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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비 컴백, 과연 성공적이었나?

by 박평 2014. 1. 24.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이자, 대표적인 한류스타의 한 명이었던 비가 컴백한지도 이제 꽤 시간이 흘렀다. 입대하기 전만 해도 엄청난 호감도를 지닌 최고의 스타였지만, 군대 시기를 보내며 비호감 연예인이 되어버린 그의 컴백이 어떤 성과를 올렸는지, 그리고 전망은 어떨지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 의도된 대중화 전략

썰전에서 김구라는 비의 컴백 방식을 두고 의도된 대중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평가는 정확하다. 비는 대중화 전략을 선택했고, 그에 일환으로 자신의 모습을 담은 리얼프로그램 '레인 이펙트'에 참여하고, '1박 2일'과 같은 대중성 짙은 프로그램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스타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스타의 굴욕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대중이 지니고 있는 비호감을 낮추고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는 전략이다.


사실 이 전략을 가장 잘 활용했던, 엄밀히 말해서 이 전략의 원류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은 '이효리'이다. 이효리의 기세가 꺾였을 때, 그녀는 '오프 더 레코드, 효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이효리가 표절 사건 이후로 많이 침체되어 있던 시기였다. 사람들은 이 당시 '오프 더 레코드'를 통해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효리를 보며 '이효리는 이제 끝났다'고 평하기도 했다.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이효리의 적나라한 모습들이 공개되는 것은 그녀의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과 진배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송을 통해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후 '패밀리가 떴다'에 출연하게 되며 결국 'it's Hyorish'앨범을 통해 화려하게 재기한다. 


비는 이런 이효리의 방식을 정확하게 뒤따른다. 친근감을 극대화 시키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의 전략은 이미 상당 부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보인다. 대중에게 있어서 노출이란 거의 확실한 효과를 보장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효리만큼의 극적인 효과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레인 이펙트'를 통해 대중들이 몰랐던 비의 모습을 보였는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레인 이펙트'의 비는 사실 그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익숙했을 모습의 재판이었다. '레인 이펙트'의 비는 여전히 '잘났고', 여전히 '열심히 하며', 여전히 '철저한'모습이었다. '1박 2일'출연도 마찬가지다. 훨씬 더 망가질 수도 있을 그 방송에서 비는 여전히 '비'의 모습 그대로였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은 곧, 비의 전략이 '노출'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레인 이펙트'와 '오프 더 레코드, 효리', '1박 2일'과 '패밀리가 떴다'를 비교해 보면, 비의 대중화 전략이 노출 외에 그 이상의 효과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앨범의 실패

[박평의 TV보기] - 비전역, 군대가서 이미지가 더 나빠진 연예인

이미 저번 글에서 '비'의 컴백이 '영화'여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음악'은 자기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이다. 그러므로 '음악'으로의 복귀는 비에게 상당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이유는 '비'의 노래가 사실 대중들에게 그렇게 큰 사랑을 받았던 곡들은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비는 성공한 가수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리고 실제로도 꽤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음악의 파괴력으로 비추어 볼 때는 그렇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비가 성공시킨 대표적인 음악이라고 하면 '태양을 피하는 방법', '레이니즘'정도이다. 나머지 곡들은 물론 1위도 하고 인기도 얻었지만, 음악 자체의 힘이라기보다는 스타가 된 비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결과였을 뿐이다. 


즉, 애초에 비의 음악은 그렇게 대중적이지 못했다. 세련되고 꽤 수준 있는 음악을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대중 친화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그의 음악은 언제나 비가 나와 춤을 같이 춰야 완성이 되었고, 그렇게 했을 때, 간신히 1위를 할 수 있었을 뿐이다. 이것은 비에 대한 호감도가 최정상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비에 대한 호감도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비의 음반이 성공할 확률은 애초에 낮았다. 완전히 대중적으로 갔다면 모르지만 비는 여전히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려고 하는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똑같은 것을 넘어서 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음악적인 지점과 퍼포먼스 적인 지점에 도달하려고 하는 그의 욕심은 칭찬받아 마땅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공개된 음원들도 꽤 훌륭하다. 곡의 구성, 곡의 사운드, 그 곡을 표현하는 안무등 비는 쏟아 부을 수 있는 만큼 쏟아 부어서 꽉 찬 뭔가를 들고 나왔다. 문제는 그것이 그렇게 대중 친화적이지는 못하다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자기 음반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퀄리티에 집중했기 때문에 'la song'같은 경우는 발매되고 난 이후에 다시 음원 순위가 조금씩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비의 음악에서 중요했던 것은 '비'자체였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한계가 명확해 보인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비가 음악으로 '1위'를 했다는 것이다. 음원 순위에서 눈에 띄는 어떤 성과도 없었던 비가 '1위'를 한다는 것은 이미 안 좋은 그의 이미지를 더 안 좋게 만들었을 뿐이다. 그에 대한 감격이 '레인 이펙트'에서 방송되어봐야 대중은 그 감격에 동조하기가 힘들다. '1위'자체가 의아하기 때문이다.


단지 음악적 성취만을 놓고 볼 때, 비의 이번 앨범에는 좋은 평가를 하고 싶다. 그러나 음반으로 컴백을 시도한 것은 그렇게 좋은 방식은 아니었다. 특히 '1위'는 최악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가 '1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 결국, 영화

비의 노래와 연기를 놓고 봤을 때, 어느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얻었는지를 판단해 보면 답은 뻔하다. '연기'다. 비가 한류열풍의 주역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풀하우스'때문이고, 비가 할리우드에 가서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박찬욱 감독의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때문이었다. 비가 성공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그의 연기였음이 분명하다. 


특히 그가 주연으로 나왔던 '닌자 어쌔신'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수익을 만들어 낸 작품이 되었다. 영화가 엄연한 산업인 미국에서 주연으로 나와 수익을 만들어 냈다는 것은 엄청난 경력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그가 계속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최근 비의 비호감의 근원은 성공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결국, 비호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남들이 인정한 만큼의 성공을 거두는 것이 필수적인데, 그것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가 바로 영화이다. 일단 비가 음악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영화에 비하면 상당히 떨어진다. 반면에 영화에서는 상당히 높은 확률로 그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할리우드의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녔고, 그 덕을 볼 가능성이 있다. 현재 '레인 이펙트'에서 공개 된 할리우드 영화 '더 프린스'에서는 브루스 윌리스와 합을 맞추고 있고, 이후에도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은 높다. 어쩌면 비가 지니고 있는 가장 중요한 한방은 영화가 될 것이다.



비의 컴백은 반의 성공, 반의 실패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노출 빈도를 높인 것은 분명 잘한 것이지만, 큰 임팩트는 주지 못했다는 점, 음반으로는 기존 팬들을 결집하고, 꽤 괜찮은 음반을 만들어 내긴 했지만, 의미 없는 1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오히려 그 가치가 퇴색됐다는 점을 보면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에게는 영화라는 한방이 있다. 결국, 비를 예전의 비처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은 '영화'가 될 공산이 크다. 그것이 아니면 새로운 드라마이거나. 왜냐하면, 지금 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기의 칭호에 걸맞은 성공이며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길이 바로 연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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