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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진짜사나이, 영혼없는 나래이션이 문제

by 박평 2013. 5. 27.


최근에 가장 재미있는 예능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아마 많은 분들이 <진짜 사나이>라고 대답을 할 것이다. 군대를 갖다온 사람들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모두 만족시키는 이 예능에 대한 반응은 상당히 뜨겁다.


<진짜 사나이>는 사실 흠을 찾아 보기 힘든 아주 훌륭한 예능이다. 현재 등장하고 있는 출연진들은 각자의 역할을 확실히 하면서 눈도장을 찍고 있고, 샘 해밍턴과 류수영, 손진영과 김수로등은 이미 자신의 캐릭터를 잡고 그것을 통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진짜 사나이>의 자막 또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포병 수기 신호를 잘 외우지 못하는 샘 해밍턴에게 블루스크린의 배경을 안겨준다던지, 개인별 인터뷰 장면에서 '생존자', '자부심 충만한 통신병'등 재치있는 설명을 추가하는 등은 <진짜 사나이>팀이 자막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진짜 사나이>에서 보여지는 군대의 생활 모습들 또한 새롭고 신선하다. 군대를 다녀왔음에도 다른 부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기가 쉽지 않다. 포병 출신이 아닌 분들은 이번에 포병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군생활과 포병의 군생활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는 재미도 느꼈을 것이다.


이렇듯, <진짜 사나이>는 현재까지 아주 훌륭한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오고 있다. 비판할 거리가 거의 없는 칭찬할 거리가 가득한 그런 프로그램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바로 '나래이션'이다. 이런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래이션'이 갖는 중요도는 두번 말해봐야 입만 아플 것이다. '나래이션'이 비록 많이 나오지 않더라도 프로그램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윤도현'이 책임지고 있는 <정글의 법칙>이나 '이적'이 맡고 있는 <아빠! 어디가?>를 생각하면 그 중요도를 쉽게 알 수 있다. 그들의 나래이션은 이미 '프로그램'의 중요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진짜 사나이>는 나래이션에서 아직 큰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이 돌아가면서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의도는 알고 있다. '군대'에서 '여 아이돌'은 그냥 그 자체로 성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에 '여 아이돌'을 나래이션으로 돌려 쓰면 좋겠다는 생각. 정말 쉽게 할 수 있고 또 당연하게 선택할 수 있을 만한 것이다. 하지만 나래이션이 매번 바뀌다 보니 '통일성'도 없고, 나래이션 자체에 힘이 불질 않는다. <정글의 법칙>하면 딱 떠오르는 윤도현의 거친 목소리도, <아빠! 어디가?>를 생가하면 확 떠오르는 이적의 부드러운 목소리도 전혀 연상되지 않는다. 말그대로 나래이션의 존재감이 없어져 버렸다.


따라서 나래이션이 갖는 효과를 극대화 시키기 위해 나래이션을 '한명'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된다면 <진짜 사나이>는 더욱 더 힘을 받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또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 나온 아이돌들의 나래이션이 전부 별로 였다는 점이다. 정말 하나같이 영혼없는 나래이션이었다. 감정이 묻어나지도, 그렇다고 특징이 있는 것도 아닌 나래이션이었다. 덕분에 살릴 수 있는 장면이 오히려 죽어 버리는 역효과가 나기도 했다. 어쩌면 여 아이돌 나래이션을 고집하는 것이 <진짜 사나이>에게는 안좋은 선택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진짜 <성우>를 쓰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대한민국 성우진들의 실력은 장난이 아니다. 그들이 투입되면 나래이션이 <진짜 사나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거라는 확신이 있다. <롤러코스터>에서 '서혜정'씨의 나래이션이 화제가 됐던 것을 생각해 보면 진짜 성우의 힘을 알 수 있다. 물론 <진짜 사나이>는 <진짜 사나이>에 맞는 방식의 나래이션이 있을 것이다. 실제 <성우>라면 충분히 그런 나래이션을 찾아낼 것이라고 보여진다.


물론 제작진 입장에서는 '아이돌'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군대가 그렇다. 일단 여자에 대한 갈망이 크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여 아이돌'에 대한 신앙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아이돌을 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아이돌은 아니어도 아이돌에 버금가는 효과를 나타내 줄 수 있는 성우를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이미 그런 분이 있다. SNL에서 활약하고 있는 성우 <서유리>씨다. 단언코, 만족할 군인들 많을 것이다. 



<진짜 사나이>는 '일밤'의 부활에 확실한 '느낌표'를 찍어준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금도 물론 훌륭하지만, 분명히 개선될 여지는 있다. <나래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의 성격을 더 명확히 잡아 준다면 <진짜 사나이>는 상당히 오래 동안 사랑받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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