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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오피스63

늑대소년, 좋은 시나리오를 송중기와 박보영이 완성시키다. 늑대소년을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의 좋은 동화 혹은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말이다.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 처럼 늑대소년은 문학작품이 가지고 있는 꽤 흔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폐병에 걸린 소녀가 요양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조금 꺼려지지만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착한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죽었고,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아 간 아버지 친구의 아들은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한 순박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깨끗하고 맑은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느낀다. 이 얼마나 문학적인 설정인가? 가만보면 소나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설정과 이야기는 '늑대소년'이 지닌 서정성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 영화를 '뻔한 이야.. 2012. 11. 5.
송중기, 주연배우로서의 도약을 이루다. 송중기라는 배우에 대한 인지도, 인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확실하다. 그러나 연기자로서의 송중기에 대해서는 확실함보다는 '과연?'이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착한남자와 늑대소년의 성공으로 확실한 '배우', 그것도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가 연기자로서 제대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성균관 스캔들'이후로도 연기자 송중기에 대한 판단은 물음표였다. 훌륭한 연기력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얼굴 때문에 연기력을 인정 받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고, 그가 지닌 조금은 가벼운 청춘스타의 이미지(예능 프로그램등을 통해 더욱 강해진)때문에 그의 연기가 인정 받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시기까지 송중기에 대한 물음표는 존재했다. 그 잠재력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했음에도. 그.. 2012. 11. 3.
과거로의 회귀, 본모습으로의 복귀 007 스카이폴 [스포일러 있습니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만들어 낸 제임스 본드는 기존에 대중이 인지했던 제임스 본드와는 확연히 달랐다. 매력이 넘치고, 제대로 수트를 갖춰 입은, 최첨단 무기를 사용하며 당연하게 적들을 물리쳤던, 그리고 본드걸을 매번 침대에 눕혔던 그런 제임스 본드는 대니얼 크레이그라는 배우를 만나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대니얼 크레이그는 기존의 제임스 본드가 보여준 것 처럼 슈퍼히어로가 아닌, 그저 한명의 고뇌하는 애쓰는, 몸으로 때우는 스파이였다. 그리고 이는 아이러니 하게도 007 원작의 분위기와 가장 흡사하다. 그렇게 시작된 007시리즈의 리부트는 '스카이폴'로 마무리 된다. 대니얼 크레이그의 007은 어쩌면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에 익숙해진 대중에겐 낯설고 이질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원작.. 2012. 10. 29.
회사원, 소지섭으로도 어쩔 수 없었던 소재의 함정 가끔 기가막힌 소재가 떠오를 때가 있다. 앞뒤 맥락이 없이 딱 떠올리기만 해도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흐르는 그런 소재 말이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소재는 너무나 매혹적이다. 그리고 그렇게 매혹적이기에 때로는 사람의 눈을 멀게도 만든다. 간첩이라는 영화가 그랬다. 한국에 파견나와 있는 간첩들의 이야기. 그런데 생활고에 찌들어서 먹고사는 걱정을 해야 하는 간첩들의 이야기는 정말 매혹적인 소재였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파 간첩들의 이야기' 이 소재만 들어도 '이건 된다'라는 확신이 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막상 나온 영화는 대중에게 사랑 받지 못했고, 작품 자체로도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소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많은 장면들이 필요했고, 결국 그것이 영화의 흐름을 상대히 .. 2012. 10. 12.
광해, 이병헌의 클래스를 증명하다. 이병헌은 안티가 많은 배우가 되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는 할리우드에서도 통하는 배우로 인식되며 대중의 호감을 샀던 배우였다. '지아이조2'에 대한 기사가 뜰 때마다, 그리고 그가 'RED2'에 합류한다는 기사가 뜰 때마다 대중은 이병헌에게 호감의 시선을 던졌다. 이민정과의 교제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말이다. 내 친구도 이병헌을 싫어하게 됐다. 이유는 이민정과 만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이병헌에게 지속적인 스캔들이 있었고, 그런 이병헌이 이민정을 사귄다는 것이 싫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건, 교제 사실을 밝힌 후로 이병헌은 비호감이 되었다. 그런 이병헌이 주연한 광해가 개봉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나올 때,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을 좋아한다. 영화에 대한 아주 직접.. 2012. 9. 13.
