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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 더 큰 관심이 있기를...

by 박평 2011. 5. 14.



'나는 가수다'가 방송되기 전, '뮤직뱅크'와 같은 무대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가수들을 초청해서 시청자들에게 수준높은 무대를 선사해준 방송이 있었다. '이소라'씨의 눈물을 볼 수 있었던 무대이기도 하고, 가수 '비'가 노래를 잘 한다는 칭찬을 받게 해준 무대이기도 하다. 그렇게 오래전부터 똑같은 음악에 질려있을 시청자들에게 장르불문, 인기불문하고 좋은 음악들을 소개해 주었던 프로그램이 존재했다.

이 프로그램의 역사는 생각보다 깊다. 1992년 방송된 노영심의 작은음악회를 그 시작으로 볼지, 아니면 1995년 이문세쇼를 시작으로 봐야 할지는 보는 시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슷한 포멧을 생각한다면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를 시초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는 이후 '이문세쇼'로 바뀌었고, 1996년에 '이소라의 프로포즈'로 다시 한번 변신을 꾀하였다. 2002년에는 '윤도현의 러브레터'로 2008년에는 '이하나의 페퍼민트'가 프로그램을 이어받았고 2009년 부터 현재까지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방송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쇼의 호스트가 누구인지에 다라서 그 분위기나 코너의 스타일은 조금씩 변해왔지만, 그래도 근본에 깔려 있는 방송의 성격은 전혀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작은 소극장 무대에서 다양한 가수들과 청중과 호스트가 서로 호흡하는 분위기의 방송. 그것이 이 쇼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이자 정체성이었다.

따라서 이 방송들은 우리가 전에는 들을 수 없었던 다양한 음악들을 소개시켜 줬고, 우리에게 지금 '나는 가수다'같은 감동을 전달해주는 어찌보면 거의 유일한 통로가 아니었나 싶다. 그래서 심야 시간대라는 한계에도 높은 시청률을 올리고 있지만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 특히 '나는 가수다'에 쏟아지는 찬사와 관심에 비하면 이 무대가 받는 관심은 너무 초라할 정도이다.

우리는 때로 언제나 옆에 있고 항상 존재하는 것에 대해서 소홀한 경향이 있다. 마치 당연히 거기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중함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조금은 홀대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가만보면 가장 착하고 친한 친구에게 때로는 막 대하는 내 자신을 보면서 아 내가 뭔가 잘 못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다. 오히려 그런 친구일 수록 더욱 아끼고 보듬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런점에서 100회 특집을 맞아 한달간의 음악여행을 하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우리가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100회 특집 1탄은 'The Producer'라는 이름으로 이미 방송되었다. 우리나라 최고 작곡가인 '김형석, 용감한 형제, 조영수'등이 나와서 자신들의 노래를 들려주고 생각을 나누었다. 2탄은 'The Label' 이라는 제목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뮤지션들이 모여 창작활동을 하고 작품을 발표하는 매개 역할을 해온 마이너 레이블을 집중 조명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3탄 'The Drama'에서는 대중들에게 사랑받았던 다양한 OST를 재조명해보는 시간을 갖으며 4탄 'The musician'에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세션맨들을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공중파 방송에서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시청자들에게 음악적 교감을 나누고자 하는 시도는 극히 드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점에서 '나는 가수다'에 감동 받았던 많은 시청자들이 이런 무대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요예술무대가 또 한번 폐지되고, 김정은의 초콜릿, 음악여행 라라라와 같이 그래도 좋은 음악을 나누려 했던 많은 프로그램들이 폐지되어 간것은 그 나름의 이유가 있긴 하겠지만 시청률 혹은 관심의 부족이 분명히 기저에 깔려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조금만 이런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져준다면, 시청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음악을 방송에서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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