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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나는 가수다, 윤도현 욕보이나?

by 박평 2011. 8. 3.

YB의 하차가 거의 확정 된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때 부터 꾸준히 나와서 멋진 공연을 보여줬던 팀이기도 했고, 이소라의 뒤를 이어 윤도현이 MC역할도 했었기 때문에 그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 YB로부터 받은 즐거움을 생각하면 YB를 보내줄 때가 된 것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명예퇴진은 참으로 좋은 제도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더 오래 듣고 싶다는 시청자의 욕심도 있긴 하지만 좋은 가수들의 건강이 무너지는 것을 보호하고, 가수가 남의 노래가 아닌 자신의 노래로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하차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간에 가수의 선택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면 레이스를 완주하지 못한 포기자의 느낌이 날 것이다. 그래서 명예퇴진제도는 확실히 인정할만 하고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걱정되는 점이 있다. 명예퇴진이라는 좋은 제도 때문에 자칫하면 명예퇴진 할 가수들에게 불명예를 안길수도 있다는 점이다.

YB는 1차경연에서 7위를 했다. 만약 2차 경연의 결과도 좋지 않다면 YB가 탈락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첫 회부터 같이 동거동락 해오며 매우 멋진 공연을 펼쳤던 박정현과 김범수는 명예퇴진이 되고 YB는 그냥 탈락자로 남게 된다. 그렇다면 이것 만으로도 YB에게는 불명예일수가 있다.

그렇다고 위의 3명을 제외하고 경연을 할 수도 없다. 만약 그렇게 되면 무려 4명의 탈락자가 한번에 등장하는데다가 프로그램 자체의 긴장감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럴수도 없고 저럴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는 첫맴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일 뿐이다. 이후부터는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가수가 교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꼴지로 탈락해도 명예퇴진으로 탈락해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확실하게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내가 이 문제를 고민하는 것은 그동안 나는 가수다의 제작진이 여러모로 연출의 헛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김건모 사건도 편집상의 문제라고 볼 수 있고, 최근의 공연 편집 또한 그렇다. 기본적으로 가수들의 무대연출에 비해 프로그램 자체의 연출은 아직 안정화 되지 못한 감이 확실히 있다. 

'나는 가수다'측에서는 설령 YB가 아닌 다른 출연자라도 혹여 명예퇴진을 할 자격이 있는 출연자가 탈락자가 됐을 때, 그것을 얼마나 잘 편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누가 봐도 불명예스럽지 않게, 누가 봐도 인정할 수 있도록, 재미보다는 신중하고 존중이 가득찬 편집을 해야만 한다. 그게 아니라면 그동안 '나는 가수다'를 위해 애써왔던 가수들의 마지막을 씁슬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나는 가수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모든 지향성은 그곳에 머물러야 한다. 자우림의 관중 떼창을 편집한 것은 가수가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값진 모습을 삭제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건 가수의 가치를 높여주지 못한다. 가수들의 인터뷰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이 비록 프로그램의 긴장감을 상승시켜 준다고는 하나 무대만큼 가수의 가치를 높여 주진 못하기 때문에 무대가 우선해야 한다. 제작진의 연출이 아쉬운 시점이었다.

그런점에서 중간평가 후에 있을 최종 결정 무대에서 '나는 가수다'가 얼마나 가수들의 가치를 높이고, 가수들의 마지막에 존중을 담는 편집을 할지 지금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명예퇴진을 하는 가수들에게 혹은 안타깝게 명예퇴진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가수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아름다운 마무리를 지어줄지 보는 것도 매우 재미있는 요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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