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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토속적인 판타지 <헬퍼> 만화에 있어서만큼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무시할 수가 없다. 미국과 더불어 규모 면에서 그리고 인지도 면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이 일본이다. 그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신화는 여전히 전 세계의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들의 만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수많은 부산물이 이어지는 한, 일본만화의 왕좌는 굳건할 것이다. 한국만화에서 일본만화의 잔재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은 문화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도 있고, 일본 특유의 구도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 일도 흔하다. 일본문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에게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작가들에게 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풀이나 주호민, 이태호 같은 작가의 웹툰에 박수를 보.. 2014. 10. 29.
26년, 끝나고 나면 기분이 더러워 지는 영화 26년은 재밌는 영화다. 이것은 명확하다. 상업 영화로서의 미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을 떠나서, 담고있는 의미를 떠나서 그냥 봐도 좋을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끝나고 나면 기분이 더럽다. 왜 그럴까? - 5.18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뭔가 다 끝나지 않은 영화처럼 느껴질 것이다.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중간에 끊고 나온 기분이 들 것이다. 26년은 5.18에 대해 생각이 없는 이들에게도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지만, 불켜진 극장에서 나올 때는 분명히 시원하지 않다. - 5.18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이 기분이 더러워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영화로나마 해소하려 해도 해소가 되지 .. 2012. 11. 29.
늑대소년, 좋은 시나리오를 송중기와 박보영이 완성시키다. 늑대소년을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의 좋은 동화 혹은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말이다.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 처럼 늑대소년은 문학작품이 가지고 있는 꽤 흔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폐병에 걸린 소녀가 요양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조금 꺼려지지만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착한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죽었고,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아 간 아버지 친구의 아들은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한 순박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깨끗하고 맑은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느낀다. 이 얼마나 문학적인 설정인가? 가만보면 소나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설정과 이야기는 '늑대소년'이 지닌 서정성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 영화를 '뻔한 이야.. 2012. 1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