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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나는 꼼수다, 무엇이 열풍을 만들어 냈나?

by 박평 2011. 10. 24.



나는 꼼수다 열풍이다. 팟캐스트 국내 1위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가장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시장 야권통합후보 경선에 참가했던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현 서울시장 후보가 참가해서 토론을 했고,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도 참여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은 나꼼수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1.  언론의 한계
언제부터 대한민국 언론은 찌라시로 격하 되었고, 많은 젊은이들은 대한민국의 유력 언론을 거의 믿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한가지이다. 일단 언론 스스로 말바꾸기를 했기 때문이다. 언제는 미국소를 수입하면 안된다고 하다가 언제는 된다고 하는 식의 말바꾸기를 통해 이미 대중은 언론이 거짓말쟁이라는 것을 학습했다.

또한 국민은 팩트의 확인 없이, 한 언론사가 의혹제기를 하면 다른 모든 신문사가 그 기사를 받아 써서 마치 의혹이 사실인 것 처럼 모든 신문사에 도배되는 형태에 질리기도 하였다. 왜냐면 처음에는 똑같은 기사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인 것 처럼 느끼다가, 이후에 팩트가 아니었음이 밝혀지면 사람들은 언론사에 거짓을 말한 것처럼 느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일부 국민들이 직접 팩트를 확인하고 기사의 댓글에 팩트를 정리함으로서 언론사가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직업이 '기자'이며 쓰레기 기사가 넘쳐난다고 국민들이 생각하게 된 것이다. 결국 국민은 언론을 믿지 않고, 언론에 한계를 느꼈다.

그리고 이때 나타난 '나는 꼼수다'는 기존 언론의 행태에 환멸을 느꼈던 국민들이 사실의 전달 창구로서, 즉 일종의 언론으로서의 대안책으로서 의지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꼼수다'에 시사인의 주진우기자가 참가하고 난 이후에 더욱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던 것이다. 적어도 이들은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하며, 직접 취재한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대충 한 언론사가 기사를 쓰면 득달같이 달라들어 언론의 기본 임무인 팩트 확인은 하지도 않고 마구 뉴스를 양산해 냈던 기존 언론사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면, 글을 쓰는 입장에서도 가끔 수준떨어지는 기사들을 볼때마다 '부끄럽다.' 그런데 '나는 꼼수다'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거의 유일한 대안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내곡동땅문제를 직접 밝혀내는 '주진우기자'를 보며 '나는 꼼수다'가 단순 농담따먹기가 아님을 확실히 알 수 있다.


2. 재미

일단 재밌다. 핵심은 그것이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 과거 저잣거리에서 펼쳐지던 광대들의 왁자지껄한 한판이 떠오른다. 그들은 끈임없이 자기 자신을 격하 시키는데 이를 통해 청취자와의 거리감을 줄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 이를 통해 청취자는 관심없고 복잡해서 싫어했을 정치라는 주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즐기게 되는 것이다. 

방송을 보면, 김어준은 끊임없이 '우리도 아는데!(우리 같이 모자라도 안다), 무학이지만!, 씨바!'와 같은 말을 통해 스스로를 격하시키고 정봉주의원은 끊임없이 깔대기를 들이대면서 스스로를 희화화 시킨다. 주진우 기자는 엄청난 특종을 터트리면서도 계속해서 '부끄럽구요, 자재해주세요'라고 말한다. 김용민 교수는 스스로를 '목사아들 돼지'라고 격하시킨다. 이들의 자기비하는 '정치'라는 마치 아주 위에 있는 분들만 하는 것 같은 편견을 무장해제 시키는 동시에 오히려 이들의 말에 설득력을 부가한다. 때로는 아주 엄숙하고 정형화된 발언보다는 친근하고 편안한 말이 더욱 신뢰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용민 교수의 편집은 '나는 꼼수다'의 백미다.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적절한 시그널 음악과 다양한 음악들은 나는 꼼수다를 더욱 풍성한 것으로 만들어 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적으로 위대하고 훌륭하신 그분을 추종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듣는 모든 이들이 즐겁고 감화 받을 수 밖에 없다. 위대하고 훌륭하시고 도둑적으로 완벽한 그분이 마치 뭔가 더러운 일을 하는 것 같은 소설을 써봄으로서 그분이 얼마나 꼼꼼하고 세심한 분인지를 다시 한번 일 깨우는 계몽적인 재미도 있다.

이런 나는 꼼수다의 재미는 한번 맛보면 헤어나오기 힘든 중독성을 갖을 수 밖에 없다.


3. 영향력의 확대

맨 처음 '나는 꼼수다'가 시작할때까지만 해도 '나는 꼼수다'를 구태여 듣지 않아도 삶을 살아가는데 별로 지장이 없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듣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혐오스러운 대화주제중의 하나인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나는 꼼수다'는 정치를 대중의 장으로 아주 가깝게 옮겨 놓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미 내곡동땅이 과연 어떤 프로세스를 가지고 진행된 이야기인지를 다 알고 있는 상태이고 그렇기 때문에 내곡동땅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들이 때로는 우습게 때로는 웃기게 들리게 되는 것이다.

특히 대화를 할때, 나는 꼼수다에서 들은 얘기를 함으로서 대중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뭔가 특별한 정보를 아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며 그런 얘기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우월함과 과시를 아는 사람에게는 공감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밖에 없는 방송이 되어 가고 있다.


결론적으로 '나는 꼼수다'가 잘되는 이유는 남이 하지 않는, 감추는 이야기들을 사실에 입각해서 '졸라'재밌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인격모독, 자기 비하, 사회풍자, 음모론(실은 사실론)이 다 담겨 있는 데다가 우리와 매우 밀접한 '정치'에 관련 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방송의 성공은 당연하다.

어느새 '나는 꼼수다'는 일부 '찌라시 언론'과 그 영향력에서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고, 심지어는 때에 따라 '찌라시 언론'을 압도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나는 꼼수다'가 가진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고 전세계에 대안 언론으로서의 방송에 대한 하나의 모범적 사례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는 꼼수다'의 활약은 한동안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꼼수다'의 영향력을 막아보려 하는 자들이 있으나 위대한 각하를 추종하는 방송으로서 '한나라당 홍준표'대표는 그러한 시도에서 '나는 꼼수다'를 지켜주겠다고 말을 하였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흥겨운 광대놀음에 취해서 한동안 계속 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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