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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착한 오디션으로 변화하는 슈퍼스타K3

by 박평 2011. 10. 22.

악마의 편집으로 유명한 슈퍼스타K3가 점차 그 모습을 변화시키고 있다. 스스로의 방송에서 밝혔듯이 출연자들의 간절함에 불을 붙일 뿐이라는 슈퍼스타K3는 이제 서서히 자극적인 편집이나 방송형태 보다는 하나의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며, 착한 오디션으로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


변화1. 심사위원의 평

슈퍼스타K2만 해도 심사평이라고 하면 '독설'이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사평이 너무 '호평'일색이라 오히려 조금 재미가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착한 심사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물론 이같은 평가는 실제 출연진들의 실력이 일취월장 한 것을 봤을 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작년만 해도 실력적으로는 조금 떨어진다고 여겨지는 '강승윤'이 TOP4에 선정되고 실력적으로 우승후보라 볼 수 있었던 김지수가 떨어지는 바람에 이에 대한 온갖 비난이 일었었는데, 실력적으로 누구하나 모자름이 없는 이번 슈퍼스타K3에서는 누가 떨어져도 응원하고 잘했다, 수고했다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심사위원 윤종신이 밝혔듯, 심사위원이면 흠을 잡아야 하는데 빠져서 무대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을 통해 오디션 자체의 수준이 매우 격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심사위원이 재미를 위해 억지로 독설을 하는 것도 웃기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변화로 볼 수 있다.


변화2.  울랄라세션의 존재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고 모두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울랄라세션을 보면서 과연 이들 맴버들을 극심한 경쟁으로 모는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럴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슈파스타K3측도 역시 이를 통한 재미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 같지 않다. 예를 들어 슈퍼스타K2만 해도 맴버들의 숙소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이 나왔지만, 슈퍼스타K3는 그런 부분이 상당히 축소된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이것을 부각시켜버리면 슈퍼스타K3의 오디션은 휴먼다큐로 바뀌어 버릴지도 모른다. 아마 숙소에서 생활하는 모두가 임윤택씨를 배려할 것이고, 같이 아파할 것이고, 같이 웃을 것이다. 물론 이것을 내보낸다고 하면 오히려 시청률도 높을 것이고 무대의 임팩트도 높을 것이다. 하지만 과감히 이런 부분을 생략하는 것은 오디션 참가한 다른 참가자들과 그리고 울랄라세션에 대한 예의이다. 그저 오롯히 무대를 보여주자는 제작진의 의도가 오히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참가자들은 든든한 큰 형님들의 존재 때문에, 그리고 멘탈신 임윤택의 존재로 인해 더욱 무대와 지금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임윤택 옆에서는 사사로운 것들을 생각하기 힘들다. 오직 무대만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슈퍼스타K3는 오히려 잔잔하다.  


변화3. 사라진 라이벌 구조

슈퍼스타K2에서는 라이벌 구조가 있었다. 예를 들어 김은비와 박보람의 어린 보컬리스트들의 대결이 있었고, 김소정 이보람의 댄스 대결도 있었다. 그리고 김지수 장재인의 대결과 이후에는 김지수와 강승윤의 대결, 허각과 존박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스타일의 대결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이 매우 큰 재미를 안겨다 준것은 명확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라이벌 구조가 없다. 다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끝판왕 울랄라세션은 대한민국 가요계에 존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완성된 퍼포먼스 그룹이고, 투개월은 이승철이 말했다 시피 한번도 들어본적 없는 색다른 매력을 지닌 보컬 김예림과 역시 또 찾아보기 힘든 수줍은 캐릭터인 도대윤의 조합으로 누가봐도 새롭다. 버스커버스커는 밴드 참가자로서 밴드가 갖는 마력을 선보이고 있고, 크리스티나 또한 진한 여성 보컬로서의 훌륭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도현은 락적인 보컬을 보여주는 씨름 요정이고 이정아는 청아한 음색과 안정된 톤을 보여주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외에도 댄디하고 차분한 이건율과 좋은 음색을 지닌 민훈기, 신지수, 외국인 크리스 , 역시 또 독특한 스타일을 가진 밴드인 헤이즈까지 너무나 다양해서 누구와 누구를 대비 시키기 보다는 그냥 누가누가 좋은 무대를 꾸미는지만을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누구를 이겨야 한다는 시청자 입장으로서의 몰입대상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므로 심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덕분에 무대의 완성도는 그 어느때보다도 높다. 단지, 드라마라는 이상한 방식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는지 다들 가사 실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이처럼 슈퍼스타K3는 착해졌다. 자극적인 재미는 줄었을지 몰라도, 진정한 무대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기적을 노래하는 '음악'이 주인 슈퍼스타K의 본연의 모습에는 더욱 다가간 것이 아닐까 싶다. 이들의 착한 무대가 앞으로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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