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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연기 대상의 그들만의 기준, 공감 없어 안타깝다.

by 박평 2013. 12. 31.

수지가 2013 MBC 연기대상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투윅스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이준기는 어떤 수상도 하지 못했다.


MBC 연기대상의 수상 기준은 명확해 보인다. 시청률이다. 논란이 있더라도, 작품성에 비판이 있더라도 일단 시청률이 높으면 수상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물론 방송사가 정한 그 기준, 존중한다. 방송국 시상식인데, 방송국이 마음대로 상 주겠다는 것도 방송국의 권한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연기대상'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시청률 대상'의 느낌이 드는 시상식을 진행한 것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이끌어 내기 힘들어 보인다. 


어떻게든 상을 나눠주기 위해 드라마를 분야별(연속극, 특별기획, 미니시리즈)로 나누고 상을 나눠준 것도 시상식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일진대, 그 기준마저 대중과 소통하는데 실패했으니, MBC 연기대상은 안타깝게도 정말 자기들만의 잔치가 되어 버렸다.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점은 이 같은 시상을 통해, 연기자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수지'이다. <구가의서>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탄탄한 필모그라피를 지니고 연기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오히려 연기력에 대한 폄하가 일어나고 있다. 그 정도의 연기력은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히 호평받을 수 있었던 한 젊은 배우가 오히려 수상으로 욕먹는 상황은 안쓰럽다.


연말 시상식은 방송국의 축제일 수도 있고, 한 해 동안 열심히 작품을 했던 연기자들과 모든 제작자의 축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1년 동안 그 작품들을 사랑해 주었던 시청자들을 위한 축제이기도 하다. 이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시청자'를 배제한 시상식은 그래서 좀 허망하다. 


나눠 먹기 논란, 공정성 논란 등 매년 연말 시상식은 입방아에 오른다. 시상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방송국도 시청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정확한 시상기준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야 시상식은 권위를 세우고, 연기자들 제작진들은 시상식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시청자들은 한해의 마무리를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방송사 시상식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지 않기를, 조금 더 공감할 수 있는 시상식이 이뤄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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