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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4

정우와 성동일의 대단했던 쌍끌이 연기 삼풍백화점 사고를 기억하는 세대에게, 그 사건은 사건 자체로 아련하고 슬프다. 그래서 삼풍백화점 사고를 다룬 12화가 슬플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때로 소재는 소재 자체로 충분하니까. 그런데 12화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삼풍백화점'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두 인물 '정우'와 '성동일'이었다. '쓰레기(정우)'는 의사로서 삼풍백화점 부상자들을 치료해야 하고, 또 한 환자보호자와 관계를 맺고 있긴 하지만, 성나정, 칠봉이처럼 직접적으로 삼풍백화점과 연관되지는 않았다. '성동일(성동일)'은 심지어 삼풍백화점 사고와는 전혀 관계없는 역할이었다. 그저 친한 친구를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역할이었다. 삼풍백화점붕괴라는 비극적 사건을 소재로 삼은 이 에피소드에서 가장 빛났던 것이,.. 2013. 11. 30.
서브가 살면 드라마가 산다. 드라마 서브 전성시대. 예전 드라마는 '주연과 조연'으로 나누어졌다. 드라마가 주인공들에게 집중하는 비중이 상당히 컸고, 조연은 말 그대로 조연으로서 극에 재미나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일종의 양념 같은 역할을 했었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아주 충실히 훌륭하게 수행해낸 이들을 우리는 '명품조연'이라고 불렀고, '명품조연'들이 큰 활약을 펼치던 시기를 맞이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조금 과한, 그렇다고 주연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덜 한 어정쩡한 비중의 배역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들을 '서브 주연'이라는 말로 부르기 시작했다. '서브 주연'은 보통 '조연'이지만 존재감이나 비중이 '조연'보다는 큰 배역이거나 반대로 '주연'이지만 존재감이나 비중이 다른 주연에 비해 떨어지는 배역을 말한다. 또한, 서브.. 2013. 11. 16.
응답하라 1994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정대만의 힘 나정이의 남편 찾기라고 부재를 붙여도 전혀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는 나정이를 중심으로 한 로맨스를 극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칠봉이냐 쓰레기냐의 사이에서 시청자들은 기대하고 바라고 설렐 수 있다. 그러나 는 그것을 가장 큰 중심이야기로 놔두면서도 그 이야기에만 매몰 되지 않는다. 이 기본 틀 안에서 각 등장인물의 다양한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한편의 에피소드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에피소드마다 주인공이 따로 있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커지는 캐릭터들이 존재하며, 이때 이 캐릭터들은 큰 생명력을 얻게 된다. 삼천포와 정대만의 에피소드라고도 볼 수 있었던 '상한 게장'사건 이후로 정대만이 극 중에서 더욱 큰 존재감을 갖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는 기민하게도 살려놓은 캐릭터를.. 2013. 11. 9.
스타가 없어도, 연출과 각본, 배우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응답하라 1994> 2012년 최고의 드라마 중의 하나는 누가 뭐래도 이었다. 서인국, 정은지라는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신인(?)들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았고, 그 외에 등장하는 조연들도 '은지원', '호야' 정도를 제외하면 큰 대중적인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배우도 없었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2012년 최고의 드라마 중의 하나가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비록 스타는 없었지만, 에는 뛰어난 연출과 각본과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응칠신드룸을 만든 장본인들은 아마도 이러한 공식을 정확하게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는 과 마찬가지로 스타성이 떨어지는 배우들로 드라마를 구성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성공을 거둔 작품의 후속작인 만큼 차기작의 흥행에 대한 상당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 제작진은 '스타'를 투입하고 .. 2013.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