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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장소보다는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여행, <1박2일>의 진화

by 박평 2014. 3. 13.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3가지는 장소와 사람과 이야기다. 어디로 가느냐? 누구와 가느냐?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있느냐? 이 3가지에 따라 여행이 지닌 즐거움의 크기, 나중에 만들어질 추억의 무게는 사뭇 달라진다. 


<1박2일>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 세 가지를 절묘하게 조화시켰기 때문이다. 강호동을 필두로 해서 은초딩 은지원과 국민일꾼 이수근, 허당 이승기, 어리버리 김종민, 활력 없는 김C와 엠씨몽까지 이 화려한 출연진들이 백두산을 비롯한 다양한 곳에 갔고, 또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으니, 이 시기의 <1박2일>이 국민 예능이 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시즌 2부터 <1박2일>은 조금씩 힘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이 사람의 문제인지 장소의 문제인지 이야기의 문제인지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 <1박2일>이 줬던 여행의 즐거움을 전해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부활하고 있는 <1박2일> 시즌 3은 참으로 반갑다. 과거 <1박2일>이 전했던 여행의 즐거움을 다시 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즌 3의 가장 큰 변화는 과거의 <1박2일>이 사람과 장소 중심에 이야기가 덤으로 더해졌던 반면에 시즌 3은 그보다는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맴버들의 부모님의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려 했던 서울투어나, 최근에 방송을 시작한 '금연투어'는 장소보다는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있다. 덕분에 <1박2일> 시즌 3는 여행이라는 '1박2일'의 고유한 정체성은 그대로 남겨두면서도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시청자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즉, '여행'이라는 한정된 소재에서 '장소'와 '인물'에 집중하고 '복불복'이라는 단순한 장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부각해서 뻔한 '서울'도 다른 의미를 지닌 곳으로 만들어 내고, 푸짐한 식사를 제공하면서도 극도로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만들어 냄으로써 <1박2일> 시즌 3는 확실히 자기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그러나 언제나 똑같은 여행이라면 그 여행 또한 지루할 수 있다. <1박2일>은 그 여행이 다시 즐거워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이야기를 중심에 놓은 여행. 바로 그것이 <1박2일>을 부활의 핵심 키워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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