피에타, 끔찍했던 돈과 폭력의 랑데뷰 과연 돈이 더욱 폭력적일까? 아니면 폭력이 더욱 폭력적일까? 이 질문은 얼핏 보면 말장난 같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이었다. 피에타는 돈과 그 돈이 만들어 내는 폭력, 그리고 정화를 다룬 영화다. 이 작품은 김기덕 특유의 색깔은 그대로 묻어나 있지만, 표현은 조금 더 순화 되었고, 구성은 조금 더 단순해 졌다. 그러나 그 안에 심어 놓은 수많은 은유와 직유들은 후반부로 갈 수록 하나의 큰 소용돌이를 만들어 내며 결국은 정화에 도달한다. 이 영화를 보고 김기덕 영화의 특징이나, 김기덕 영화에 대한 분석을 하고 싶은 생각은 크게 들지 않았다. 그 보다는 돈과 폭력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금 현재 나와 사회의 모습이 보였고, 결국 이 영화는 현재에 대한 사유와 고민을 하게 끔 나.. 2012. 9. 10.
알투비, 과연 흥행에 성공할 것인가? 알투비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영화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이기도 하고 항공액션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비가 출연한다. 대중 입장에서는 상당히 구미가 당길 법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 전문가 평가를 보면 하나 같이 별로라고 이야기를 한다.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를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단 내용 자체가 너무 진부하다. 기존에 등장했던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말하기가 힘들다. 장르적 전통 안에서의 발전은 전혀 없고, 그저 기존에 있던 작품들의 답습만이 있을 뿐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답습 마저도 아주 짜임새 있게 이뤄지진 못했다. 뻔한 설정, 뻔한 내용, 그리고 뻔한 전개는 이 영화를 좋게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이 영화 재밌다. 항공씬은 시원했고, 배우들의 .. 2012. 8. 17.
조선판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무래도 2012년 대한민국 영화계의 화두는 '도둑질'인 것 같다. 마카오에서 '태양의 눈물'을 훔쳐낸 도둑들이 국민의 마음을 훔치면서 천만 돌입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와중에, 또 한편의 도둑 영화가 개봉 했다. 바로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도둑들'보다 더욱 도둑질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도둑질 이후의 이야기가 중심인 '도둑들'에 비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도둑질 그 자체가 처음이자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도둑들'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들이 어떻게 어떤 임무를 발휘하여 도둑질을 행하는지를 기본 골격으로 담는다. 그래서 영화 중간 중간에 각 도둑들의 '능력'과 함께 도둑들을 소개해준 장면은 꽤 신선.. 2012. 8. 9.
배우의 힘! [도둑들]을 완성시키다. 도둑들 흥행의 일등 공신은 최동훈 감독이다. 이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훌륭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이 작품은 잘 못하면 난잡한 이야기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훌륭한 배우들이 정확하게 자기가 해야할 수준의 연기를 해 주었고, 서로 완벽한 합을 이뤄냈다. 그래서 이 영화, 제대로 완성 된 것이다. 1. 김윤석 마카오박으로 분한 김윤석은 일단 다른 캐릭터들을 다 압도할 수 있을 만한 카리스마를 지녀야 했다. 김윤석은 그걸 해냈다. 게다가 줄타기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임달화씨는 직접 몸을 날리는 한국인 배우들의 열정에 대해서 감탄했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무게감에 더불어 와이어 액션까지 해 냈으니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2. 김혜수 예쁘다. 진짜 기가 막히게 예쁘다. 그런데 포스가 있다.. 2012. 7. 31.
도둑들, 김수현이 큰 역할을 해내다. 도둑들은 전지현의 영화다. 수 많은 캐릭터 사이에서 전지현 만이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자유롭게 행동한다. 그리고 그 덕에 도둑들은 더욱 역동적이고 풍성한 영화가 될 수 있었다. 따라서'도둑들'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은 단연 전지현이다. 이 영화에서 전지현이 맡은 예니콜의 역할은 영화 전체를 좌지우지 할만큼 중요하다. 배우들 사이의 긴장감을 이완시키면서 동시에 그것을 역동적인 에너지로 바꾸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안되면 영화는 너무 무거워 지루해질 가능성이 농후했다. 도둑들이 재밌는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전지현'이 살아나야만 했다. 문제는 그렇다고 '예니콜'을 처음부터 너무 자유롭고 동떨어진 캐릭터로 설계해 버리면, 예니콜은 영화에 흡수되지 못하고 따로 노는, 약간 겉도는 캐릭터로 전락해 .. 2012.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