만 하면 이슈가 되고 이야기거리가 되면서 출연자는 화제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참으로 재밌는 사실은 라디오스타는 전통적으로 남자 시청자가 많은데, 이들 중에 상당수가 '라디오스타'가 아니었다면 별로 관심을 두지도 않았을 김희철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김희철'의 주옥같은 멘트들이 남성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남자들이 서슴없이 '우주대스타'라고 김희철을 얘기하는 것은 '아이돌 김희철'덕이 아니라 '라디오스타 DJ 김희철'덕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듯 라디오스타는 수많은 스타들을 발굴했고, 다시 살려냈다. 라디오스타를 거치면 살아난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건 그만큼 DJ들이 게스트에게 날아갈 화살을 애초에 많이 걸러준다는 말과 같다. 예를 들어 존박의 머리크기를 미리 낚아챔으로서 오히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넘어가게 되고, 게스트들이 불편할만한 이야기를 미리 직설적으로 꺼내 놓음으로서 오히려 시청자들이 게스트들의 난처함에 동감하게 되고 조금더 열린 자세로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이다.

결국 환상의 DJ팀이 게스트들을 살려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3. 명품 CG
자막은 무한도전, CG는 라디오스타라는 말이 있다. 모든 방송을 통틀어 가장 CG를 잘 쓰는 방송으로 라디오스타를 꼽는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방송내내 이렇게 많은 양의 CG가 쓰이는 것도 극히 드물고, 그것이 동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큰 웃음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라디오스타의 CG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멘트에 맞게 시의적절한 CG들이 튀어나오면서 시청자들은 수많은 멘트들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받아 들일 수 있게 된다. 수많은 말의 향연인 라디오스타에서 말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방식으로 CG를 사용하는 것이다. 매우 퀄리티가 높지도 않은 아주 단순하게 이해할 수 있을 만한 그런 CG를 통해 시청자들은 멘트에 보다 강렬하게 반응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라디오스타는 귀 뿐만 아니라 눈까지 만족시켜 주는 고품격 방송이라고 볼 수 있다.


위의 3가지 이유에 더해서 가장 핵심에 존재하는 라디오스타의 미덕은 언제나 '재밌다'는 것에 있다. '고품격 음악방송'임을 내새우지만 결코 스스로를 멋있게 포장하지 않고 날 것 그대로를 드러내는 방송, 게스트를 심하게 공격하는 것 같지만 실은 자기 자신들을 더욱 공격함으로서 게스트들을 대화의 장으로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방송, 그래서 나오는 이들 또한 신나게 웃고 떠들다가 갈 수 있는 방송이 바로 '라디오스타'이다. 그래서 나오는 이와 보는 이 모두 웃을 수 밖에 없는, 괜한 포장에 신경쓰지 않고 '재미'하나에 진득하게 올인하는 '라디오스타'는 누가 뭐래도 고품격 방송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오래동안 이들의 '재미'에만 올인하는 고품격 장인정신에 감탄하면서 라디오스타를 감상할 필요가 있다. 설령 방송이 5분 밖에 안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다음회를 기다릴 수 있는건 그들의 고품격 방송이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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