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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장윤정의 무대응, 앞으로는 그 이상도 필요하다.

by 박평 2013. 5. 31.

혈연으로 묶인 가장 강력한 유대를 가지고 있는, 인간 세상에서 어쩌면 가장 작은 단위의 집합체. 바로 가족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버린, 그래서 어쩔 수 없기에 언제나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끊을 수 없는 아이러니가 공존하는 것이 가족이다. 그렇기에 인간사에서 가족은 언제나 그 중심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개인적인 부분이기도 하기여 가족 구성원이 아니고서는 그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 것 자체가 불편한 단위이기도 하다.


연예인의 가족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 있었다.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연예인에 대한 이야기는 당연히 해야 겠지만 그 가족에 대한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왜냐면 가족은 연예인이 본인이 아니고, 또한 너무나 개인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족을 인터뷰한 언론을 향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던 이효리의 반응은 당연한 것이다. 단지 가족이라는 유대로 묶여 있다고 해서 연예인이 감내해야 할 일을 가족까지 같이 겪을 필요는 없다.


장윤정과 그녀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서 특별한 언급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은 가족이라는 유대의 특별함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족의 이야기는 가족 안에서 끝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 구태여 제삼자가 끼어들어 이것저것 살을 붙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 같다. 일이 커져버렸다. 이제 더이상 가족만의 이야기로 끝날 일이 아니게 되었다. 장윤정의 가족들이 방송에 나와 가족의 이야기들을 밖으로 드러내 버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방적으로, 전혀 확인되지 않은 채로. 물론 한쪽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방송하고, 대응하고 싶으면 방송에 나오라고 말하는 방송사의 수준낮은 행위가 가장 큰 문제임은 명확한 사실이다. 어쨌든, 이제 이 일은 그냥 가족간의 이야기로 볼수 없게 되었다. 


장윤정이 장윤정의 모친과 동생의 폭로에 일절 대응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매우 좋은 대처법이다. 가족의 일은 가족 사이에서 푸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이것을 무슨 대단한 일인냥 대중에게 알려서 해결보려 할 필요가 없기 떄문이다. 게다가 대중에게 알려 졌을 때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장윤정'에게 귀착될 수밖에 없다. 그녀가 대중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차라리 무대응을 해 버리는 것이 아주 좋은 대처법이었다.


만약 장윤정의 모친과 동생의 폭로에 장윤정이 크게 잘못한 것이 있고, 그 증거가 명확하다면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열심히 일한 장윤정 덕분에 살고 있으면서 '더 내놔라', '이 정도는 부족하다'는 식의 땡깡만 부리고 있을 뿐이었기에 장윤정의 무대응은 '모친과 동생'에 대한 여론을 더욱 나빠지게 할 뿐이고, 이들이 언론을 이용하기로 한 방법은 스스로의 목을 옥죄는 악영향을 만들었을 뿐이다.


그런데 상황이 여기서 끝나지를 않았다. 외가쪽 친척이 장윤정에 대한 안티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뉴스가 올라왔고, 장윤정의 속옷 사진이 공개 되었다. 이것은 이제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폭력이 되었다. 개인의 문자를 공개하고 속옷을 공개하고, 안티사이트를 운영하고 방송에 나와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폭로한다. 끔찍한 폭력이다.


장윤정은 여전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까지 되니 과연 이렇게 무대응이 옳은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가족이기 때문이라는 말은 이미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다. 이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가족이라는 유대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히려 가족이기 때문에 더욱 끔찍한 폭력이 되어버렸다. 


결국 법적인 대응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대체 확인되지도 않은 일방적 주장을 그냥 방송해버린 방송국 또한 응당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방송 태도는 방송국 자체의 수준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방송국', 전부터 자신들의 수준이 어떤지를 계속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같은 방송국에 어떤 대응을 할지 한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윤정의 무대응은 나쁜 선택은 아니다. 똑같이 진흙탕에 빠지는 것보다는 낫다. 하지만 그 폭력의 도가 이미 이해의 수준을 넘어섰다. 법적인 대응에 대한 고려도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족내의 진실은 차치하고서라도 지금과 같은 일방적 폭력이 가족이라는 이유로 용인 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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